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바닷가로/사막과 황무지

미국에서 유일하게 네 개의 주(state)가 한 점에서 만나는 곳인 '포코너(Four Corners)' 위에 서다

위기주부 2011. 3. 2.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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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냉장고에 붙여놓은 여행기념품들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디자인의 'FOUR CORNERS' 자석~ 이 것을 사기 위해서, 우리는 황무지 한가운데에 있는 '포코너 기념품가게'를 찾아 갔었다.


메사버디(Mesa Verde) 국립공원
의 아랫마을, 코르테즈(Cortez)의 맥도날드에서 점심을 먹고 160번 도로를 따라 30분 정도 남쪽으로 달리면, 황무지 한가운데에 597번 우회전 표지판이 나온다. 제일 오른쪽에 보이는 표지판 테두리에는 'Only Point in United States Where Four States Meet'라고 되어 있다.


도로 건너편에는 지금 우리가 '매혹의 땅(Land of Enchantment)'이라는 뉴멕시코(New Mexico)주에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았음을 알려주고 있다.


우회전해서 막다른 곳으로 달려가면, 나바호족이 관리하는 공원인 Four Corners Monument Tribal Park의 입구가 나오는데, 입장료가 $3이나 한다~ 우리는 3명이니까 $9을 내고는 주차를 하고 저 멀리 깃대들이 서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여러개의 깃발들이 펄럭이는 한가운데에, 비수기임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다.


말 그대로 '사방으로는' 모두 기념품가게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비수기라서 그런지 입구가 있는 뉴멕시코 쪽만 좀 장사를 하고 있었고, 나머지 부스들은 텅텅 비어있었다.


거의 모든 가게들은 이런 인디언 공예품을 팔고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다닥다닥 붙은 모든 가게들이 사진에서 처럼 뒤쪽으로 독립된 출입문을 가지고 있다는 것...^^


지금 나의 왼발은 뉴멕시코(New Mexico), 오른발은 콜로라도(Colorado)주에, 아내의 왼발은 유타(Utah), 오른발은 아리조나(Arizona)주에 있다. 그런데, 지혜는 어느 주에 서있는 걸까?


네 개의 주가 만나는 점(point)이 십자로 표시되어 있는, 지혜가 밟고 서있던 동판~


"이 십자의 한가운데를 파보면 뭐가 있지 않을까?"(지혜) "우리가 여기 왜 $9이나 내고 들어왔지?"(아내)


여기에는 네 개 주(state)의 깃발과, 또 인근 네 개 인디언 부족의 깃발, 그리고 가장 높은 깃대에 걸려있는 성조기, 이렇게 모두 9개가 파란 하늘 아래에 높이 펄럭이고 있다.


아내와 지혜가 인디언 공예품들을 구경하고 냉장고에 붙일 자석을 고르는 동안에, 나는 한바퀴 더 천천히 돌아보았다. 각 주의 기념품가게 부스앞에는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돌로 만든 그 주의 안내판이 있고...


또, 이 사진의 정면에 보이는 동판이 하나 있는데, 이 지점이 네 개의 주가 만나는 곳임을 인정한다는 미국정부의 증명서이다. 실제로 정확한 위도와 경도로 보면 4개의 주가 만나는 곳은 이 지점이 아니라는 주장도 인터넷에 있는데, 실제로는 이 지점을 지나도록 경도로 정의된 세로경계선이 Four Corners 바로 위에서 약간 틀어져있다. (무슨 말인지 궁금하면, 여기를 클릭해서 구글맵을 보시면 알 수 있음)


여하튼 우리는 위의 지도에서 주경계인 점선이 교차하는 곳의 '포코너 기념품가게'를 떠나서 계속 남쪽으로 달려갔다. 숙소를 예약해 놓은 홀브룩(Holbrook)[B]까지도 4시간이나 걸리지만, 그 길 중간에 있는 Canyon de Chelly National Monument도 약간이라도 구경을 하고싶었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다.


이런 만들다 만 모뉴먼트밸리같은 곳들을 휙휙 지나쳐서,


캐년드셰이(Canyon de Chelly) 준국립공원
에 도착을 했는데... 막 5시가 지나서, 저 멀리 보이는 비지터센터가 문을 닫은 것이었다. 흑흑~ 여기는 나바호자치구역의 한가운데에 있지만, 연방정부의 국립공원관리국에서 관리하는 곳으로 인디언 거주지유적들과 유명한 스파이더락(Spider Rock)이 있는 곳인데... 지도도 없고, 해도 지고, 할 수 없이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땅의 인디언들의 한이 서린 것 같은 핏빛의 노을을 뚫고, 완전히 어둠이 내린 후에야 4박5일 그랜드서클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냈던 홀브룩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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