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요세미티

요세미티 여행기 3 - 투얼럼메도우(Tuolumne Meadow)

위기주부 2010. 10. 28.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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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2008.8.30 ~ 2008.9.1 (2박 3일)
컨셉: 도시를 떠난 휴양&자연여행
경로: 글래이셔포인트 → 요세미티밸리 → 투얼럼메도우 → 모노레이크


요세미티국립공원 2박3일 캠핑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은 이 공원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티오가로드(Tioga Road)를 넘어 간다. 이 길은 캘리포니아주의 등뼈인 시에라네바다산맥을 횡단하는 길로 한국으로치면 설악산의 미시령 고개쯤 되겠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동쪽으로 고개를 넘어가면 한국은 동해바다가 나오지만, 여기서는 동쪽으로 넘어가면 '사막'이 나온다는 것! 또, 이 도로는 해발 3,000m의 고개를 넘어가기 때문에, 보통 11월부터 5월초까지는 눈때문에 완전히 차단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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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의 캠핑장에서 맞는 아침은 언제나 상쾌하다. 비교적 늦게 일어나서 이미 아침해가 키 큰 나무들 너머로 햇살을 비추고 있다. 여기 하지돈(Hodgdon) 캠핑장은 샌프란시스코로 이어지는 120번 도로 공원입구 바로 안쪽에 있는 곳이다. LA근교의 캠핑장은 밤에 시끄러운 사람들도 좀 있었는데, 국립공원의 캠핑장은 정말로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분위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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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에 제법 추웠기 때문에 아침에도 계속 쌀쌀했다. 내 침낭을 펴서 딸아이를 덮어주고 밖으로 나왔다. 화로에 불을 붙여야겠다는 생각에 나무를 주으러 숲속으로 깊이 들어갔다. 쓰러진 큰 나무들은 많은데, 적당한 장작크기가 없다. 텐트사이트에서 가까운 곳은 이미 사람들이 다 주워갔는지 적당한 나무가 없어서, 계속 숲속으로 깊이 들어갔다. 그러다가 문득 깨달았다. 여기도 흑곰(black bear)과 쿠거(couger)가 나오는 숲인데 내가 너무 멀리 떨어진 것은 아닌지... 주워온 나무와 솔잎등을 화로에 던져놓고 불을 붙이려고 하는데, 연기가 솔솔 나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불이 확 붙는다! 역시, 옛말 틀린거 없다... "꺼진 불도 다시보자!" 참, 다음 캠핑을 가기전에는 작은 도끼를 하나 장만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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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지막이 일어나 아침을 먹고 점심 도시락을 쌌다. 거의 11시가 되어서 캠핑장을 출발해서 티오가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숲만 울창한 좀 밋밋한 느낌의 길이라서 약간 실망(?)을 했는데, 역시 고도가 올라 갈수록 점점 경치가 좋아졌다. 위는 올름스테드 포인트(Olmsted Point)를 지나면서 창밖으로 찍은 풍경인데, 이 포인트부터 High Sierra의 절경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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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바위산으로 둘러 쌓인 '작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달리는 차들도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다. "뭐가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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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돔 왼쪽으로 흘러내리던 협곡의 상류인 테나야호수(Tenaya Lake)의 모습이다. 이름에서부터 뭔가 '포스'가 느껴지지 않는가? 호수를 둘러싼 바위산들이 화강암이니까 그 바위속의 운모가 햇빛을 잘 반사해서인지, 멀리 보이는 바위산이 마치 눈이 덮인 것 같다. 이 곳에서 받는 느낌은, 아직 가보지는 못했지만, 유명한 캐나다 밴프국립공원의 루이스호수를 떠올리게 했다. 겨울에는 이 호수가 완전히 얼어붙고, 주변은 모두 하얀 눈으로 덮인다고 하는데, 도로가 차단되니까 쉽게 와 볼수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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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우리 박작가님 사진 찍는다고 아주 바쁘셨다. 백미러에 비친 저 프로페셔날한 포즈! 멀리 보이던 왼쪽의 바위산을 감싸고 동쪽으로 계속 이어진 테나야호수를 따라서 티오가도로가 계속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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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동쪽 끝에는 피크닉 장소가 있고, 사진처럼 제법 넓은 백사장도 있어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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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달리니까 넓은 평지가 나왔다. 요세미티 북쪽 High Sierra의 등산객들의 거점인 투얼럼메도우(Tuolumne Meadow)다. 어제 갔던 요세미티밸리에서부터 이 해발 2,600m의 초원까지 연결된 등산로가 유명한 John Muir Trail의 북쪽 마지막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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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있는 비지터센터는 당연히 티오가로드가 열려 있는 여름에만 문을 여는데, 여기에는 캠핑장과 숙박시설, 주유소도 있다. 어제 요세미티밸리에서 못 산 기념품을 딸아이에게 사주기로 했는데, 애석하게도 이 비지터센터에는 기념품가게는 없었다. 그런데, 비지터센터에서 기념품 머그컵은 안팔지만, 많은 지도와 사진 그리고 책들을 팔고 있는게 참 신기했다. 그래서, 딸아이에게는 날짜와 시간을 맞춰서 돌리면 그 날밤의 별자리가 나오는 조그만 원반을 사줬다. 또, 별 보러 가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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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터센터에서 나오면서 초원을 바라본 모습이다. 지대가 높아서 들꽃도 없고 풀도 파랗지가 않아서 약간 황량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뭔가 모를 '시원함'이 엄청나게 밀려오는 그런 풍경이었다고 기억된다... 하늘 참 파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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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요세미티국립공원의 동쪽 입구인 티오가패스(Tioga Pass)로 해발 9,945피트, 그러니까 정확히 3,031m가 된다. 이것으로 요세미티국립공원 4개의 입구를 모두 가본게 됐다. 이제, 이 고개를 한없이 내려가면 사막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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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내려가면서 보니까, 연휴의 마지막 날인데도 공원으로 들어오는 차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오른쪽에 보이는 호수는 Tioga Lake로 국립공원에 속하지는 않지만, 주변에 캠핑장과 많은 시설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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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고개를 내려가기 전에 또다른 호수가 하나 더 나오는데, 이름이 엘러리(Ellery)다. (왜 얼레리꼴레리가 생각나지?)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으면서 보니까, 호수를 둘러싼 산 위에 그늘진 곳에는 만년설이 녹지않고 있는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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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으로 산을 내려가기 시작하는데, 벌써 주변의 풍경이 확 달라져서, 사막분위기가 풍기기 시작한다. 항상 그렇듯이 여기도 산의 옆구리를 아주 일정한 경사로 쭈욱 깍아서 도로를 아주 잘 만들어 놓았는데, 산비탈의 경사도 제법 급한데다가, 푸석한 마른땅에 난간도 없이 내리막길을 달리니까 길이 무너져 내릴 것같은 착각이 자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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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내려오니까, 갑자기 앞뒤로 차가 한대도 없어졌다. 저 멀리 사막 너머에 있는  또 다른 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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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다 내려와서 LA쪽으로 내려가는 395번 도로를 만나기 직전에 있는 휴게소에서 내려온 쪽을 돌아보고 찍은 사진이다. 다 내려왔다고 하지만, 아직도 여기는 해발 2,000m의 고지대다. 그런데, 확실히 저 너머의 요세미티하고는 공기부터 다르다. 이제, 바로 집으로 가나? 아직 아니다...^^ 여기서 고개를 휙 돌리면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방문지인 모노레이크(Mono Lake)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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