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픽사 애니메이션 <Cars>의 주요 배경이 되는 마을의 이름은 라디에이터스프링스(Radiator Springs)인데, 그 가상의 자동차 마을은 미국 아리조나 주의 '잊혀진 66번 도로'에 있는 이 곳에서 그 지명과 위치를 따왔다.


여기는 후알라파이 인디언 보호구역(Hualapai Indian Reservation)의 수도라고 할 수 있는 피치스프링스(Peach Springs)로, 1700년대에 스페인 선교사들이 복숭아 나무를 마을 샘물 옆에 심어서 이렇게 불리게 되었단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지도를 클릭해서 보라고 해도 절대 안 보시는 분들이 계셔서, 친절하게 아래에 지도를 준비했다.^^


미서부 여행을 하신 분이라면 대부분이 지나가봤을 킹맨(Kingman)에서 윌리암스(Williams)를 지나 그랜드캐년으로 가는 빨간 고속도로의 왼쪽 볼록한 부분에 비행장 표시가 있는 Peach Springs가 보인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나는 이 길로 간 것 같지 않은데, 그리고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영역도 이상하고..." 이유는 바로 이 지도는 1979년에 킹맨에서 셀릭맨(Seligman)을 직선으로 잇는 40번 고속도로가 만들어지기 전의 도로 모습이기 때문이다! (전체 원본을 보시려면 클릭)


          루트66의 발생지(Birthplace of Historic Route 66)라고 불리는 작은 마을, 아리조나 셀릭맨(Seligman)


위의 포스팅에 소개했던 셀릭맨과 윌리암스, 킹맨 등은 40번 고속도로가 개통된 후에도 인터체인지만 나가면 바로 마을이라서 그래도 들리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지도에서 킹맨과 셀릭맨 사이의 66번 도로와 그 선상의 마을들은 그야말로 완전히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게 된다.


셀릭맨 포스팅에서도 소개했던 위 <Cars> 동영상의 2분 정도부터 보면, 40번 고속도로 때문에 Radiator Springs와 66번 도로가 지도에서 사라지는 장면이 나온다... 그렇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는 잊혀진 마을인 라디에이터스프링스, 아니 피치스프링스(Peach Springs)를 일부러 찾아왔다~


이 마을에서 가장 큰 건물인 Hualapai Lodge의 입구인데, 튀어나온 처마의 끝에 인디언 고유의 새 장식이 보인다. 약 2,300명 정도만 남은 아메리카 원주민인 후알라파이 부족(Hualapai Tribe)의 이름은 "people of the tall pines"라는 뜻이며, 보호구역의 서쪽끝에 협곡에 걸친 유리다리인 그랜드캐년 스카이워크(Grand Canyon Skywalk)를 중국자본을 빌려 건설해서 운영하고 있는 부족이다.


한적했던 호텔의 로비인데, 영어발음에 따라서 '왈라파이(Walapai)'로 쓰기도 하는 모양이다. 데스크에 있던 원주민 할머니에게 마을의 거리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물어보고는 밖으로 나갔다.


루트66(Route 66)을 따라서 서쪽으로 조금만 걸으면 1927년에 만들어졌다는 John Osterman Shell Station이 나온다.


의외로 이 아날로그 주유기로 2000년까지도 운영을 했다고 하며, 2012년에 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로 지정되어서 복원 및 보존을 하기로 했다고는 하는데, 전혀 복원할 생각이 없이 방치된 느낌이었다.


바로 건너편에 새로 만든 76주유소가 있어서, 복원을 한다고 해도 주유소로 다시 운영할 것 같지는 않았다.^^


새로 지어진 주유소와 마켓 옆으로는 우체국도 세워져 있고, 간판을 보면 이 마을의 고유 ZIP Code 86434도 보인다.


조금 더 걸어가니 Hualapai Cultural Center라고 멋있게 지어놓은 건물이 있어서, 오래간만에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문화에 대해 좀 공부해보려고 했으나...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방문객이 없어서 그런지 문을 열지 않았다. 대신에 저 멀리 너머에서 기적 소리가 들리며,


보통 디젤기관차 3~4량이 앞에서 끌고 또 2량이 맨뒤에서 밀면서, 2층으로 쌓은 컨테이너를 100량 이상씩 한 번에 운반하는 BNSF 화물열차가 지나간다. 1920년대에 만들어졌던 자동차 도로는 거의 잊혀졌지만, 그 이전 1800년대말에 산타페 철로(Santa Fe Railway)라는 이름으로 건설된 철길은 후에 Burlington Northern Railroad와 합병되어 미국 최대의 화물운송 회사인 BNSF 철도회사가 되어서, 아직도 옛날 노선으로 화물을 운반하고 있다. (BNSF는 워렌버핏이 소유한 회사로 유명함)


다시 길 건너 다 쓰러져 가는 저 건물은 1936년에 세워진 미정부의 BIA(Bureau of Indian Affairs) 사무실이었다고 하고,


그 옆으로는 지금도 원주민의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는, 역시 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로 지정된 1928년에 지어진 피치스프링스 트레이딩포스트(Peach Springs Trading Post) 건물이 나온다.


루트66 안내 사이트에서 찾은 이 건물의 옛날 사진과 비교해봐도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재미있는 것은 간판에 나치문양이 보이는데, 나치와는 관계가 없고 인디언들이 고유의 표식으로 옛날부터 사용해오던 것이라고 한다.


다시 차를 세워둔 라지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미국 국기, 아리조나 주기, 그리고 후알라파이 부족기가 걸려있는 아래로 가죽조끼를 입은 바이커들이 지나갔다. 만화영화 속의 라디에이터스프링스는 우리 주인공 레이싱카, 라이트닝맥퀸 덕분에 관광지로 화려하게 부활했지만, 현실 속의 루트66 피치스프링스는 그렇지 않았다. 이 잊혀진 루트66에 또 어떤 볼거리가 있는지 찾아 길을 떠나보자~ Hit the road! 


P.S. 눈치채신 분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글을 쓰면서 흩어져 있던 66번 도로 여행기들을 모아서 하나의 카테고리로 만들었습니다. 미국의 '마더로드(Mother Road)'라 불리는 루트66(Route 66)에 관심이 있으시면 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들도 클릭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위기주부의 본 여행은 미서부 존뮤어트레일 및 오지탐험 트레킹 전문 여행사인 유니투어의 장비 협조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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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위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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