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내셔널파크(National Park) 63곳 중에서 몇 개를 가봤는지?국립공원청이 관리하는 '넓은 의미의 국립공원'인 오피셜유닛(Official Units) 400여곳 중에서는 얼마만큼 가봤는지? 모두 각각 클릭을 해서 보실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살고있는 캘리포니아 주의 스테이트파크(State Park)에 대해서는 아직 따로 정리를 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동네 근처의 이 주립공원 방문기를 쓰려다가 먼저 떠올랐다.

우리 동네 부근의 캘리포니아 주립공원들을 보여주는 지도로, 101번 고속도로 남쪽의 산타모니카 산맥과 그 너머 바닷가에 많은 스테이트비치(State Beach)와 공원이 있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지도에서 101번 북쪽으로 유일하고 큼지막한 까만 별로 표시되어 있는, 이제 소개하는 주립공원이 있다는 사실은 얼마 전에야 알았다.

LA 샌퍼난도밸리 지역의 북서쪽 끝, 챗스워스(Chatsworth)에 있는 산타수사나패스 주립역사공원(Santa Susana Pass State Historic Park)의 가장 남쪽 Andora Trailhead 입구의 모습이다. (별볼일 없는 챗스워스 마을에 대한 재미있는 설명은 여기를 클릭해서 보시면 됨^^)

공원의 이름에 '패스(Pass)'가 있으니 저 바위산 어디 너머로 고개를 넘어 지나가는 것일테고, 또 '히스토릭파크(Historic Park)'라고 하니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이렸다! 그리 알고 걸어가 보자꾸나~

그 전 주에 다행히 비가 좀 내렸다고 몰라보게 파릇해진 초원 너머로 티끌 하나 없는 여명이 밝아온다.

몇 번의 갈림길을 지나고 오르막이 시작되는 곳에서, 이제 올라갈 올드 산타수사나 스테이지코치 로드(Old Santa Susana Stagecoach Road)라는 긴 이름의 표지판이 나온다. 즉, 이제 걸어가는 길은 서부시대의 '시외버스'인 말들이 끄는 역마차(stagecoach)가 달리는 도로였다는 뜻이다.

조금 올라가다가 뒤를 돌아보니 해가 떠올랐고, 그 아래로 동그란 잔디밭과 주차장이 보이는 곳은 남부 챗스워스 공원(Chatsworth Park South)인데, 사실 저기에 주차를 하고 올라왔으면 여기까지 더 가까웠다.

 

"그런데 이거 역마차가 다니던 마찻길 맞아?" 맞다... 1859년 캘리포니아의 마지막 스페인 총독이던 Pablo Vicente de Sola의 지시로 큰 마차도 지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길로, 1876년까지 약 15년간은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를 연결하는 중요한 '도로'였다고 한다!

바퀴달린 마차는 도저히 올라갈 수 없을 것 같은 울퉁불퉁하고 심한 오르막이 거의 끝나는 곳에 이 공원을 대표하는 이러한 표식이 바위에 붙어있다. 역사적 중요성으로 인해 주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인 1974년에 이미 국가사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로 지정이 되었단다.

공원의 제일 중요한 이정표라고 하니 아침햇살 받으며 증명셀카 한 장 찍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이정표를 지나 조금만 더 올라서 고개를 넘으면, 먼저 왼편으로 바위산 중턱에 지어진 집들이 보인다.

그리고, 벤츄라카운티 시미힐스(Simi Hills) 마을에 속하는 Lilac Lane Trailhead와 만나게 된다. 옛날 마찻길은 여기서 라일락레인(Lilan Ln) 길을 따라 언덕을 내려가서 지금의 자동차 도로와 만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구글맵에는 안 나오는 작은 오솔길을 따라서 계속 북쪽으로 올라가면,

제일 아래의 2차선 도로가 1895년에 새로 만들어진 마찻길을 따라서 지금의 자동차 도로가 된 Santa Susana Pass Road이고, 그 위로 1970년대에 개통된 118번 고속도로가 보인다. 사진 제일 오른쪽에 보이는 작은 주차장이 지난 1월에 일출을 보기위해 하이킹을 했던 록키피크 공원(Rocky Peak Park)의 입구이다.

가이아GPS로 기록한 트레일 경로인데, 제일 아래에서 출발을 해서 두 개의 작은 루프가 있는 경로를 '&자' 방향으로 돌았다. 제일 북쪽까지 올라가서 공원 경계를 따라 다시 내려오다가 언덕 위에서 쉬어가기로 했다.

이 날 하이킹에서 가장 고도가 높았던 길가에서 간식과 커피를 먹고는 시미밸리(Simi Valley) 주택가를 내려다 보며 한 장 찍었다. LA와 벤츄라의 경계가 되는 이 남북의 시미힐스(Simi Hills) 산맥에는 아직 2~3곳 정도 더 가볼 곳이 남아있다.

언덕을 내려오다가 정면에 보이던 전망 좋은 집... 저 잘 가꾼 잔디밭을 초원이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그래도 노래가 하나 떠올랐다~ ♪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백년 살고 싶어 ♬

다시 이정표가 있던 곳까지 돌아와서 이제 저 내리막을 따라서 내려가는데, 사진으로는 심한 경사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이 내리막은 데블스슬라이드(Devil's Slide), 즉 '악마의 미끄럼틀'이라 불렸다고 한다. 결국 이 구간을 마차가 오르고 내리는 것이 너무 위험하고 힘들었기 때문에, 지금의 자동차 도로가 된 새 마찻길이 북쪽에 바로 만들어졌고, 그래서 역설적으로 이 길은 옛모습 그대로 지금까지 보존되어 역사유적이 된 것이다.

비탈을 거의 다 내려왔을 때 쯤 오른편으로 Waterfall Trail 표지가 나왔다. "폭포라~ 또 한 번 속는 셈 치고 가보자..."

작은 바위 언덕을 하나 넘은 후에 만나는 계곡(?)을 따라서 사진 아래쪽에 다른 한 분이 올라가고 계신데, 트레일맵에도 여기서 더 올라가는 길은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멀리 골짜기 바위절벽을 줌으로 당겨서 자세히 보니,

예상대로 가운데 물이 흐른 '폭포의 자국'만 멀리서 확인하고는 주차장으로 돌아가서 트레일을 마쳤다. 이리하여 캘리포니아 주립공원은 몇 개나 방문을 했을까? 그런데 첫번째 지도를 자세히 보니 바로 우리집 근처에 또 다른 주립역사공원이 하나 더 있어서, 방문기록 정리는 그 곳까지 가 본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Posted by 위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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