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북부의 사라토가스프링스(Saratoga Springs)는 1863년에 개장해서 유럽의 귀족들까지 찾아오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경마장이 있고, 곳곳에서 솟아나는 천연 미네랄 샘물을 이용한 온천으로 '스파의 여왕(The Queen of Spas)'이라는 별명을 얻은 미동부의 대표적인 휴양지자 관광도시이다. 또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뉴욕시티 발레단이 매년 여름에 사라토가 공연예술센터 야외 공연장을 거점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풍부한 각종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도 각광을 받고 있단다.

북부 뉴욕주 2박3일 솔로 여행의 둘쨋날 아침에 사라토가 국립역사공원 구경을 끝내고 사라토가스프링스에 도착해서, 시내에서 첫번째로 꼽히는 관광지인 콩그레스 파크(Congress Park) 건너편에 일단 차를 세웠다. 하지만 공원내 역사박물관과 100년 넘은 회전목마 등을 구경하기에는 이 날의 일정이 빠듯했기에 시내 남쪽의 커다란 주립공원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바로 다시 차에 타면서 지나온 브로드웨이(Broadway) 거리를 돌아본 모습으로, 고급 휴양지답게 독특한 부티크 상점과 비싼 레스토랑 및 카페와 술집들이 즐비하다는데... 언젠가는 아내와 함께 여기를 다시 방문할 때가 한 번은 올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서 미련없이 출발을 했다.

사라토가스파 주립공원(Saratoga Spa State Park)은 넓은 면적에 골프장과 야외극장 등이 모여있어서 주차장이 여기저기 아주 많은데, 미리 찾아보고 가장 중심쪽에 있는 곳에 주차를 하고 걸어 나왔더니 넓은 잔디밭과 함께 이 곳을 대표하는 '목욕탕' 건물이 제일 먼저 보였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1930년대 만들어진 루즈벨트 배스(The Roosevelt Baths)가 이 곳에서 솟는 샘물에 몸을 담글 수 있는 '온천(Spa)'인데, 김 빠지는 이야기를 일단 먼저 하자면... 여기 샘물들은 그냥 차가운 광천수라서 일부러 가열을 하거나 뜨거운 다른 물을 섞어서 온탕을 만든다고 한다. 길거리의 시냇물에서도 김이 모락모락 나던 아칸소 주의 핫스프링스(Hot Springs)같은 모습을 처음에 상상했었지만 사실을 알아보고는 제법 실망했던 기억이다.

그래도 지하 탄산수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해 일찌기 1909년에 주정부의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후, 뉴욕 주지사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FDR의 지원으로 현재의 많은 건물들이 들어섰으며, 1940년대 중반에 연간 약 20만명이 심장병과 관절염 등을 치료할 목적으로 찾아왔던 전성기를 지나서 1962년에 공식적으로 주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그런데 토요일 오전에 단체로 공원에서 무슨 파자마 데이(Pajama Day)라도 하는지 잠옷바지(?)를 입은 학생들이 보이고 그 부모들도 많이 계셨다. 차를 몰고 들어올 때 자원봉사자같은 분들이 주차안내도 해줘서 무슨 행사가 있구나 짐작은 했는데,

건너편으로는 이렇게 옷을 맞춰서 입고 달리기를 하는 학생들도 볼 수가 있었다.

연회장 등으로 사용된다는 홀오브스프링스(Hall of Springs) 건물의 정면 모습을 사진에 담고 있는데, 왠 여성분이 갑자기 다가와서 빨리 자리에서 비켜라고 알려주어서 걸어온 쪽을 뒤돌아 보니...

어디선가 나타나서 좌우로 도열한 많은 학부모들 사이로 달리기 대회를 하는 학생들이 이리로 뛰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저 선두의 두 명은 키가 거의 머리 하나 차이가 나는데, 위기주부 앞을 동시에 지나쳐서 잔디밭 북쪽 끝에 만들어진 결승선을 향했으나 누가 이겼는지는 확인이 불가했다.

다들 번호표도 달고 자기 학교의 유니폼도 제대로 입고 달리는 것으로 봐서, 이 지역 학교 육상부들의 공식적인 대회가 열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주립공원 중앙의 역사적 건물들 구경은 이걸로 마쳤고, 이제는 이 곳을 방문한 주목적인 사라토가 샘물의 맛을 보러 갈 차례이다.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이번에는 반대편 숲쪽으로 향하는데, 산책로가 시작되는 곳에 세워진 안내판의 오른쪽에는 여기서 만날 수 있는 동식물에 관한 설명이 있고 나머지 왼쪽의 지도를 확대해 아래에 보여드린다.

현재 위치가 하단 중앙에 별표로 찍혀있고, 물방울 표시가 샘물이 나오는 장소들로 이 지도에만 9곳이 있는데 물맛이 모두 약간씩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는 개인 컵을 들고 다니면서 샘물 맛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당시 절정의 노란 단풍길을 걷는 커플의 모습이 아주 평화로워 보이지만... 위기주부는 거의 뛰다시피 걸어 내려가서는 개울가에 있는 여기서 제일 유명한 샘(?)을 첫번째로 찾아갔다.

개울의 한가운데 넙적 둥글한 섬(?)의 가운데에서 분수처럼 높이 솟구치는 물줄기가 사진으로 잘 보이실랑가 모르것다~ 좀 전의 지도에 'Island Spouter'라 표시되어 있던 이 광천(mineral spring)은 그 특이한 모양 때문에 '가이서(Geyser)'로 더 알려져 있고, 그래서 여기 개울의 이름도 가이서크릭(Geyser Creek)으로 불린다.
흘러오는 개울물과 함께 샘물이 분출하는 모습을 세로 동영상으로 찍은 것을 클릭해서 보실 수가 있다. 개울 건너편에서 좀 더 가까이 접근은 가능하지만, 물이 솟아 나오는 바위 위로는 역시 올라갈 수 없기 때문에, 여기 주립공원에서 직접 물맛을 볼 수가 없는 유일한 샘물이다.

그래서 바로 아래쪽에 컵으로 받아먹기 좋도록 잘 만들어 놓은 'Hayes Spring'의 앞으로 왔는데, 물이 떨어져 빠지는 곳의 색깔과 형상을 보는 순간에 마셔보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졌다! 물에 녹아 있는 철분과 다른 광물이 많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저렇게 된 것이라서, 그냥 여기는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사라토가 샘물맛을 직접 봐야할 것 같아서, 조금은 주변이 깔끔해(?) 보이는 'Polaris Spring'에서 역시 솟아오르는 물을 두 손으로 받아 한모금 마셔 봤는데... 하마터면 그냥 뱉을 뻔할 정도로 비릿하고 이상한 맛이 났다. 다른 사람들의 표현을 찾아보니 그게 금속성의 쇠맛이라고 하며, 피맛과 비슷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드라큘라들이 실제로 계시는 듯^^)

구글맵에는 'Memorial Spring'으로 표시되어 있는 여기도 몇 방울 마셔봤는데, 직전의 충격이 너무 커서 맛이 다른지 어떤지 느낄 수가 없었다. 이 외에도 나트륨이 많아서 짠맛이 나거나, 유황 냄새가 나는 샘물도 있고, 또 의외로 일반적인 생수처럼 미네랄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곳도 있다지만 '맛알못'인 위기주부가 평가하는게 어불성설인 듯 하여 사라토가 물맛 투어는 그냥 이걸로 마치고 주차장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아직 육상대회가 끝나지 않았는지 이번에는 주차장을 가로질러서 다른 연령대의 학생들이 또 달리기를 해서, 진행요원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차를 빼지 못하고 기다려야 했다. 그렇다면 뜬금없이 대표사진으로 보여드렸던 시중에 판매되는 사라토가 생수의 맛은 어떨까? 본인이 사먹어 본 적도 없고 사먹을 생각도 없으니 찾아본 내용을 정리해드리며 여행기를 마치도록 하자~

미국 내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라토가 스프링 워터(Saratoga Spring Water)는 위에서 언급한 미네랄들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그냥 깨끗한(?) 맛이란다~ 이 지역의 깊은 지하수를 끌어 올린 후에 여과하고 탄산도 인위적으로 넣었으며, 최근에는 버몬트 주나 다른 지역에서도 생산을 한다고 하므로, 사라토가스프링스의 유서깊은 샘물 맛이 궁금하다고 이 비싼 파란 유리병을 사서 드실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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