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바닷가로/산과 계곡

LA 그리피스 공원(Griffith Park) 북쪽 언덕의 여러 트레일과 포인트를 모두 한꺼번에 돌아봤던 하이킹

위기주부 2019. 10. 1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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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만해서는 포스팅의 제목을 과거형으로 쓰지는 않는데,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나왔다. 3개월도 훨씬 지난 7월초의 하이킹이기도 하고, 그 후로 다른 하이킹은 전혀 하지 않아서 왠지 까마득한 과거처럼 느껴졌나 보다.


일요일 아침 느지막히, LA 그리피스파크(Griffith Park) 북서쪽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바로 옆 언덕의 스카이라인 트레일(Skyline Trail)이 시작되는 곳의 볼품없는 모습이다. 이 날의 경로는 하도 복잡해서 일단 지도 먼저 아래에 보여드린다.


제일 위에 써놓은 Travel Town Parking에 주차를 하고 시계방향으로 한바퀴를 돈 것인데, 총 하이킹 거리는 약 10 km에 시간은 2시간반 정도가 소요된 만만치 않은 긴 코스였다.


언덕을 조금 올라가니까 북쪽 아래로 지난 번에 소개해드렸던, LA시의 기차박물관인 트래블타운 뮤지엄(Travel Town Museum)이 내려다 보인다.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공원 북쪽 언덕을 동서로 잇는 스카이라인(Skyline) 트레일을 1 km 정도 걸은 후에, 남쪽으로 갈라지는 콘도르 트레일(Condor Trail)로 방향을 바꿨다.


콘도르 트레일을 조금 걸으니 나온 갈림길에서 동쪽길은 이렇게 철조망으로 막혀 있었는데, 이 쪽은 LA시 동물원(Los Angeles Zoo)으로 내려가는 길이라서 그런 것 같다. (옛날 LA 동물원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남서쪽으로는 거대한 절개지(?)같은 것이 보이는데, 1957년부터 1985년까지 거의 30년동안 LA 지역의 쓰레기 매립지로 사용된 Toyon Canyon Landfill 이란다.


언덕을 내려와 공원을 관통하는 일반 자동차 도로인 Griffith Park Dr와 만나는 곳에 푸른 잔디가 잘 가꾸어진 미네랄웰스 피크닉에리어(Mineral Wells Picnic Area)가 있다.


여기서부터 하이킹 코스는 다시 노스 트레일(North Trail)로 바뀌어서, 남서쪽으로 공원 중심부를 향해서 언덕을 올라간다.


하도 볼거리가 없는 트레일이라서 중간에 등장한 커다란 물탱크가 반가워서 한 장 찍어줬다~^^


동쪽 아래로는 LA 코리아타운에 사시는 한국분들도 많이 이용하시는 그리피스파크 골프장이 내려다 보이고, 그 너머로 5번 프리웨이와 글렌데일(Glendale) 시내가 희미하게 보인다.


그러다가 트레일이 뭔가 지금까지 황량함과는 달리 뭔가 아기자기하게 식물들이 좌우로 심어져 있고, 나무도 제법 울창한 모퉁이에 여러 의자가 놓여있는 곳이 나온다.


이 곳의 이름은 '아미르의 정원(Amir's Garden)'이라고 한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이란 테헤란 출신으로 1963년에 미국으로 온 이민자인 Amir Dialameh는 1971년부터 죽을 때까지 32년 동안 이 정원을 가꾸었다고 한다. (LA타임스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안내판의 내용을 다 읽고나니, 갑자기 뮤지컬 해밀턴(Hamilton: An American Musical)의 유명한 대사가 떠오른다... "Immigrants, we get the job done."


소박하지만 정성이 깃든 정원에서 잠시 휴식을 한 후에, 계속 비포장 오르막으로 매립지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Vista Del Valle Dr라는 버려진 자동차 도로를 만나게 되고,


그 도로를 따라 조금 더 언덕을 올라가면, 예전에 공원 남쪽에서 출발해 여기까지 하이킹을 한 적이 있는 Mt. Hollywood Dr와 만나는 삼거리가 나온다.


그 때 2년전에는 바로 여기 캐씨스코너(Cathy's Corner)를 찾아 여기까지 왔었다.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이 코너길이 뭐라고?"라는 의심이 드시는 분은 혹시 영화 <라라랜드>의 남녀주인공의 유명한 춤장면이라고 하면 뭔가 떠오르는 것이 있으시려나?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은 Mt. Hollywood Dr를 따라 꼬불꼬불 조금 내려가면 로이스캐년(Royce's Canyon)이 나온다. 이 계곡도 쓰레기 매립지가 될 뻔한 것을 저지한 Royce Neuschatz가 56세의 나이로 암으로 사망하자, 그녀를 기리기 위해서 이름을 붙인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오른쪽 멀리 안테나가 보이는 산의 건너편에 유명한 헐리우드사인이 있다.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공원의 서쪽 아래 잔디밭은 공원묘지인 포레스트론(Forest Lawn)인데, 여기서 공원과 묘지의 경계를 따라서 내려가는 산길(foot trail)이 있다고 해서, 도로를 따라 빙 둘러서 내려가는 대신에 지름길을 택했다. 그런데... 


이건 뭐 덤불로 덮힌 거의 버려진 등산로로 묘지와 경계를 따라서 언덕을 내려가는 건데, 이 트레일의 공식적인 이름은... 수어사이드트레일(Suicide Trail), 즉 '자살길'이다! 어떻게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열심히 찾아봤지만, 그리피스 공원의 다른 무서운 이야기들만 있고, 이 트레일 이름의 유래는 못 찾았는데, 혹시 아시는 분?


왠지모를 오싹함을 느끼며 허겁지겁 다 내려와서, 말을 타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넓은 오크캐년 트레일(Oak Canyon Trail)을 만나서야 안심이 되었다. 솔직히... 자살한 귀신이 뒤따라 올까봐 무서웠다~^^


134번 프리웨이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이 다음날부터 집을 알아보고 이사를 하고, 지혜를 대학교 기숙사에 넣어주고, 이삿짐 정리와 집수리를 한다고, 이 하이킹이 현재까지 마지막 아침등산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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