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바닷가로/산과 계곡

레이크타호(Lake Tahoe)에서 한 곳만 봐야한다면 바로 여기, 에머랄드베이(Emerald Bay) 주립공원

위기주부 2020. 9. 1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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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주경계의 해발 1,897m에 위치한 레이크타호(Lake Tahoe)는 서울특별시 면적의 약 80%나 되는 북미대륙에서 가장 큰 산정호수(alpine lake)이다. 일찌기 1860년대부터 휴양지로 개발되어서, 1960년 동계올림픽이 열린 Olympic Valley 등 많은 스키장이 있고, 수상스포츠와 등산도 인기있는 사계절 휴양지이다. 총 길이 114km 호숫가의 약 2/3는 캘리포니아에, 나머지는 네바다에 속하는데, 우리가 9박10일 여행의 두번째 밤을 보낸 사우스레이크타호(South Lake Tahoe)가 호숫가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

전날 일요일 오후에 도착했을 때는 자욱한 산불연기 때문에 또 숙소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힘들었지만, 밤 사이에 비가 좀 내려 공기가 맑아져서 정말 다행이었다. 눈 뜨자마자 숙소 체크아웃을 하고 전날 봐뒀던 데니스(Denny's)에서 코로나 시대의 '아웃도어다이닝(outdoor dinning)'으로 잔디밭 테이블에서 아침을 맛있게 먹고는, 89번 Emerald Bay Rd를 따라서 주립공원으로 향했다.

처음 차를 세운 곳인 인스피레이션 포인트(Inspiration Point)로 잘 만들어진 전망대에서 설명판의 내용을 보면서 에머랄드베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다. (모르고 지나쳤다가 아주 옛날에 미국 출장와서 이 곳을 와보신 사모님의 기억에 따라서 차를 돌려서 다시 왔음^^)

에머랄드베이(Emerald Bay)는 거대한 타호 호수의 남서쪽에 조그맣게 안으로 들어와 있는 '만(灣, bay)'을 말한다.

만의 가운데 있는 파네트 섬(Fannette Island)은 레이크타호 전체에서도 유일한 섬인데, 섬의 제일 높은 곳에 돌로 쌓아서 만든 작은 건물은 찻집(tea house)이었다고 한다.

에머랄드베이 주립공원(Emerald Bay State Park)의 메인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여기서 산쪽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는 이글 폭포(Eagle Falls)와 호수를 지나서, 레이크타호를 둘러싼 산들의 정상을 모두 한바퀴 도는 전체 길이 266km의 타호림트레일(Tahoe Rim Trail)과 만나게 된단다. 또 그 타호림트레일의 여기 남서쪽 구간은 미서부를 종단하는 퍼시픽크레스트트레일(Pacific Crest Trail, PCT)의 일부라고 하는데... 과연 저 바위산들 너머 하이킹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있을까?

주차비 10달러 영수증을 자판기에서 끊어서 차에 놓아두고, 우리는 호숫가로 걸어서 내려간다. 호숫가 저택인 바이킹스홀름(Vikingsholm)까지는 1마일의 넓은 길이지만 경사가 제법 있어서, 다시 올라올 때는 힘이 좀 든다.

내려가는 중간에 루비콘트레일(Rubicon Trail)과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바로 북쪽에 있는 또 다른 주립공원까지 호숫가를 따라서 걸어가는 길이 8.3마일의 산책로로 유명한데, 우리는 나중에 자동차로 이 트레일이 끝나는 곳에 다시 가보게 된다.^^

그냥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갔더니 이렇게 바이킹스홀름(Vikingsholm) 저택의 뒷문(?)으로 중앙정원에 먼저 들어가게 되었다.

중앙정원과 연결된 현관문을 노크해본다... "로라 할머니 계세요?" 이 호숫가의 멋진 집은 Lora J. Knight가 1929년에 스웨덴 출신의 건축가를 고용해서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전통양식으로 건설했다고 하는데, 현재 내부 유료투어는 코로나로 중단된 상태였다.

호수를 바라보고 있는 건물의 정면 모습으로 현재 미국에서 가장 잘 보존된 북유럽 전통양식의 건물 중의 하나라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로라 할머니는 북유럽 출신이 아니지만, 여기서 바라보는 에머랄드 만의 풍경이 피요르드(fjord)를 떠오르게 해서 스칸디나비아 양식의 건물을 짓기로 마음 먹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집 바로 앞에 보이는 저 파네트아일랜드(Fannette Island)에 티하우스를 만들어 놓고 보트를 타고 건너가서 티를 마셨다고 한다. 물론 현재는 저 섬까지 가는 유람선의 운행도 모두 중단된 상태인데, 나중에 나이 들어서 여유있게 다시 한 번 온다면, 그 때는 배를 타고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의 입구를 바라보는 방향이 동쪽이라서 오전에는 역광이지만, 이렇게 호숫가를 바라보면 초록의 나무가 맑은 물에 비친 에머랄드 빛 색깔을 느낄 수가 있었고, 작은 파도가 치는 물도 정말 맑았다. 이제 천천히 저기 나무로 만든 부두로 걸어가보자~

호숫가 고목 아래에 만들어진 피크닉테이블 위에는 누군가 마시다 만 와인병이 하나 놓여 있었고,

부두 끝에는 여성 한 명이 캠핑의자를 펴놓고 월요일 아침부터 고독을 즐기고 있었다~

아내는 부두 위쪽으로, 지혜는 선착장으로 각각 끝으로 걸어가서 사진을 찍었는데, 우리를 힐끔힐끔 바라보던 고독녀...

패들보드를 저어서 만을 가로질러 오는 사람이 있었는데, 자세히 확대해서 보니 만의 입구쪽으로 굉장히 많은 배와 패들보드들이 떠있는 것이 보인다. 아침에 잠시 맑았던 공기는 또 급격히 주변 산불의 연기가 몰려와서 점점 뿌옇게 변하는 것이 느껴졌다.

잠시 후 우리와 고독녀 사이에 일본인 젊은 커플이 와서는 자리를 잡고는 셀카놀이를 시작했다.

바이킹스홀름 집앞과 또 부두끝에서 DSLR 카메라의 동영상모드로 360도 돌려서 찍어본 비디오 두 개를 합친 것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는데, 셀카놀이 준비를 열심히 하는 일본 커플을 째려보시는 고독녀의 모습이 나온다.^^

우리가 호숫가를 떠날 때까지 저 커플은 셀카놀이에 열심이었고, 고독녀는 계속해서 그들을 바라보고 계셨다. 쉽게 걸어내려왔던 1마일의 내리막길을 다시 주차장까지 올라가는데는 30분 이상 걸린 것 같다.

다 올라와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한 번 더 마지막으로 에머랄드베이를 보고 싶어서, 주차장 앞쪽의 바위언덕에 올라갔다.

미국으로 이사와서 처음으로 방문한, 이번 9박10일 여행에서 중요 목적지중의 하나였던 레이크타호(Lake Tahoe)와의 첫만남을 뒤로 하고, 다시 차에 올라서 바로 위쪽에 있는 타호(Tahoe) 호숫가의 다른 캘리포니아 주립공원을 또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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