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이야기/2019 페루

포로이(Poroy)에서 페루레일(PeruRail) 기차타고 '마추픽추 마을' 아구아칼리엔테(Aguas Calientes)

위기주부 2020. 1. 28.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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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쿠스코에서 '한주살기' 중에 1박2일로 떠난 마추픽추 여행은 하마터면 시작부터 삐끗할 뻔 했다. 아침에 우리가 타야하는 기차가 가까운 시내에 있는 역에서 출발한다 생각했는데, 택시 안에서 기차표를 다시 확인해보니 10 km 이상 떨어진 시외곽의 포로이 역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닌가! "Estación de Poroy! Por favor~"


포로이 역까지 택시비 30솔로 약 30분만에 도착을 했고, 아직 기차가 출발하지 않아서 한 숨 돌릴 수 있었다.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쿠스코로 날라오는 1시간반 비행기보다도 더 비싼, 쿠스코에서 마추픽추 아래 마을로 가는 페루레일(PeruRail)의 기차... 왜 대부분의 외국 여행객들이 이 비싼 기차를 탈 수 밖에 없는지를 간단히 아래에 설명해드린다.


핵심은 마추픽추 입구 마을인 Aguas Calientes는 외부와 연결된 자동차 도로가 없고, 우루밤바 강가를 따라서 옛날 만들어진 단선철도가 유일한 교통수단이라는 것이다. (위 개념도의 Vilcanota River가 우루밤바 강) 그래서 관광객들의 대부분은 Poroy에서 3시간반 정도 걸리는 비싼 기차를 타거나, 아니면 쿠스코 여행사들이 운영하는 미니버스를 타고 4~5시간 험한 산길을 달려 Santa Maria를 거쳐 Hidro-Electrica까지 간 다음에 철길을 따라 2시간 정도 걸어서 Aguas Calientes로 가게 된다. 그런고로 우리 부부가 피끓는 청춘의 배낭여행객도 아니고... 당연히 Poroy 역에서 기차를 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참고로 다른 사철인 잉카레일(IncaRail)의 기차는 쿠스코 시내의 역에서 출발하는 것도 있다고 하는데 가격이 더 비쌈)


외국인 관광객들만 탑승하는 비싼 기차답게 각 칸의 입구마다 표검사 직원이 배치되어서, 아주 깍듯이 탑승자 명단을 확인해주고 있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짜잔~ 마추픽추 여행을 준비하면서 사진과 비디오로 많이 봤던, 지붕에도 유리창이 있는 그 기차에 마침내 탑승을 했다! 기차는 작은 계곡을 따라서 우루밤바 강과 만나는 곳까지 내려가게 되는데, 중간에 기차가 잠시 반대방향으로 가는 'Z자형 스위치백' 구간도 한 번 있었다.


작은 계곡을 다 내려와서 기차가 천천히 멈추더니 갑자기 안내방송이 나오니까, 모든 탑승객들이 우루밤바 강건너 거대한 절벽의 중간쯤에 하얀 물체들을 보기 시작했는데,


전날의 성계투어에서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를 구경하고 나오며 봤던 (여행기를 보시려면 클릭), 절벽에 매달린 캡슐호텔인 스카이롯지(Skylodge Adventure Suites)의 3개 객실과 식당 건물들(?) 이었다.


단선철로는 Pachar 마을에서 우루밤바 강과 만나게 되는데, 마을의 건물들 바로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구간이 많다. 잔디밭 운동장에 축구골대가 있는 이 건물은 학교인가?


우루밤바 강(Urubamba River)에 놓여진 철교를 지나려고 하는 파란색의 페루레일 531번 기관차~


계속 비가 내려서 흙탕물이 흘러가는 우루밤바 강의 모습인데, 위쪽은 그래도 이렇게 비교적 잔잔한 모습이지만 하류로 내려가면서 강폭이 좁아질 수록 급류로 바뀌게 된다. 잠시 후에 Ollantaytambo 역에 정차해서는 비어있던 몇 자리에 손님을 태운 후에 다시 출발을 했다.


옆자리를 보면 이렇게 위아래 두 개의 창문으로 바깥 풍경을 볼 수가 있는데,


위쪽만 보면 비구름이 감싼 절벽의 바위산들이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것 같았다. 이후로 앞서 설명한 것처럼 단선철로 하나 겨우 놓여진 깊고깊은 계곡 속으로 들어가서, 몇 번 터널도 통과한 후에 마추픽추 역에 도착하게 된다.


아구아스칼리엔테스(Aguas Calientes) 마을에 있는 기차역은 의외로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잘 지어져 있었다. 하지만, 빗소리가 들리는 저 출입구 바깥쪽으로 나가게 되면...


여기가 외부와 연결된 자동차 도로도 전혀 없는 안데스 산맥의 한 가운데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위 사진의 역사는 뭔가 조용하고 한적해 보이지만, 사람들을 따라서 출구로 나가는 순간에 분위기는 180도 반전이 된다.


기차를 타고 도착한 관광객들을 마중나온 호텔의 직원들과 또 숙소를 정하지 않은 사람들을 호객하는 사람들로 아주 시끌벅적했다. 그리고는 또 저 녹색 철문을 지나면 나오는 미로같은 기념품 가게들의 숲을 통과하고 나서야 마을을 만날 수 있었다.


우루밤바 강의 지류로 '뜨거운 물'이라는 뜻의 Aguas Calientes 개울을 중심으로 좌우에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데, 우리의 숙소는 왼편으로 거의 제일 끝까지 걸어가야 했다. 왠지 이유없이 정이 가는 이 마을의 여기저기를 빗속에 둘러본 이야기는 다음편에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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