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제목은 '미국서부여행'이라고 해놓고는, 여행객은 물론이고 LA에 사시는 분들도 거의 관심없는 '동네 산행기'를 부지런히 올린지도 2년이 훌쩍 넘었다. 특히 집에서 가까운 산타모니카 산맥(Santa Monica Mountains)의 여러 트레일들을 정말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소개를 했지만, 이런 글들은 꼼꼼히 읽어보시는 독자가 5명은 될랑가 모르겠다~ 하지만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본인이 좋아서 시작한 업보이니... 스스로 빨리 결자해지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일요일에도 아직 못 가본 우리 동네의 산을 또 찾아갔다.

몇 번이나 그냥 지나친 후에야 다음에는 꼭 사진을 찍어야지 생각이 들었던, Kanan Rd의 산타모니카마운틴 국립휴양지의 시작을 알리는 간판 옆에 이번에는 잊지 않고 차를 세웠는데, 아직도 여기 산 아래는 8월의 아침안개가 자욱하다.

2013년에 여기와 Las Virgenes Rd, 그리고 Point Mugu 직전 PCH의 3곳에 새로운 디자인으로 간판을 세우는데 3만5천불이 들었다고 한다. 국립공원청과 주립공원 로고에 이어 캘리포니아 문양이 또 있는 이유는 SMMC(Santa Monica Mountains Conservancy)MRCA(Mountains Recreation & Conservation Authority)라는 별도의 두 주정부 기관에서도 이 곳 관리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두 개의 터널을 지나며 산 위로 올라와 멀홀랜드하이웨이(Mulholland Highway)와 만나는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자마자 나오는 입구로 들어온 이 곳은 국립공원청(Natonal Park Service, NPS)이 직접 관리하는 록키오크(Rocky Oaks) 공원이다. 정면의 안내판과 홈페이지에 공원지도가 있지만, 이 곳은 약간의 트레일이 전부인 재미없는 곳이라서 그냥 아래의 하이킹 기록만 보여드리는 것으로 충분하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위와 같은 경로를 반시계 방향으로 한바퀴 도는 거리는 1.4마일에 시간은 딱 30분 소요되었다. 가운데 하늘색으로 표시된 것은 연못이고, 전체적으로 심한 경사도 없는 작은 산책로이다.

조금 걸어가면 그늘이 정말 좋은 커다란 오크나무들(Oaks) 아래에 벤치들이 부채꼴로 놓여있는 야외극장이 나온다.

둑을 올라서면 연못이 나와야 하는데, 올해 극심한 가뭄으로 물 한방울 없이 모두 말라버렸다~ 이 사진에는 당연히 안 보이지만, 내가 둑에 올라서는 순간에 저 아래에서 모여있던 토끼 10마리 정도가 뿔뿔이 뛰면서 노란 덤불 속으로 숨었다.

Kanan Rd 건너편의 언덕 꼭대기에 저 멋지고 으리으리한 건물은 앞서 트레일맵에도 표시가 되어있던 Malibu Rocky Oaks Estate Vineyards라는 와이너리이다.

연못을 지나면 이렇게 철조망으로 막혀있는 도로를 만난 후에 방향을 틀어서 약간의 언덕을 올라가게 된다.

지금은 노란 풀만 가득한 연못을 만들기 위해 쌓은 둑이 보이고, 그 너머 Mulholland Highway 건너서 남쪽 언덕에는 산비탈에 계단식으로 심은 작은 포도밭들이 보인다.

언덕 군데군데에 이렇게 큰 바위들이 있는 지형에 참나무들도 자라고 해서, 이름을 록키오크(Rocky Oaks)로 지었나 보다.

루프트레일에서 조금 벗어나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서 남쪽을 자세히 내려다 봤다. 교차로 남서쪽에는 많은 트럭과 커다란 천막이 세워져서 무슨 행사를 준비하는 듯 했다.

남쪽 포도밭 언덕의 꼭대기에 있던, 이탈리아 토스카니가 부럽지 않을 것 같은 저택인데... 구글맵으로 찾아보니 시엘로팜(Cielo Farms)이라는 와이너리 겸 이벤트하우스로 제법 유명한 곳이었다.

둑을 따라서 걸어가는데 망사를 씌워놓은 꽃이 하나가 쓰러져 있어 바로 세워줬는데, 그 앞에 하얀 코팅된 종이가 놓여 있다.

꽃이 씨가 잘 열릴 수 있도록 백을 씌워놓은 이 식물은 밀크위드(milkweed)라는 캘리포니아 고유종인데, 커다란 제왕나비(monarch butterfly)의 애벌레가 이 식물의 잎사귀만을 먹고 자란다고 한다. 그래서 밀크위드 풀이 많아지면 모나크 나비의 개체수도 증가하기 때문에 이렇게 씨앗이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이다.

둑을 다 지나서 루프트레일을 돌았던 삼거리로 돌아와서, 이제 오른쪽 길로 주차장으로 돌아간다.

트레일을 마치고 돌아와도 주차장은 여전히 텅텅 비었다... "너무 쓸데없는 구석까지 찾아왔나?" 그렇다고 이렇게 간단히 끝날 일요일 하이킹이 아니고, Mulholland Highway를 따라서 동쪽으로 다음 목적지를 찾아간다.

그런데 도로가 막혀있다~ 이 언덕 아래쪽이 급경사의 커브길로 악명높은 스네이크카스팟(The Snake Carspot), 또는 멀홀랜드스네이크(Mulholland Snake)라 불리는 구간인데, 마지막에 설명할 산불 이후로 현재는 통행이 금지된 상태이다. "그런데, 너희 바이커들은 무시하고 가는거니?"

다시 Kanan Rd로 우회해서 잠시 들린 이 곳은 1983년까지 여기 살았던 헐리우드 스타의 이름을 딴 피터스트라우스랜치(Peter Strauss Ranch)이다. 이 농장은 자동차 카뷰레터(carburetor)를 발명한 Harry Miller가 1920년대에 만들었는데, 입구에 감시탑을 세운 이유는 금주령 시대에 농장에서 몰래 음주파티를 하면서 경찰이 오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그 후 1930년대에 개울을 막아서 "Lake Enchanto"라는 인공호수를 만들고, 당시 미서부 최대의 수영장과 댄스홀 등을 만들어 놀이공원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1960년경에 폐쇄된 것을 Peter Strauss가 1976년에 구입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3년전의 아래 산불로 모든 건물과 시설들이 불타서 다시 기약없이 폐쇄된 상태이다.

2018년 11월의 울시파이어(Woolsey Fire)는 지도 가운데 제일 위쪽에서 발생해 남쪽으로 101번 고속도로를 넘어 말리부 바닷가까지, 보라색 테두리 국립휴양지 면적의 절반 이상을 불태웠다. 피터스트라우스랜치는 이 산불로 폐쇄된 것을 알고 입구만 확인하려고 잠시 들린거고, 계속해서 Mulholland Highway를 동쪽으로 더 달려서 찾아간 중요한 두번째 목적지에 대한 소개는 다음편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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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위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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