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의 여행지들

옛날 LA 동물원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올드주(Old Zoo) 트레일과 비콘힐(Beacon Hill) 정상의 풍경

위기주부 2020. 7. 2.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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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여행객에게는 필수 방문코스인 천문대로 유명한 그리피스 공원(Griffith Park)과 그 남쪽의 고급 주택가 로스펠리즈(Los Feliz)는 섬뜩한 저주와 유령의 이야기가 가득한 곳이다.


다행히 귀신들은 더 이상 안 나올 것 같은 구름 없는 아침에, 옛날 LA 동물원의 입구에 도착을 했다. (구글맵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여기부터 동쪽으로 LA강(Los Angeles River)까지의 넓은 평지가, 이 부근 모든 땅의 첫번째 주인이었던 Jose Vicente Feliz의 펠리즈 목장(Rancho Los Feliz)이 1790년대에 만들어졌던 곳이다.


입구에서부터 눈에 띄는 저 '벌바위' 비락(Bee Rock)은 한국 같았으면 딱 자살바위로 불렸을 것 같은데... 펠리즈 집안의 마지막 상속녀였지만 1863년에 이 목장과 땅을 모두 빼앗겨서, 이 땅과 그 주인들에게 대대로 저주를 내린 Doña Petronilla의 얼굴이 저 바위에 나타난다는 전설이 있다.


1912년부터 1965년까지 LA시의 동물원이 있던 곳이라서, 당시의 철제 동물우리가 이렇게 그대로 남았는데, 이 산책로에서 밤에는 이상한 동물 울음소리가 난다는 정도의 이야기는 애교로 들어줄 수 있다. (지금의 LA 동물원은 여기서 북쪽으로 2마일 떨어진 곳으로 이전했는데, 여기 클릭하시면 간단한 포스팅을 보실 수 있음)


스프링클러가 잔디밭에 물을 주고 있는 평화로운 풍경의 올드주 트레일(Old Zoo Trail) 가운데 잔디밭이지만, 밤이 되면 이 땅의 마지막 주인이었다가 1896년에 LA시에 기부를 해서 자신의 이름을 딴 공원을 만든 그리피스(Griffith J. Griffith)가 말을 타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종종 목격이 되는 곳이란다.


이 산책로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인 공을 들여서 만든 동물을 전시했던 공간이 잔디밭 옆으로 만들어져 있다.


옛날에는 사자들이 살았을 것 같은 공간에 지금은 방문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피크닉테이블이 놓여있다~^^


이 전시관들은 정면에 보이는 구멍들을 통해서 사육사와 동물이 출입을 할 수 있도록 언덕 뒤쪽으로 연결이 되어 있었다.


위쪽으로 또 다른 동물을 전시했던 우리가 몇 개 더 나오고 옛날 동물원의 흔적은 끝나지만, 트레일은 계속 이어진다.


안내판의 공원지도에서 이 부근만을 잘라낸 것인데, 유명한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는 왼쪽 아래에 보인다. 지도의 위쪽 가운데 Lower Old Zoo Trail을 끝내고 그냥 주차장으로 돌아갈까 하다가, 아침운동으로는 좀 부족한 것 같아서 비콘힐(Beacon Hill)까지 올라가보기로 했다.


공원안내에는 Fern Canyon Trail을 따라서 빙 돌아서 언덕으로 올라가라고 되어 있지만, 가이아GPS 앱에는 Lower Beacon Trail로 조금 가다가 바로 능선을 따라서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다고 나와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여기를 클릭하면 가이아GPS로 기록된 전체 하이킹 코스와 기록을 보실 수 있음)


거의 직선으로 능선을 따라 봉우리로 올라가는 등산로라서 경사도 급하고, 또 이렇게 쓰러진 나무들도 많아서 제법 힘들게 20분 정도를 올라가서 정상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한국으로 치면 봉화대가 있어야 할 장소라서 '비콘(Beacon)' 언덕이라고 부른 것 처럼, 근처 시가지 전망이 잘 보여서 힘들게 올라온 보람이 조금은 있었다.


북동쪽으로는 글렌데일(Glendale) 중심가의 빌딩들이 가까이 보이고,


북쪽으로 '캘리포니아의 경부고속도로'라 할 수 있는 5번 골든스테이트 프리웨이(Golden State Freeway)와 그 바로 오른쪽을 따라 흐르는 로스앤젤레스 강(Los Angeles River)이 보인다.


남쪽으로는 역시 LA 다운타운의 고층건물들이 보이는데, 여기서 보는게 대한항공 로고가 선명한 인터콘티넨탈 빌딩을 중심으로 좌우로 가장 넓게 보이는 것 같다. 볼 거 다 봤으니 하산~^^


주차장을 지나서 차를 세워둔 곳으로 돌아가는 길에 볼거리들이 또 있는데, 1926년에 처음 만들어져 1937년에 이 자리로 옮겨졌다는 이 회전목마, 메리고라운드(Merry-Go-Round)는 68개의 목마를 하나하나 다르게 나무로 조각해서 보석(?)으로 치장을 했고, 1500곡이 자동으로 연주되는 파이프오르간까지 있어서 그리피스 공원의 명소라고 하는데... 아쉽게도 코비드19 때문에 운행을 안 해서 셔터로 완전히 닫아놓았다.


다른 볼거리는 셰인스인스피레이션(Shane's Inspiration)이라는 이름의 어린이 놀이터로, 장애가 있는 아동들도 모두 함께 놀 수 있는 놀이시설을 설치한 놀이터의 원조격이라고 하는데, 역시 현재는 폐쇄된 상태라서 가까이서 둘러볼 수는 없었다.


다양한 높이에 백보드의 색깔과 모양이 제각각인 농구골대들만 멀리서 구경하고는 차로 돌아갔다. 여기 공원의 메인주차장과 회전목마, 놀이터가 있는 곳에는 공원본부 건물과 비지터센터도 있는데... 직원들이 퇴근하면 불이 꺼진 건물의 창문으로 이 곳에 저주를 내렸던 도냐 베드로닐라(Doña Petronilla)의 유령이 조용히 밖을 내다보고 있다고 하므로, 혹시 해질녘이나 밤에 그 앞으로 지나가시는 분들은 그녀를 보더라도 놀라지 마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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