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바닷가로/산과 계곡

하이시에라(High Sierra) 절경을 가족과 함께! 휘트니 등산로를 따라서 론파인(Lone Pine) 호수까지

위기주부 2020. 7. 23.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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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하이시에라(High Sierra)'라고 하면 2017년에 발표된 애플 컴퓨터 맥OS(macOS) 10.13버전 운영체제의 이름으로만 알려졌지만, 그 이름은 여기 미국 캘리포니아의 등뼈인 시에라네바다(Sierra Nevada) 산맥에서 보통 해발 9,000피트(약 2,700m) 이상의 고산지대를 그렇게 부르는 것에서 따왔다.


키 큰 소나무숲과 수직의 바위산 너머로 미본토 최고봉인 마운트휘트니(Mount Whitney)가 장엄하게 솟아있는 이 곳은, 위기주부가 오랫동안 꼭 와보고 싶어했던 장소들 중의 하나인 휘트니포털(Whitney Portal)로 해발고도는 벌써 약 2,550m나 된다.


아래쪽의 캠핑장을 지나서 도로가 끝나는 곳에 만들어진 피크닉에리어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뒤로는 폭포가 떨어지고 작은 연못에는 아침부터 낚시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꼭 하이킹을 하지 않더라도 395번 도로를 지나는 길이라면 여기까지 드라이브만 해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멋진 곳이었다.


코로나 시대의 하이커 모습... "자! 해발 4,421m의 휘트니산 꼭대기까지 올라가 볼까?"


등산로 입구에는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도록 이렇게 터널(?)을 만들어서 좌우에 각종 안내와 경고를 붙여놓았다. 입산허가증이 필요한 Mount Whitney Zone과 '똥봉투' 웩백(Wag Bag)에 대한 설명, 그리고 "The top is only halfway!"라는 제목의 경고문 등이 있는데, 휘트니존에 대해서는 아래 지도로 설명드린다.


Mount Whitney Zone은 빨간선으로 둘러싸인 영역으로 야영을 안해도 반드시 입산허가증인 퍼밋(permit)을 받아야만 들어갈 수가 있다. 지도 우상단의 Whitney Portal에서 출발한 우리는 그래서 론파인레이크(Lone Pine Lake)까지만...^^ (여기를 클릭하면 가이아GPS로 기록한 등산경로와 기록을 보실 수 있음)


우리의 목적지 호수는 왼편으로 멀리 나무들이 사라지는 평평한 골짜기에 있고, 오른편 나뭇가지 뒤로 휘트니산이 마지막으로 살짝 보인다. 잠시 후 작은 카릴론 개울(Carillon Creek)을 건너고 조금 더 직진으로 걸어가면,


쏟아지는 폭포수 옆으로 돌다리를 아주 잘 만들어 놓은 론파인크릭 북쪽지류(North Fork Lone Pine Creek)를 건너게 된다. 여기서 이 북쪽지류를 따라서 올라가는 길은 휘트니산 절벽 아래의 아이스버그레이크(Iceberg Lake)를 지나 정상으로 이어지는 '전문산악인용 등산코스(Mountaineers Route)'라고 한다.


삼림청 로고가 그려진 기둥에는 여기서부터 존뮤어 야생지(John Muir Wilderness)로 들어선다는 나무판이 붙어있어야 하는데, 왠일인지 사라지고 없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인증사진 한 장 남긴다. 하이시에라 백패킹을 했던 2016년 1구간2017년 4구간의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JMT)의 추억이 새록새록~


그리고는 오전의 동쪽 햇살을 정통으로 받으면서, 그늘이 거의 없는 스위치백을 힘들게 올라가야 했다.


멋진 통나무 다리가 나오면 스위치백이 끝나고 목적지에 거의 다 온 것이라고 미리 알려주었기 때문에, 론파인크릭의 본류를 건너는 통나무 다리가 나오자 지혜가 기뻐하며 뒤를 돌아보는 모습이다.


아주 길고 튼튼하게 만들어 놓았던 이 통나무 다리의 아래 잔잔한 개울에는 커다란 물고기들이 아주 많이 보였다.


개울을 건너면 이렇게 빽빽한 소나무숲이 잠시 나온 후에,


론파인 호수(Lone Pine Lake)는 왼편으로 내려가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여기서 계속 휘트니 등산로를 따라 직진해서 조금 더 가면, 퍼밋 없이는 더 이상 갈 수 없다는 안내판이 나온다는데, 굳이 직접 확인하러 가지는 않았다.


짜잔~ 삼거리까지는 전혀 보이지 않다가 좌회전해서 급경사를 내려가면 호수가 떡하니 나타나서 감동이 더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해발 10,050피트(3,063m)에 위치한 론파인 호수는, 위기주부가 몇년전에 JMT를 하면서 혼자 감탄했었던 하이시에라의 절경을 가족들에게 제대로 보여주었다.


호숫가를 따라서 저렇게 반대편까지 돌아가면, 호수 너머로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고봉들을 바라보는 더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었겠지만, 여기까지 올라온 것 만으로도 이미 한계에 가까운 분이 계셨기 때문에 힘들게 가 볼 생각은 들지 않았다.


바위 위에 서있는 저 아버지와 아들은 나중에 알고보니 차가운 호수에 들어가 수영을 해서 저기까지 간 것이었다.


우리는 그냥 호숫가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


주인이 던진 나뭇가지를 호수에 들어가서 열심히 입에 물고 개헤엄을 치던 개인데... 호숫물이 엄청 차가웠는데, 저 개는 물에 들어가는게 즐거웠을까? 아니면 주인이 던지니까 할 수 없이 들어간 것일까? 개의 표정을 알 수 없으니...^^


호수에 발을 담그기 위해 신발을 벗고 있는 지혜의 뒤로, 아까 바위에 서있던 부자가 수영을 해서 다시 돌아오고 있다.


정말 오래간만에 액션캠으로 찍은 하이킹 영상을 편집한 것으로, 클릭해서 보시면 개울을 건너는 모습과 호수의 풍경을 보실 수 있다. (유튜브 구독자 1,000명 달성을 위해, 가능하시면  SUBSCRIBE  또는  구독  버튼을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가 앉아서 쉬면서 간식을 먹고, 이 멋진 하이시에라의 풍경을 즐겼던 통나무를 마지막으로 찍고는 하산을 했다. LA의 집에서 휘트니포털까지 운전으로 3시간이 훨씬 넘게 걸리는 먼 거리지만, 언제든지 다시 하이킹을 하고싶은 멋진 곳이다.


힘들게 올라왔던 스위치백 구간을 다시 즐겁게 내려가는 아내와 딸의 뒤로, 론파인(Lone Pine) 마을이 있는 고지대 사막인 오웬스밸리(Owens Valley)의 메마른 땅이 보인다.


약 6시간만에 출발했던 휘트니산 등산로 입구로 돌아왔는데, 커다란 야영배낭을 맨 백패커들이 나무그늘에서 출발을 준비하고 있었다. "고생해라~ 사서 고생하는 그 기분... 나도 좀 안다." 하이시에라(High Sierra) 하이킹을 마쳤으니 바로 옆의 Portal Store 매점으로 가서,


시에라네바다 페일에일(Sierra Nevada Pale Ale) 맥주 한 병을 사서 연못가에서 마셔줬는데, 2016년 첫번째 JMT를 끝내고 요세미티 빌리지에서 혼자 3병을 한자리에서 비웠었다. (사진을 보시려면 클릭) 이상하게 이 맥주는 집에서는 맛이 없고 이렇게 산에서 마셔야 맛있으니까, 다음 번에는 미리 한 팩 집에 사놓았다가 하이킹 갈 때 아이스박스에 넣어서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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