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 그냥 '더밸리(The Valley)'라고 하면, 산타모니카 산맥 북쪽의 넓은 샌퍼난도밸리(San Fernando Valley)를 말하는 것으로, LA시 인구의 약 절반에 가까운 175만명이 우리 부부를 포함해 살고있다. 그 밸리의 서쪽 경계가 되는 시미힐스(Simi Hills)라는 작은 산맥이 있다는 것을 엔시노(Encino)로 이사온 후에 근처 하이킹 코스를 찾아다니다 알게 되었는데, 이제 그 산맥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에 올라갈 차례이다.

101번 프리웨이를 서쪽으로 20분 정도 달려 린데로캐년로드(Lindero Canyon Rd) 북쪽으로 빠져, 거의 끝까지 들어간 후에 King James Ct라는 막다른 길에 주차했다. 이 날 트레일헤드에 도착한 순위는 위기주부가 1등, 오른쪽 끝 하얀 차가 2등, 그 다음이 3등이다. 앗싸! 금메달~^^

구글맵에서 'China Flat Trailhead'로 찾으면 정확히 나오는 곳으로, 한적한 산속 주택가의 막다른 길에 따로 주차장은 없고 그냥 도로변에 주차하면 된다.

밤은 아니고 새벽이지만... 언덕 위에 걸린 밝은 달을 보니까, 얼마전에 본 한국 드라마에서 달을 보며 동미를 떠올릴 때 나왔던 노래가 생각났다~ ♪ 달 밝은 밤에 그대는 누구를 생각하세요 잠이 들면 그대는 무슨 꿈 꾸시나요 ♬

여기도 시미힐스 특유의 누런 돌산 풍경인데, 정면에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가 목적지인 시미피크(Simi Peak)이다. 하지만 바로 올라가는 트레일은 없고 오른쪽으로 한참을 빙 돌아서 일단 고개를 넘어가야 한다.

밝아오는 하늘 아래로 하이킹을 시작한 주택가가 내려다 보이는데, 고속도로로 이미 산맥을 서쪽으로 넘어왔기 때문에, 여기는 벤츄라카운티(Ventura County)의 사우전드옥스(Thousand Oaks) 지역이다.

고개에 거의 다달라서야 지금 걷는 트레일 이름이 적힌 표지판이 나왔는데, 그 아래에 Palo Comado Cyn Tr 1.4 mi 표시가 있다. 여기는 지난 1월에 하이킹을 했던 산타모니카마운틴 국립휴양지에 속하는 치즈보로/팔로코마도 캐년(Cheeseboro/Palo Comado Canyons) 지역으로 여기를 클릭해서 당시 산행기와 지도를 보실 수 있다.

고개를 넘어가면 산속에 숨겨진 넓은 분지인 차이나플랫(China Flat)이 나온다. 1890년대 철도건설 노동자로 일하던 중국인들이 이 외진 곳에 텐트를 치고 모여 살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떡갈나무들 사이로 산악자전거를 타고 오시던 분이 이 날 처음 마주친 사람이다. 여기서 서쪽으로 Simi Peak Trail을 찾아가야 하는데, 따로 표지판은 보지를 못했던 것 같다.

서쪽으로 걸으니 아침 해가 긴 그림자를 길 위에 만들어서, 한 발 들고 그림자셀카 한 장을 찍어봤다.^^

트레일 옆으로 연방정부 땅이니까 출입을 금하는 표지판인데, 국립공원청(National Park Service)의 화살촉 마크가 정말 반가웠다~ 이로써 여기가 National Park System에 속하는 땅인 것이 확인되었으니, 이 글은 '국립공원 여행기' 카테고리에 넣기로 했다.

꼭대기에는 성조기까지 등장을 해주시는데 국립공원이라고 연방정부에서 세워놓은 것은 아니고, 보통 이 산을 오르는 사람들 중에 애국적(patriotic)인 분들이 자발적으로 설치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산의 정상에 국기를 세워두는게 미국에서 흔한 일은 아닌데, 마지막으로 본 것은 아마도 5년전 샌가브리엘 산맥의 마운트 베이든파웰(Mt Baden-Powell)이었던 것 같다.

LA와 벤츄라 사이에 있는 시미힐스 산맥에서 가장 높은 해발 2,405피트 (733 m) 시미피크(Simi Peak)의 정상에 섰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남쪽으로는 멀리 산타모니카 산맥(Santa Monica Mountains)이 동서로 뻗어있는 것이 보인다.

여기서 서쪽 능선의 다른 한 곳을 더 들렀다가, 저 아래 송전탑이 세워져있는 쪽으로 루프를 만들면서 내려갈 예정이다.

북쪽으로는 벤츄라카운티의 시미밸리(Simi Valley)로 파란 저수지는 바드레이크(Bard Lake)이고, 사진 제일 오른쪽 작은 언덕 위에 보이는 큰 건물이 옛날에 방문했었던 대통령 기념관인 레이건라이브러리(Reagan Library)이다. (여기를 클릭해서 여행기를 보실 수 있음)

가이아GPS로 기록한 이 날의 루프트레일 경로인데, 두번째 찾아가는 목적지는 오크브룩 지역공원(Oakbrook Regional Park) 안에 표시된 튀어나온 경로의 끝에 있다.

지도에 폭포(falls)나 아치(arch)라는 표시가 있으면 꼭 직접 찾아가봐야 직성이 풀리는 위기주부~^^ 이 동네사람들 말고는 거의 찾아오는 사람이 없을 것 같은 코바아치(CoBa Arch)의 모습이다.

또 오래간만에 DSLR을 바위에 놓고 타이머로 전신셀카를 찍었는데, 10초만에 저기까지 뛰어 올라는데 힘들었다!

나름 아치의 규모도 크고, 바위 아래로 보이는 사우전드옥스 주택가의 풍경도 멋있었다. 오른쪽에 보이는 명판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 저 위치에 내가 가져다 놓은 것이고, 다시 안전하게 바위 아래에 놓아두려고 들었다가 뒷면을 보니까...

아마 14살로 죽은 아이를 추모하는 듯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인터넷에서 가운데 B를 대문자로 쓰는 '코바(CoBa)'라는 아치 이름의 유래와, 또 이 코디(Cody)라는 사람 이름과의 관계를 찾아봐도 잘 나오지가 않았다. 무슨 사연이 있는 것 같은데... 처음 소개한 이선희 노래의 제목처럼 <알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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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위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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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셀카.. 대단한데요. 카메라와 사진의 거리도 그렇지만.. 지형 때문에 10초에 저렇게까지 대단하십니다. ㅎㅎ
    그림자 사진도 아주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

    2021.04.11 07: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거리는 그렇게 멀지 않구요, 그냥 몇 번 찍다보니까 요령이 생겨서...^^ 블로그 방문 감사합니다~

      2021.04.11 16:37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