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는 1월에 보스턴으로 돌아가서 눈구경을 실컷 했지만, 우리 부부는 올겨울에는 눈은 못 보는구나 포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3월 중순에 갑자기 LA지역에 한파와 함께 뒷산에는 폭설이 내려주실 줄이야...^^ 그래서, 자동차로 최대한 높이 올라갈 수 있는 곳으로 목적지를 골라서, 김밥 점심도시락 챙겨서 눈구경을 떠났다.
LA에서 5번 프리웨이로 1시간여를 달리다가 프래지어파크(Frazier Park) 방향으로 빠져서, 로스파드레스 국유림(Los Padres National Forest)의 마운트피노스(Mt. Pinos)로 올라가는 도로가 시작되는 곳, 그 동네 사람들이 "Y"라 부르는 삼거리까지 운전해서 가는 동영상이다.
원래 계획은 이 Cuddy Valley Rd를 끝까지 달려서, 해발 약 2,540 m의 주차장까지 올라가는 것이었지만, 어제까지 눈이 내려서인지 올라가는 길을 입구에서부터 막아놓았다. 아쉽지만 여기도 이미 해발 약 6천피트(1,830 m)나 되어서 설경을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 겨울파카와 털모자, 장갑까지 중무장을 한 후에 차에서 내렸다. 하늘도 파랗고 구름도 이쁘고... (구글맵에서 Mt Pinos vehicle meeting spot으로 표시된 곳인데, 정확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산에서 내려올 때 보이는 도로표지판으로, 5번 고속도로에서 12마일을 들어온 위치이다. 또 삼거리에서 왼편으로 가면 작년의 봄꽃구경에서 마지막에 잠시 들렀던 산속 마을인 파인마운틴클럽(Pine Mountain Club)을 지나서 166번 하이웨이와 만나게 된다.
도로 바로 옆의 키 큰 소나무들 사이로 저 멀리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간다. 이 국유림에서 제일 높은 산의 이름인 스페인어 삐노스(Pinos)는 소나무(pine)라는 뜻이다.
전날까지 내린 많은 눈으로 만들어진 천연의 눈썰매장~ 삼단 눈사람 바로 뒤에 가려진 '헤드슬라이딩'하는 꼬마도 보인다.
이럴줄 미리 알고, 우리도 작년에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탔던 빨간 눈썰매를 미리 가지고 왔다. (여행기를 보려면 클릭)
우리와 같은 눈썰매에 눈을 가득 퍼담아서 머리에 이고 오시던 분인데, 몇 번 더 떠다가 트럭에 실어서 집에 가지고 가신단다~ "Good luck!"이라고 말씀드릴 수 밖에는...^^
눈썰매 타는 영상과 사진들을 하나로 묶어서 비디오로 편집한 것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는데, 작년에 요세미티에서는 무섭다고 안 타신 사모님께서도 이번에는 두 번이나 타셨다.
자기가 위로 뿌린 눈뭉치를 맞으며 즐거워하시는 분... 자기가 무슨 영화 주인공으로 착각하셨나?
커플셀카 하나 찍고는 눈썰매는 그만 타고, 언덕 위쪽으로 조금 눈을 밟으며 걸어서 올라가보기로 했다.
저 언덕 너머 어딘가에 정상고도가 해발 8,847피트(2,697 m)나 되는 피노스 산(Mount Pinos)이 있을텐데, 주차장까지 가는 도로가 열리면 아내와 함께 다시 한 번 더 와야겠다. 아마 그 때도 정상쪽에는 충분히 눈썰매를 탈 수 있을거다.
눈밭에 우리밖에는 없길래 영화 <러브스토리>나 한 편 찍을까 하다가...
눈사람이나 만들었다.^^ 눈에 본드를 뿌려놨는지, 한번만 굴려도 저렇게 흙바닥이 드러나게 두꺼운 눈이 모두 뭉쳐졌다. 그래서 표면에 묻은 흙이 안 보이도록 또 깨끗한 눈으로 덮으면서 동그랗게 모양을 만든다고 아주 힘들었다.
점심도시락으로 가져온 김밥도 눈밭에 앉아서 먹고는 차로 돌아가는데,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졌다. 주말에는 아마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눈놀이를 하러 오실 것 같은데, 국유림 안에서는 도로변에 차를 주차하는 경우에 국립공원이나 삼림청의 연간회원권 또는 5달러의 어드벤쳐패스(Adventure Pass) 일일권을 미리 구입해서 차량에 보이게 두셔야 한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