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말리부에서 북서쪽으로 멀리 모로베이까지 해안과 내륙지방에 살던 아메리카 원주민이 추마시(Chumash) 부족이다. 즉, 지금의 벤츄라/산타바바라/샌루이스오비스포 카운티 지역으로, LA에서 벤츄라로 넘어가면 추마시 인디언과 관련된 장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미국 연방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훌륭한 인디언 문화센터와 원주민의 거주시설을 복원해놓은 곳이 있는데, 8월의 첫번째 하이킹은 거기서 시작하기로 했다.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 트레일을 시작하는 곳에 세워진 가운데 안내판을 보면... 제일 위에 씌여진 Wendy Trail 오른편엔 국립공원청 마크, Culture Center 왼편엔 추마시 문양, 그리고 Point Mugu State Park 오른편엔 캘리포니아 주립공원 마크가 각각 새겨져 있다.

산타모니카마운틴 국립휴양지에 속하고 미국 국립공원청(National Park Service)이 직접 관리하는 랜초시에라비스타/샛위와(Rancho Sierra Vista/Satwiwa) 구역의 지도로, 위기주부가 주차한 곳은 가장 오른쪽에 표시되어 있다. 이 땅에서 1만년 전부터 거주한 것으로 추정되는 추마시 부족은 이 곳을 그들의 언어로 '샛위와(Satwiwa)'라고 불렀는데, 그 뜻은 "절벽들(the bluffs)"로 이제 그들이 신성히 여겼다는 바위절벽의 꼭대기로 올라간다.

하이킹 스틱을 들고 아침산책을 나오신 분 너머로 그 바위절벽들이 보인다. 저 쪽은 언덕 아래 풍차의 잔해가 남아있다는 Windmill Trail인데, 나는 그냥 초원을 가로질러 가는 평탄한 길을 택했다. (돌아올 때 거리가 조금 가깝다고 저 길로 왔는데, 오르락내리락 해서 더 힘들었음)

초원이 끝나는 곳에서 Old Cabin Tral을 따라 조금 남쪽으로 내려가면 Upper Sycamore Canyon Overlook 전망대가 나온다. 사진 가운데 푸른 나무들이 보이는 빅시카모어캐년(Big Sycamore Canyon)은 여기서부터 약 8마일을 흘러서, 지난 주에 다녀왔던 시카모어코브(Sycamore Cove)에서 태평양과 만난다.

상류쪽으로 방향을 틀어 협곡으로 내려가는 다니엘슨로드(Danielson Road)로 접어들면 포인트무구 주립공원(Point Mugu State Park)에 들어서는 것이다. 산책하시던 분이 다른 길로 와서 저 앞에 먼저 내려가고 계시다~

가이아GPS로 기록한 이 날 하이킹 경로로 전체거리는 약 9마일에 휴식시간 포함 6시간이 소요되었다. 협곡에는 Sycamore Falls로 표시된 폭포가 있다지만 가보지는 않았고, 작은 언덕을 지그재그로 넘은 다음에 나오는 루프를 시계방향으로 돌았는데, 경로상에 정상이 표시되어있지 않은 이유는 나중에 알려드리기로 한다. 지도 오른쪽 아래에 별도의 파란 경로상에 표시된 샌드스톤피크(Sandstone Peak)는 해발 3111피트(948 m)로 산타모니카 산맥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데, 여기를 클릭해서 5년전 '쌀포대를 지고 올라갔던' 산행기를 보실 수 있다.

언덕을 넘고 Old Boney Trail 갈림길을 지나면 골짜기 너머로 멀리 마운트보니피크(Mt Boney Peak) 정상의 동그란 바위가 보인다. 그런데 갈림길의 안내판에 골짜기로 0.3마일을 내려가면 다니엘슨 모뉴먼트(Danielson Monument)가 나온다고 되어있다. "무슨 기념비가 이런 깊숙한 산속에 있을까?"

그 모뉴먼트는 다름 아니라 Richard Ely Danielson의 묘지였다. 그는 LA 부근에서 가장 오래까지 옛모습의 대규모 농장으로 유지된 랜초시에라비스타(Rancho Sierra Vista)의 마지막 주인으로, 1970년대초 5,585에이커의 땅을 캘리포니아에 기증해서 포인트무구 주립공원이 되게 했고, 1980년에 처음 공원지도로 보여드린 나머지 850에이커도 국립공원청에 매각해서 국립휴양지가 되게 했단다. 박수 짝짝~ 그런데 십자가와 "Peace, Love, Joy"로 장식된 아치의 왼편 기둥에 엽총이 새겨져 있는 것이 상당히 특이한 느낌이었다.

묘지의 건너편으로는 굴뚝과 작은 집터가 남아있는데, 앞서 트레일맵에 표시된 것처럼 근처에 샘(spring)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2~3시간의 산책코스로 다녀갈만 하고... 이 굴뚝을 지나서부터는 무성하게 자란 나무들을 헤치며 급경사의 바위산을 정말 힘들게 올라가야 한다.

모델이 없어서 감이 오실지 모르겠지만, 대략 이런 바윗길을 기다시피 1시간 정도 올라가야 했다.

가지가 붉은 만자니타(Manzanita)라는 나무는 철쭉의 일종이라고 하는데, 이 등산로는 사람들이 자주 다니지 않아 굵은 가지들이 길을 막고있는 경우가 많아서, 팔과 얼굴이 긁히는 것을 조심해야 했다.

그렇게 힘들게 주능선까지 올라오면 남쪽으로 트레일맵에 표시되어 있던 왼편의 빅돔(Big Dome, 2912피트)과 오른편의 트라이피크(Tri Peaks, 3009피트)가 눈에 들어오는데, 산타모니카 산맥에서 2번째로 높은 봉우리이다.

그리고 작은 언덕을 하나 넘으면 나타나는 가운데 동그란 바위가 마운트보니피크(Mt Boney Peak) 정상이다. 문제는 구글맵과 위키피디아에서 Boney Peak 또는 Boney Mountain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곳은 산맥의 최고봉인 샌드스톤피크 바로 서쪽에 있는 해발 2825피트의 다른 바위산이다. 트레일앱에 따르면 저 바위 꼭대기는 해발 2953피트(900 m)로 더 높은데도 이름을 빼앗긴 이유는 바로 남쪽에 붙어있는 3009피트의 Tri Peaks 때문에 지리적으로는 별도의 봉우리로 인정되지 않아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하지만 저 아래 샛위와(Satwiwa) 마을에서 보이는 가장 높은 꼭대기로 추마시 원주민들이 신성히 여긴 곳은 지금 위기주부가 서서 동영상을 찍은 이 바위가 맞다. 정말 오래간만에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아래의 정상에서 360도 비디오를 한 번 돌려봤으니 꼭 클릭해서 그 탁트인 시원함을 느껴보시기 바란다~^^

바로 전주에 저 바닷가 언덕에 올라서도 구름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채널아일랜드(Channel Islands) 국립공원의 섬들이 서쪽에 또렷이 보인다. 왼쪽의 작은 섬이 2012년에 우리 가족이 방문했던 아나카파(Anacapa)고 (여행기를 보시려면 클릭), 가운데 큰 섬이 산타크루즈(Santa Cruz)로 그 뒤에 산타로사(Santa Rosa)와 샌미구엘(San Miguel)의 두 섬이 가려져 있는데, 추마시 원주민들은 바다를 건너서 저 섬들에도 마을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앞쪽에 하얀 시설물들은 산타모니카 산맥의 가장 서쪽에 있는 봉우리인 라구나피크(Laguna Paek, 1421피트) 정상에서 미해군이 운영하는 위성추적기지(Satellite Tracking Station)이다.

남동쪽으로는 아직 걷히지 않은 바다안개 위로 카탈리나 섬(Catalina Island)이 솟아있는데, 우리 가족 3명이 각각은 다 가봤지만 함께 가본적은 없는 특이한 기록을 가진 여행지이다.^^ 그리고 오른쪽의 바위절벽은 익스체인지피크(Exchange Peak)라는 이상한 이름의 봉우리로 지금 서있는 곳과 정확히 같은 높이인 해발 2953피트(900 m)로 공식적으로 산타모니카 산맥에서 3번째로 높은 봉우리이다.

북동쪽 아래로는 이름 그대로 산속에 숨어있는 듯한 히든밸리(Hidden Valley) 마을이 보이고,

북쪽에는 벤츄라카운티의 부촌인 뉴버리파크(Newbury Prak) 주택가와 그 아래 시에라비스타 목장의 넓은 땅이 보인다. 사진 중간에 샛위와 원주민 문화센터(Satwiwa Native American Indian Cultural Center)와 추마시 민속촌(Chumash Demonstration Village)이 자리잡고 있는데, 가끔 원주민의 문화를 체험하는 행사도 열린다고 한다. (여기를 클릭하면 지니오니님의 추마시 인디언 춤 공연관람 포스팅을 보실 수 있음)

이 날 위기주부가 정상에 1등으로 도착한 금메달이었고, 뒤이어 은메달과 동메달이 함께 올라와서 사진을 부탁해 찍었다~ (올림픽 시즌이니까^^) 나무판이 하나 놓여져 있어서 들고는 찍었는데, 앞서 설명한 것처럼 여기는 나무판에 씌인 해발 2825피트가 아니라 약 2953피트로 훨씬 더 높다. 인증사진도 찍었고, 이제 문제는 하산길인데...

구글맵에는 표시가 없고 트레일앱에만 Western Ridge Trail로 나와있는 능선을 따라 서쪽으로 한바퀴 돌아서 내려가는 길을 택했다. (이 무모한 루프트레일 사랑^^) 결론은 올라왔던 그 힘든 길보다 군데군데 더 급한 경사에 미끄럽고 위험했으므로, 가능한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시는 것을 권해 드린다.

안전을 위해서 DSLR 카메라는 배낭에 넣었기 때문에, 힘든 구간을 다 내려온 후에 핸드폰으로 돌아보고 찍은 사진으로, 가운데 두 바위절벽 사이에 나무가 보이는 곳으로 해서 정말 아찔한 경사를 내려와야 했다. 원래는 인디언 문화센터도 잠시 들러볼까 했었지만, 급격히 올라가는 기온에 간식과 물도 다 떨어져서 바로 주차한 곳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주차장 직전에 공원지도에서 주황색으로 표시된 후안바티스타데안자 국립역사길(Juan Bautista de Anza National Historic Trail)을 지나치는데, 지난 1월의 치즈보로캐년 산행기에 이 길에 대한 설명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 봄비가 내린 직후에 짧은 순간 초원이 녹색으로 뒤덮였을 때, 다시 방문해서 추마시 인디언과 스페인 탐험가들 또 목장의 이야기를 여유있게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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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위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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