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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최신영화 DVD를 가장 싸고 쉽게 빌리는 방법 - 레드박스(redbox)

위기주부 2011. 1. 30.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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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대형 식료품매장인 알버슨(Albertsons)의 입구에 빨간색 자동판매기가 하나 새로 등장했다. 알고보니 그것은 최신영화 DVD를 $1로 하루 동안 빌릴수 있는, DVD 자동판매기(자판기? 무인대여기?)인 레드박스(redbox)였다.


위의 사진처럼 현재 대여가 가능한 영화 DVD의 종류를 안내하는 광고판과, ATM처럼 튼튼하게 생긴 빨간색의 사각형 자동판매기 - 즉, 'red box'로 구성된 이 무인 DVD 대여기는 현재 미국 전역에 10,000개 이상이 이미 설치되었다고 하는데, 비교적 후발업체임에도 불구하고 2~3개의 유사한 DVD 자판기 회사를 완전히 따돌리고 미국 전체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고 한다. 비지니스에 관한 보다 상세한 이야기는 마지막에 다시 하기로 하고, 일단 어떻게 DVD를 빌려주는 장사를 하는지 살펴 보자.


광고판과 자판기의 제일 위에는 역시 커다랗게 '$1 per night'이라고 크게 적어놓았는데, 이게 얼마나 경쟁력있는 가격이냐면 미국의 일반적인 DVD 대여매장에서 보통 최신영화를 빌리는 가격은 지금까지 $4~5 정도였다고 하니까, 반의 반도 안되는 가격이다. 또, 주말에 최신영화의 DVD가 처음 출시되면, 무조건 그 다음주 화요일부터 이 자판기에서 빌려 볼 수가 있다. (물론, 다른 사람이 그 영화를 다 빌려갔으면 기계에 없다고 나옴. <쿵푸팬더>도 어제는 없어서 허탕을 치고, 오늘 오전에 빌렸음) 최신영화를 싸게 빌릴 수 있다는 것 말고 또 다른 장점은, DVD 반납을 미국 전역의 어느 자판기에다가 해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여기 LA에서 DVD를 빌려서 비행기타고 뉴욕 가면서 노트북으로 보고 나서, 뉴욕에 있는 아무 기계에 반납을 해도 된다.


자판기의 전면에 있는 것이라고는 터치스크린 기능의 큼지막한 화면과 신용카드를 긋는 슬롯, 딱 두 개 뿐이다. 터치스크린을 이용해서 원하는 영화 DVD를 직접 확인하고 장바구니(cart)에 담은 후에 신용카드로 결재를 하면 된다. 요금은 $1에 그 지역의 TAX가 붙기 때문에, 소비세가 7.75%인 여기 오렌지카운티에서는 정확히 $1.08이 결재가 된다. 이 기본요금으로, 빌린 날짜(시간이 아님!)를 기준으로 해서 다음날 저녁 9시 이전에 반납을 해야 한다. 당연히 시간을 1초라도 넘기면 하루 요금이 추가로 청구되고, 이렇게 자동으로 추가요금을 받아야 하니까 결재는 신용카드로만 된다. 재미있는 것은 위 사진에도 나와 있지만, 만약 대여기간이 25일을 넘기면 '너가 DVD 가져라(DVD is yours to keep)'고 되어 있다. 물론, 내 신용카드에는 총 $25+TAX의 요금이 청구되어 있을 것이다...^^ (실수로 DVD를 분실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함)


신용카드를 그으면 신용카드에 등록된 지역번호(ZIP code)를 물어보고는, 영수증을 받고 싶으면 e-mail 주소를 입력하라고 나온다. 그러고는, 위의 사진처럼 자판기의 옆구리에 있는 구멍으로 쏙 나오는 얄팍한 케이스에 담긴 DVD를 가지고 오면 된다. 반납을 할 때는 더 간단한데, 터치스크린에서 'Return a DVD'를 누른 다음에 그냥 DVD를 다시 저 구멍에 넣기만 하면 끝이다.


그럼, 빌린 DVD를 살펴보자... 저 사각형의 반투명 플라스틱 케이스는 딱 DVD 1장만 들어가도록 매우 얇게 만들어져 있는데, 자판기안에 최대한 많은 DVD타이틀을 넣기 위해서 당연한 것이다. 또 케이스의 중앙에는 2차원 바코드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시점에서 대부분 하는 생각... "그럼, 케이스만 반납하거나, 다른 CD를 넣어서 반납해도 모르지 않을까?" (나만 생각했나? ^^) 당연히 안된다! 위의 사진처럼 DVD 디스크 자체에도 고유의 2차원 바코드가 붙어 있어서, 제대로 반납을 했는지 확인을 한다... (오늘 DVD 빌리는 모습을 찍는다고 수고(?)한 VLUU NV100HD 카메라도 <쿵푸팬더> DVD와 함께 찬조 출연~)


위는 레드박스(redbox) 홈페이지의 첫화면인데, 이 회사 DVD 자동판매기 기계처럼 홈페이지도 아주 깔끔하다. 이 글을 쓰려고 조사를 좀 해보니까, 처음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5년이지만 최근 급속히 사업을 확장해서 올해 상장도 했다고 한다. 세계 최대의 패스트푸드인 맥도널드(McDonald)의 자회사라고 하는데, 맥도널드에서 시작했는지 중간에 인수했는지는 모르겠다. 따라서, 미국 전역의 유동인구가 많은 맥도널드 주요 매장과 월마트, 알버슨같은 대형슈퍼에 주로 설치가 되어 있다고 한다. 또한, 모든 redbox 자판기가 이 홈페이지와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우리집 근처의 자판기에 내가 빌리고자 하는 영화 DVD가 지금 들어있는지 확인을 하고는 신용카드로 결재를 해서 예약을 해 놓을 수도 있다고 한다. (동일 신용카드로 본인 확인 후 찾음)

이 redbox 때문에 지난 수십년간 미국의 가정용 비디오 대여시장을 석권해 온 '블록버스터(Blockbuster)'의 오프라인 매장들은 최신영화 DVD를 빌려주는 사업은 거의 포기한채로, 매장을 철수하거나 오래된 영화나 드라마의 비디오를 대여하는 것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곳이 많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미국의 온라인 영화시장을 완전히 독점하고 '넷플릭스(netflix)'도 이 오프라인 자동판매기가 그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한다. 넷플릭스는 고속 인터넷으로 영화를 다운받으면 PC로 보거나, DVD를 직접 구워야 TV로 볼 수 있는데 의외로 미국은 가정용 인터넷은 아직 느린 곳이 많고,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물론, 넷플릭스나 블록버스터에서 DVD를 우편으로 받고 다시 반납하는 시스템도 있으나, 최신 영화를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다. 이런 이유들로 아무리 생각해봐도 '미국에서' 이 사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만을 결합한 좋은 본보기인 것 같다. (굳이 '미국에서'를 강조한 이유는 자료를 찾아보니까, 한국에서도 2000년대 초에 편의점에다 완전히 동일한 컨셉의 DVD 자판기를 설치하려던 회사가 두 곳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홈페이지도 접속이 안되는 것으로봐서 장사를 안 하는 것으로 생각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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