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아치스

평생 잊을 수 없는 감동! 아치스국립공원의 델리키트아치(Delicate Arch)가 내 눈앞에 나타났을 때!

위기주부 2011. 5. 1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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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09.6.20 ~ 2009.6.20 (1일)
컨셉 : 30일간의 미국/캐나다 서부 자동차 캠핑여행
경로 : Wolfe Ranch → Delicate Arch


"No one ever quite forgets their first look at Utah's Delicate Arch."
미서부 30일 여행을 준비하면서, 유타주 관광청에서 우편으로 받은 관광안내책자에 아치스(Arches) 국립공원을 소개하는 첫마디이다. 그 때는 몰랐다... 내가 정말 델리키트아치를 처음 본 이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하게 될 줄이야~

스포일러 주의: 본 여행기에는 실제 아치스국립공원에서 델리키트아치 트레일을 하실 분들의 '극적인 감동'을 떨어뜨리는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여행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아래 내용을 안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유타(Utah)주의 상징인 델리키트아치를 보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강건너 뷰포인트에서 멀리 바라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처럼 왕복 2시간의 델리키트아치 트레일(Delicate Arch Trail)을 하는 것이다. 트레일이 시작되는 이 곳은 공원지도에 Wolfe Ranch라고 표시된 곳이다. (공원의 지도는 이전 여행기를 보시기 바라며, 구글맵 지도는 여기를 클릭)


주차장에서 평평한 길을 조금만 걸어가면, 1906년에 만들었다는 통나무집인 Wolfe Ranch가 나오고는...


제법 경사가 있는 바위산을 30분 이상 올라가야 한다. 무지무지하게 뜨거운 유타주의 햇살을 받으며!


바위산을 다 올라와도 햇살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은 하나도 없었다. 공원안내에도 이 트레일을 할 때는 반드시 1인당 1리터의 물과 모자를 꼭 휴대할 것을 권하고 있다. "저 정면에 보이는 바위 사이까지 가면 보이려나... 헉~ 헉~"


거기까지 올라와서 저 아래로 내려다봐도 델리키트아치 비슷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아빠, 이렇게 생긴 바위는 어디 있는거야? 얼마나 더 가야돼?"


"이 쪽이 아닌가보다. 사람들이 저 쪽 바위 아래로 걸어가는 것을 보니... 쏘리~"


이제부터는 급경사의 바위산을 깍아서 이렇게 트레일을 만들어 놓았다. 저 아래 둥글둥글한 바위들하며 뭔가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바위산 위쪽에 만들어진 작은 아치에서 암벽타기(매달리기?)를 하고 있던 사람이 내가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순간 떨어졌는데, 내가 사진찍으려는 것을 보고는 다시 매달려줬다.


"사진 찍다가 떨어질라~" 1시간도 지난 것 같은데, 이런 길만 계속 이어지고 델리키트아치는 전혀 보이지를 않는다.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마주오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저 수직의 절벽 모퉁이를 무심코 돌아서는데...


델리키트아치(Delicate Arch)는 이렇게 우리 눈앞에 갑자기 '짜안~'하고 나타났다. 이 순간 받은 감동의 충격은 정말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이 후 계속된 30일 여행에서 옐로스톤의 올드페이스풀 가이서의 분출을 보고, 세계 10대 절경이라는 캐나다의 레이크루이스도 보았지만, 이 때의 감동을 능가하지는 못했다.


이 불가사의한 대자연의 작품 앞에서, 그저 감탄하며 멍하니 앉아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무아지경의 상태~ 이런 걸 나는 '멍때린다'고 표현한다...^^


사람들이 차례로 이렇게 아치 아래에 서서 사진을 찍는다. 우리도 줄을 섰다.


이 세상 다른 어디에도 이와 같은 풍경은 없다!


내가 기대 앉아있는 곳을 보면, 이 아치가 얼마나 신기한 곳에 만들어져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피라미드같은 바위산 꼭대기에 만들어져 있고, 그나마 우리가 올라온 쪽은 다른 바위들이 있지만, 강 건너 뷰포인트가 있는 쪽으로는 완전히 절벽이다.


바로 밑에서 올려다 본다. 내가 서있는 곳에서 10m 이상의 높이에 붉은 바위가 하늘을 가르며 지나가고 있다. "이게 정말 물과 바람의 힘만으로 저절로 만들어진 것인가? 누군가가 일부러 만든 것은 아닐까?"


절벽 끝에 서있는 아치와 다른 바위들이 둥글게 둘러서있는 모습은 신성함마저 느끼게 했다. 우리가 걸어 온 트레일이 오른쪽에 보이는 바위덩어리들 뒤쪽을 깍아서 만든 것이었기 때문에, 저 모퉁이를 돌아나오지 전까지는 델리키트아치의 모습을 전혀 볼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아치의 왼쪽 기둥을 보면 중간에 심하게 깍여 들어가고있는 부분이 보인다. 1950년대에 정밀한 조사결과 저 부분 때문에 이 아치는 '곧' 무너질거라는 결과가 나왔고, 더 이상의 침식을 방지하기 위해서 저 부분을 투명 플라스틱으로 감싸는 작업을 준비했다고 한다. 하지만, '자연은 자연 그대로 보존한다'는 공원관리국의 기본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막판에 취소되었단다. "그래~ 언젠가는 너도 무너지겠지... 그러나, 너무 이기적인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이대로 있어주면 좋겠다."


이제 내려가야 할 시간인데, 발길이 떨어지지가 않는다. "조금만 있으면 일몰의 하이라이트인데..." 하지만, 일몰에 붉게 타는 델리키트아치의 모습은 다음을 위해 남겨두기로 했다. (일몰 순간에는 모두가 아치를 바라보면서 멍때리거나 사진을 찍기 때문에, 아치 아래쪽이나 근처로 가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라고 함)


아내와 지혜까지도 쉽게 돌아서지를 못한다... 감히 말씀드리건데 '대자연의 조각 전시장'이라는 여기 유타주 아치스국립공원에 오시면, 다른 조각작품들인 파크애비뉴(Park Avenue), 밸런스드락(Balanced Rock), 더블아치(Double Arch), 심지어 세계에서 제일 길다는 랜드스케이프아치(Landscape Arch)까지 하나도 볼 필요없다. 만약, 단 3시간의 여유만 있다면 다른 것들 하나도 안보더라도, 저 델리키트아치 아래에 직접 서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이 포스팅을 여기까지 다 읽어버려서, 내가 받은 감동을 100% 느끼시지는 못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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