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킹스캐년

킹스캐년(Kings Canyon) 국립공원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던 시더그로브 미스트폴(Mist Falls) 트레일

위기주부 2015. 6. 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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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송나라의 시인 소동파(蘇東坡)가 지은 <제서림벽(題西林壁)>이라는 칠언절구 한시에 유명한 '여산진면목(廬山眞面目)'이라는 말이 나온다. 아마도 소동파가 중국의 여산을 유람하기 전에, 이 날 우리하고 같이 킹스캐년의 미스트폴 트레일(Mist Falls Trail)을 먼저 했다면, 이 곳에서 그 시를 짓지 않았을까 감히 생각해본다~ 믿거나 말거나...^^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킹스캐년 국립공원(Kings Canyon National Park)에서 자동차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의 끝인 '로드엔드(Road's End)'에 있는 레인저스테이션(Ranger Station)에서 이 날의 트레일은 시작되었다.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Memorial Day)의 연휴 가운데인 일요일, 시더그로브(Cedar Grove)에서 2박3일 캠핑을 하는 6가족 21명이 함께 출발을 했다. 여기서 안내판의 지도를 확대해 보면서 추가 설명을 하면,

"You are here"에서 우리의 목적지인 Mist Falls는 지도에 편도 3.9마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 안내판들의 표시로는 4.6마일이었다. 참고로 이 지도에 보이는 커다란 Rae Lakes Loop 트레일은 총길이 66.3km의 시에라네바다 산맥에서 가장 인기있는 전문산악인들의 등산로중의 하나로, Mist Falls가 있는 Woods Creek을 따라서 해발 2588m까지 올라가서 John Muir Trail과 만난 다음에, 60개의 호수가 있는 하이시에라(High Sierra)의 고원지대를 지나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높이 3651m의 Glen Pass를 넘어 Bubbs Creek으로 다시 내려오는 등산로라고 한다. "잘 참고해서 우리는 Mist Falls까지만..."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그래서 이 날 이런 중무장을 한 산악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보통 1~2박 정도 캠핑을 하면서 Rae Loop Trail을 완주하게 된다고 한다. 여름철에는 인원제한이 있어서 미리 허가를 받아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처음 사진에 나온 레인저스테이션에서 일정확인과 함께 음식물을 보관할 '휴대용 곰박스(portable bear-resistant canisters)'를 준비했는지를 검사받아야 캠핑이 가능하단다.

희한하게 아래쪽이 갈라진 소나무가 있어서 한 컷~ 지금까지 우리 단체캠핑에 청일점이었던 오른쪽의 맥스와, 이번에 처음 캠핑여행을 함께 했던 대학교 후배 가족의 막내들...^^

'요세미티의 라이벌'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화강암 절벽으로 둘러싸인 킹스캐년의 탁트인 초원지대를 지나서,

다시 나무그늘로 들어가서 습한 녹색의 고사리밭을 지나면, 두 개의 물줄기가 합쳐지는 삼거리에 도착을 하게 된다.

1시간만에 모두 1.9마일(3km)을 걸어서 삼거리에 도착해서 작전회의중... 결론은 모두 함께 목적지인 '물안개폭포'로 돌격~^^

여기 삼거리에서 왼쪽의 Woods Creek을 따라서 2.7마일을 더 올라가면 Mist Falls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흐르는 Bubbs Creek을 따라서는 8.6마일을 올라가면 하이시에라(High Sierra)의 Junction Meadow에 도착한다고 되어있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중간중간에 쉬면서 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지팡이를 짚고 바위에 걸터앉아서 계곡물을 응시하고 있는 이 유정이의 뒷모습 사진에서 자연주의자 존뮤어(John Muir)의 분위기가 느껴져서 대표로 한 장만 올린다.

삼거리를 지나서 또 1시간 정도 천천히 올라오면 탁 트인 넓은 바위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부터가 오늘의 하이라이트이다.

저 위에 먼저 올라간 일행들이 손을 흔드는 바위절벽 위에까지 올라가서 이 아래쪽으로 내려다 보면,

요세미티의 밸리뷰(Valley View)를 연상케하는 이런 시원한 절경이 펼쳐진다! 저 멀리 3천미터가 넘는 바위산에는 정말로 '어젯밤에 내린 눈'이 하얗게 쌓여있었다. (왜냐하면 전날밤 시더그로브 캠핑장에 비가 왔었음)

정면에 보이는 약간 특이한 모양의 바위산은 존뮤어(John Muir)가 직접 '스핑크스(The Sphinx)'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거기서 20분 정도만 더 올라가면 등산로 아래쪽으로 이 날 우리의 목적지인 Mist Falls가 물안개를 날리며 등장을 해주신다.

미스트폴(Mist Falls)은 '폭포'라고 부르기에는 2% 부족한 듯도 하지만... 경사진 바위면을 따라서 급류가 흘러내리면서 아래쪽으로 자신의 이름값을 하려는 듯 많은 물방울들이 날려서 아주 시원한 장관을 보여주었다. 특히, 요즘 캘리포니아 전체가 3년째 극심한 가뭄을 겪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수량을 보여준다는 것이 여기가 얼마나 깊은 산속인지를 잘 느끼게 해주었다.

폭포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세우고 있는 빨간모자의 위기주부~ (단체사진은 입수되는데로 추가할 예정임)

폭포의 위쪽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위험하게 보이는데, 저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멋지던데 저기까지만 올라가볼걸 그랬다... Mist Falls 위쪽으로는 '낙원의 계곡' 파라다이스밸리(Paradise Valley)가 나오면서 군데군데 캠핑을 할 수 있는 곳이 만들어져 있다고 한다. 우리는 아침에 캠핑장에서 만든 김밥과 주먹밥에 후식으로 과일까지 맛있게 점심을 먹고는 돌아서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에 여기서 단체사진을 한 번 더 찍기 위해서 가운데 반바지의 쥴리아빠가 삼각대를 세워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 말고도 다른 한국분들 여러 팀이 사진을 찍고 있어서 기다리는 중이다. 누구 표현을 빌자면 여기가 설악산인지 헷갈릴 정도였다는... 역시 산을 좋아하는 한국인들~^^

기다리다가 지쳐 잠이 든 사람들...이 아니고, 사실 바위가 매끈하고 따뜻한게 완전히 온돌 찜질방이었다~ 참, 우리 일행에는 21명 말고도 가운데 보이는 수정네 강아지 '둘리'도 폭포까지 함께 올라갔다.



요즘 다시 맛을 들인 Photosynth로 파노라마 사진을 합성해봤다. (위의 사진이나 여기를 클릭하면 360도 풍경을 보실 수 있음)

오래간만에 단체 점프샷도 한 번 찍고 왕복 약 5시간의 단체 하이킹을 모두 마치고는, Cedar Grove Village의 매점에서 시원한 아이스크림과 맥주(!)로 성공적으로 미스트폴 트레일(Mist Falls Trail)을 마친 것을 모두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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