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산타모니카마운틴

킹질레트랜치(King Gillette Ranch)의 인스피레이션 포인트와 산타모니카마운틴 국립휴양지 비지터센터

위기주부 2021. 8. 18.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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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블로그에 가장 많은 여행기가 작성된 국립공원은 역시 요세미티로 해당 카테고리를 보시면 34편의 글이 있다. 세쿼이아/킹스캐년은 두 개의 독립된 국립공원이지만 붙어있어 하나로 본다고 해도 세쿼이아 19편, 킹스캐년 14편의 합계 33편으로 하나 부족하다. 하지만 여기서 국립공원을 'National Park'로만 한정하지 않고, 미국 국립공원청이 관리하는 모든 'Official Units'으로 확장해서 생각한다면, 가장 많은 여행기가 작성된 곳은 산타모니카마운틴 국립휴양지(Santa Monica Mountains National Recreation Area)로 약 40편에 달한다. 그 중 이 글을 포함해서 NPS가 직접 관리하는 곳만 '국립공원 여행기>산타모니카마운틴' 카테고리에 작성해서 12편이고, 주립공원 등에 포함된 나머지 장소들은 다른 카테고리에 흩어져 있다.

아마도 '산타모니카마운틴' 카테고리의 마지막 글의 배경이 될 것 같은 이 곳은 킹질레트랜치(King Gillette Ranch)로, 우리 모두가 아는 바로 그 질레트 면도기를 개발한 King C. Gillette가 면도날 팔아서 번 돈으로 1920년대에 만든 목장이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유칼립투스 나무가 좌우로 늘어선 입구를 따라 들어가면 앤서니C베일렌슨 비지터센터(Anthony C. Beilenson Visitor Center)가 나온다. 그는 1977년부터 20년간 미연방 하원의원으로 일했는데, 1978년에 산타모니카마운틴 국립휴양지 법안의 의회 통과를 주도했다고 한다.

비지터센터는 하이킹을 마치고 돌아보는 것으로 하고, 일단 다리를 건너서 오른쪽 언덕으로 올라가는 트레일을 찾아간다.

스토크스 크릭(Stokes Creek)의 개울물을 끌어서 작은 호수를 만들어 놓았는데, 극심한 가뭄에 이 정도 물이 있는 것으로 봐서 아마 인공적으로 물을 공급한 것 같다. 그런데, 오래간만에 들어본 'Stokes'라는 단어 때문에...

갑자기 수십년전 대학교 공학수학 시간에 배웠던 위의 스토크스 정리(Stokes' theorem)가 떠올라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스토크스 정리는 3차원 공간 상의 매끄러운 곡면 위에서 벡터장의 회전(curl)을 적분한 값은 그 곡면의 경계인 폐곡선에서 벡터장을 선적분한 값과 같다는 정리이며..."

이 건물은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것으로, 아마도 2005년에 주정부에 이 땅을 3천5백만불에 팔고 떠난, 마지막 소유주였던 Soka University가 대학의 강의실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국립휴양지 홈페이지의 지도를 클릭해서 보실 수도 있지만, 이번에도 가이아GPS로 기록한 트레일맵으로 대신한다. 킹질레트랜치는 Mulholland Highway와 Las Virgenes Rd가 교차하는 사거리의 남동쪽에 있고, 위의 경로를 반시계 방향으로 한바퀴 도는 거리는 1.6마일에 35분이 소요되었다. 루프트레일의 목적지는 Inspiration Point 전망대인데, 이름을 짓는데 영감(inspiration)이 안 떠오르면 그냥 '영감 전망대'라고 하는게 유행이었는지, 이 블로그에 등장하는 서로 다른 8번째 Inspiration Point...^^

그 인스피레이션 포인트(Inspiration Point)에서 목장을 내려다 본 모습으로, 바로 아래에 지나친 대학교 건물과 농구장이 보인다. 가운데 보이는 3층 건물은 기숙사로, 1952년에 이 목장을 구입한 밥호프(Bob Hope)로부터 기증받은 클라렛 수도회(Claretian Missionaries)에서 건설한 것이고, 그 왼편으로 나지막히 최초의 랜치하우스가 보인다.

서쪽 Las Virgenes Rd 너머로는 바로 말리부크릭 주립공원(Malibu Creek State Park)이다. 일요일 오전인데도 넓은 유료주차장에는 차들이 별로 없지만, 이리로 올 때 보니까 Mulholland Hwy 도로변에 무료주차하고 주립공원으로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Grassland Trailhead 전후좌우로는 차들이 빼곡했다. 공원 안에서 제일 유명한 락풀(Rock Pool) 트레일매시(M*A*S*H) 촬영장소, 그리고 멀리보이는 제일 높은 바위능선인 카스트로크레스트(Castro Crest) 트레일 포스팅을 각각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정상은 헬기가 착륙할 수 있을만큼 넓고 평평했는데, 그래서 360도 동영상을 찍기 위해서는 가장자리를 따라 걸어야 했다.

인스피레이션 포인트에서는 안 보이고, 바로 남쪽의 언덕에 올라가면 발아래로 서반구에서 가장 큰 힌두교 사원중의 하나라는 말리부 힌두템플(Malibu Hindu Temple)이 보인다. 역시 여기를 클릭하면 4년전에 한국에서 오신 부모님을 모시고 저기를 방문했던 포스팅을 보실 수 있다.

루프트레일을 돌아서 내려오면 앞서 설명한 3층의 기숙사 건물의 입구와 만난다. 클라렛 수도회가 1970년까지 수도원으로 사용하고 그 후 신학대학인 Thomas Aquinas College에 빌려줬다가, 1977년에 뉴에이지 종교단체인 Church Universal and Triumphant에 매각했다. 그리고는 앞서 언급한 Soka University가 그 종교단체로부터 1986년에 이 목장을 구입해서 대학교로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잔디밭 너머로 1929년에 완공한 25개의 방이 있는 질레트맨션(Gillette Mansion)이 보이는데, 오른편의 아치를 통해서 비지터센터로 돌아가게 된다. Spanish Colonial Revival 건축양식으로 지었다고 하는데, 쉽게 말해서 이 땅이 스페인 식민지 시절이던 옛날 스타일의 복고풍 건물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면도기의 왕' 질레트는 1932년에 사망하고, 당시에 가장 잘 나가던 영화감독인 Clarence Brown이 1935년에 구입해서 헐리우드 최고의 스타들이 모이는 파티장소로 사용하다 1952년에 Bob Hope에게 매각한 것이다. 순서를 뒤죽박죽으로 쓰기는 했지만, 이 랜치의 주인과 용도가 바뀐 역사를 모두 알려드렸다~

하이킹을 마치고 주차한 비지터센터로 돌아왔는데, 입구쪽의 이 건물은 원래 목장의 마굿간(horse stables)이었단다.

산타모니카마운틴 국립휴양지(Santa Monica Mountains National Recreation Area)의 구석구석을 지난 2년여간 그렇게 찾아서 돌아다녔는데, 정작 비지터센터는 이렇게 떠나기 전에 마지막에야 방문하게 되었으니 참 아이러니하다~

기분 좋은 포도넝쿨 아래를 지나서 비지터센터의 입구쪽으로 걸어간다. 그런데...

아직 문을 안 열었다~ 흑흑... 원래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을 빼고는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었지만, 지금은 수~일요일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만 문을 연다고 한다. 뭐, 사실 위기주부는 기념품을 살 것도 아니고, 뭘 물어볼 것도 없기 때문에 굳이 들어갈 필요도 없었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기로 했다.

대신에 머리 위에 매달린 포도알을 몇 개 따서 먹어봤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라고 했는데, 8월초였지만 아직 완전히 익지 않아서 시큼했다~^^

비지터센터 마당에는 분수대가 만들어져 있는데, 질레트맨션 안마당에 있는 옛날 분수와 똑같이 만들어 놓은 것이고, 그 뒤로 화장실 건물의 벽에 국립공원청 로고와 함께 큰 지도가 걸려있다.

포도넝쿨 사이로 들어온 햇살이 산타모니카마운틴 국립휴양지 전체지도를 비추는데, 이제는 저 지도 구석구석이 모두 위기주부에게는 익숙한 곳이 되었다. 국립휴양지 홈페이지의 "Places To Go"를 보면 NPS가 관리하는 12곳의 리스트가 있는데, Woolsey Fire로 짧은 산책로가 완전히 폐쇄되어 있는 아로요세큇(Arroyo Sequit) 한 곳을 제외하고는 이로서 모두 방문한 셈이 되었으며, 그 각각의 장소에 대한 여행기는 본 카테고리에 있는 12편의 글로 보실 수 있다.

주차장에 국립공원청 로고가 그려진 푸드트럭 비슷한 차량을 발견했는데, #LARangerTroca 태그가 운전석 위에 씌여있는 산타모니카마운틴 국립휴양지의 이동식 비지터센터로 학교나 지역행사에 방문해서 공원을 소개하는 역할을 한단다. 이렇게 SMMNRA에서 모든 NPS 관리지역을 섭렵한 일요일 하이킹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차를 몰고 킹질래트랜치를 떠날 때, 왠지 시원섭섭하면서도 뭔가 이 블로그에 마침표 하나를 찍은 것 같은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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