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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2009.5.23 ~ 2009.5.25 (2박 3일)
컨셉: 도시를 떠난 휴양&자연여행
경로: 요세미티폭포 → 미러레이크 → 하프돔 → 글레이셔포인트
5월말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맞아서 2박3일로 갔었던 요세미티 국립공원 캠핑 여행기도 이제 끝낼 때가 되었다. 4개월전에 미리 어렵게 캠핑장을 예약해서인지, 12시간동안의 하프돔 산행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추억과 함께 여기에 꼭 올려두고 싶은 사진들이 점점 많아지다보니, 마지막회 셈인 이 글이 7번째 글이 되었다. 이제는 이 블로그가 '사진 현상소'이자 '여행 앨범'인 셈이다. 여기 올려지지않고 노트북의 하드에 그냥 남겨진 사진들은 마치 '현상하지 않은 필름'이나 '봉투에 담겨서 잊혀져버린 사진'처럼 다시 찾아서 보는 일이 거의 없다보니, 그렇게 묵혀두기는 아까운 2박3일의 사진들이 쌓여서 이렇게 지루한 7부작(?)이나 되어버린 것니까 양해를 바란다...^^
요세미티 계곡(Yosemite Valley)을 상세하게 나타낸 지도인데, 빙하에 의해서 만들어진 좁고 긴 'U'자형의 계곡 길이는 10km가 넘는다. 계곡 제일 안쪽의 Upper Pines 캠핑장에서 2박을 하고는, 마지막 날에 계곡을 빠져 나가면서 들린 곳은 이 지도에도 오른쪽에 표시되어 있는, 해발 2199m의 글레이셔포인트(Glacier Point)이다. 위의 지도를 보면 캠핑장에서 직선 거리로는 1km가 조금 넘는 곳이지만, 자동차로 가려면 계곡을 빠져나가서 남쪽의 산길을 한참 올라가야 하는 총 거리가 30마일이 넘는, 약 50km나 달려야 하는 먼 길이다. (여기를 클릭하면 확대된 지도를 볼 수 있는 PDF파일로 링크되며,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다른 지도들도 볼 수 있음)
캠핑장에서 아침을 해서 먹고는, 텐트를 걷고 짐을 다 챙겨서 서쪽으로 차를 몰고 나오면 이렇게 초원과 나무들 너머로 요세미티 폭포가 보인다. 첫째날 이 폭포의 아래까지 가봤기 때문에, 빌리지를 거쳐서 그냥 지나가려는데, 아내가 어제 엔젤아담스갤러리에서 사진을 보니까 두 개의 폭포가 가까이에서 모두 보이는 사진들이 있었다고 하면서, 우리는 왜 첫째날에 여기서 그런 풍경을 못봤을까 궁금해했다. 바로...
... 이런 모습의 풍경말이다. 요세미티 폭포를 구경하는 Lower Yosemite Fall Trail은 셔틀버스정류소에서 폭포까지 둥글게 만들어져 있는데, 우리는 첫째날에 오른쪽 길로만 갔다가 다시 그 길로 돌아왔기 때문에, 왼쪽 길로 돌아가야 볼 수 있는 이 풍경을 놓쳤던 것이었다. 폭포수의 양이 가장 많은 지금 봄도 멋있지만, 한겨울에 눈이 쌓여있을 때의 이 곳 사진들도 정말 멋지던데, 겨울에 한 번 다시 꼭 와봐야 겠다.
여기 숲은 깊고 멀리 폭포는 눈부시기 때문에, 밝은 폭포를 배경으로 어두운 곳에서 인물사진을 찍는 것은 노출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여러 번 부탁한 가족사진 중에서, 그래도 가장 폭포와 사람이 같이 잘 나온 것으로 골라서 어두운 부분을 좀 살려서 만든 사진이다...^^
계곡을 빠져 나가는 남쪽 도로에 있는, 브라이달베일 폭포(Bridalveil Fall)의 주차장에서 바라본 높이 188m의 폭포의 모습이다. 지난 가을에는 물줄기가 가늘어서 폭포 바로 아래까지 가야 잘 보였었다. 그래서, 당연히 이번에도 폭포 아래까지 만들어진 트레일을 걸어 갔는데...
아무것도 안 보이고 물보라만 흠뻑 맞고 돌아왔다~ 마침 태양도 폭포 바로 위 절벽에 걸려있는 오전이라서, 고개를 들어서 올려다 보면 이렇게 해에서 쏟아지는 폭포수를 정통으로 맞았다. 지금도 이 사진을 보고 있으니까, 화면에서 물방울이 튀어나와 얼굴을 때리는 것 같다...^^
조금만 더 서쪽으로 달리면 터널 입구에 있어서 '터널뷰(Tunnel View)'라고 부르는 넓은 주차장이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그러고 보니, 캠핑 첫째날에 가장 아름답다는 해질녘을 맞춰서 여기를 와보려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다음에는 꼭 석양의 모습을 담아야지...!
우리에게 시원하게 물보라를 뿌려줬던 브라이달베일 폭포의 전체 모습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가끔은 이렇게 멀리 떨어져서 보는 것이, 가까이 다가가는 것 보다 더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다.
이 전망대에도 요세미티 계곡의 모형을 조각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비지터센터에 있던 것 보다는 크기가 작았지만, 참 마음에 들었다. 재미있는 것은 쇠로 만든 이 조각에서도 하프돔이나 엘캐피탄처럼 튀어나온 부분들은 사람들이 많이 만져서 반들반들해져 있었는데, 나에게는 그것이 마치 이 요세미티 계곡의 절경을 수십만년 동안 깍아서 만든 '대자연의 손길'의 축소판같이 느껴졌다.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 조각의 돌출된 부분이 사람 손에 무뎌질 때 쯤이면 이 진짜 계곡의 절벽과 산들도 형체가 바뀌지 않을까?
41번 도로를 남쪽으로 달리다 Glacier Point Rd로 좌회전을 해서 산을 올라가니, 2000m가 넘는 곳에서는 아직도 길가 그늘에 눈이 쌓여있었다. 이 사진은 글레이셔포인트 조금 못 미친 곳에 있는 워시번포인트(Washburn Point)에서 바라본 하프돔과 머세드(Merced) 강의 모습인데, 구경하는 사람들이 적고 다른 각도에서 동쪽으로 바라본 풍경을 볼 수 있으므로, 시간이 된다면 잠시 차를 세우고 여기도 내려서 둘러보는 것이 좋다.
특히 이 곳에서는 본류인 머세드(Merced) 강의 네바다 폭포(Nevada Fall)와 버날 폭포(Vernal Fall)의 모습을 정면에서 볼 수가 있어서 좋다. 좋은 망원렌즈가 있다면 여기서도 무지개까지 나오는 저 폭포들의 멋진 사진을 담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작년 9월에 이어 두번째로 온 글레이셔포인트(Glacier Point)에서 내려다 본 1km 아래의 요세미티계곡의 모습이다. 빙하에 의해서 깊이 깍인 평평한 계곡의 바닥에 구불구불 흘러가는 물줄기와 절벽에 그려진 하얀 요세미티 폭포가 지난번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여기도 인증사진을 찍기 좋은(?) 툭 튀어나온 절벽이 왼쪽에 보이지만, 여기는 저 곳에 갈 수 없도록 난간이 있고 레인저가 지키고 있다...^^
이건 두 개의 폭포인가? 하나의 폭포인가? 흔히, 위쪽의 Upper Yosemite Fall과 아래쪽의 Lower Yosemite Fall, 그리고 중간의 급류(cascade) 구간으로 나눠서 부르기 때문에, 두 개의 폭포로 따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공식적인 이름은 'Yosemite Falls'로 전체 낙차가 739m인 세계에서 20번째로 높은 '하나의 폭포'로 간주된다고 한다.
연휴를 맞아서 이 곳을 찾은 많은 사람들과, 그 뒤로 테나야 계곡(Tenaya Creek)과 여기보다 약 500m나 더 높은 하프돔(Half Dome)이 보인다. 이제 한 동안은 여기에 다시 올라올 일이 없을 것 같다. 겨울에 다시 온다고 해도, 여기는 대략 11월~4월에는 눈 때문에 길이 막혀서 못오기 때문이다.
글레이셔포인트 주차장옆에는 이렇게 기념품과 간단한 음료 등을 파는 나무로 만들어진 빨간색 지붕의 비지터센터 건물이 있다. 잠시 둘러보고는 나와서는 다시 차를 몰았다. 원래는 남쪽입구 옆에 있는 세쿼이아나무로 유명한 마리포사그루브(Mariposa Grove)에서 점심을 먹고 구경도 할 생각이었으나, 마리포사그루브의 주차장이 다 차서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가야만 한다고 해서, 그냥 공원을 나왔다.
41번 도로로 요세미티 남쪽으로 나오면 프레스노(Fresno)에서 이 99번 도로를 타고 150km 정도를 달려서 LA로 가는 5번 도로와 합쳐지게 된다. 대부분의 구간이 직선인 이 99번 도로는 도시를 지나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길에 중앙분리대 대신에 꽃나무가 심어져 있다. 하얀색, 연분홍부터 짙은 빨간색까지 끝없이 뻗은 직선의 꽃길을 달려서 집으로 돌아간다. 지난번에도 떠오른 것이지만, 여행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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