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미국 TV방송 역사에서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보울(Super Bowl)을 제외하고, 동시에 1억명 이상이 시청을 한 TV 프로그램은 딱 하나가 있다고 한다. 최근도 아니고 옛날인 1983년에 CBS에서 방송한 미국드라마 매시(M*A*S*H)의 마지막 시즌 최종회 "Goodbye, Farewell and Amen"의 1억6백만명이다. 당시 미국 전역에서 시청률 60.2%를 기록했는데, 이 퍼센트는 미국의 모든 TV방송을 통틀어서 최고 기록으로 아직도 깨어지지 않고 있단다. (슈퍼보울도 50%를 넘긴 적이 없다고 하는데 여기를 클릭하면 위키피디아의 해당내용을 보실 수 있음)

지난 번에 캘리포니아 주립공원 방문기록을 정리하면서, 주차료가 비싸서 딱 1번밖에 안 가봤다고 했던 말리부크릭 주립공원(Malibu Creek State Park)... 조사해보니 뒷문이라고 할 수 있는 여기 레이건랜치(Reagan Ranch) 쪽은 무료주차가 가능했다. 물론 주립공원의 유명한 곳들을 찾아가려면 언덕을 넘어서 훨씬 더 많이 걸어야 되지만 말이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던 전직 대통령인 로널드레이건이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되기 전인 1967년까지 소유했던 첫번째 목장을 지나서 이얼링 트레일(Yearling Trail)이 시작된다. 처음 들어보는 yearling 단어의 뜻은 '한 살배기 동물(특히 말)'이라고 하는데, 스타워즈에서 어린 수련생들을 부르는 영글링(youngling)이라는 단어와 같은 맥락인가 보다.

등산로가 Lookout Trail로 바뀌어서 언덕을 넘으면, 물줄기가 바위산을 휘감고 흘러가는 말리부크릭 주립공원의 절경을 만날 수 있다. 물론 하늘이 파랬으면 좋았겠지만 날씨가 계속 아침에만 흐린 'May Gray'였다. 참고로 멀홀랜드 하이웨이 도로변의 Cistern Trail Parking에 무료주차를 하고, 시스턴 트레일로 여기까지 걸어오는 방법도 있다.

바위산 사이에 1903년에 만들어졌다는 높이 15미터의 작은 댐이 개울을 막아서 센츄리 레이크(Century Lake)라는 작은 호수를 만들고 있다. 언덕을 다 내려가서 비포장 도로인 Crags Rd를 따라서 호숫가까지 갈 수가 있다.

댐 위로는 안전을 위해서 막아놓아서 수초와 연잎들이 떠있는 호숫가 사진만 한 장 찍었다. 여기서 하류쪽이 10여년전에 후배가족과 함께 방문했던 이 공원에서 제일 유명한 락풀(Rock Pool)이 있는 곳으로 여기를 클릭하면 당시 여행기를 보실 수 있다. 하지만, 이 날은 이제 이 말리부 개울의 상류쪽으로 크랙스 로드를 따라서 걸어 올라간다.

중간에 개울을 한 번 건너야 하는데, 옛날에는 나무다리가 있었던 것 같은데 홍수에 쓸려갔는지 산불에 불탔는지 없어지고, 지금은 나중에 보여드릴 개울을 덮고있는 콘크리트와 이 외나무가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개울을 건넌 후에는 길이 좀 좁아져서 뭐가 나올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 즈음해서...

떡하니 오래된 군용 앰뷸런스 병원트럭이 등장을 해주시는데, 빨간 적십자의 페인트도 생생하고 타이어도 빵빵하다.

그리고는 맨 처음 언급했던 미국드라마 매시(M*A*S*H)의 촬영셋트가 있던 장소라는 안내판이 나온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드라마 제목이 육군이동외과병원(Mobile Army Surgical Hospital)의 줄임말로 M.A.S.H.나 그냥 MASH로 쓰지를 않고, 가운데 3개의 별표(*)를 넣는게 특이하다. 즉, 전쟁의 최전방에서 수술을 하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미국드라마라서 앰뷸런스를 한 대 가져다놓은 것이었다.

입구에 복원되어 있던 트럭과 같은 차종인 Dodge WC54 ambulance가 녹슨 껍질만 남아있는 뒤로 이정표(signpost)가 보이는데...

서울(SEOUL)까지 34 mi (54 km)라고 적혀있는 사인포스트! 역대 최고의 미국드라마 시리즈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 이 드라마의 배경이 한국전쟁으로 실제 의정부에 주둔했던 미국 "4077th Mobile Army Surgical Hospital"을 배경으로 하고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에서 나왔던 이정표를 2008년에 똑같이 다시 만들어 세워놓은 것이라고 함)

미국 CBS에서 1972년부터 1983년까지 11시즌 동안에 256편이나 방송된 드라마로 당시의 촬영셋트장의 배치도와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했고, 미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찬사를 받은 드라마였지만 한국의 TV에서는 볼 수가 없었고 (미군방송 AFKN에서는 방영했음), 또 한국분들이 잘 모르시는데는 이유가 있단다.

드라마의 시초가 된 로버트 알트만(Robert Altman) 감독의 1970년 영화 <M*A*S*H>의 약간 엽기적인 포스터이다. 전쟁과 병원을 소재로한 블랙코미디지만 당시 베트남전 상황과 맞물려 주목을 받아서, 칸느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오스카에서도 작품상을 포함한 5개부문 후보에 올라서 각색상을 받은 명작이다. 문제는 영화속의 한국을 베트남처럼 묘사했을 뿐 아니라 한국인을 비하하는 내용이 많았는데, 이러한 문제가 드라마의 초반 시즌에는 계속되었기 때문에 한국내 방송이 불가할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드라마는 10여년간 미국에서 최고의 히트를 했고, 그래서 이 매시 드라마 때문에 1990년대에도 한국을 베트남같은 동남아시아의 저개발 국가로 생각하는 백인들이 많았다고 하며, 한국에서는 <추적 60분>같은 방송에서 엉터리 드라마라고 비난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내기도 했다.

드라마 셋트는 모두 철거되었지만, 당시 분위기를 살려서 군용 그늘막으로 덮은 피크닉테이블을 일렬로 만들어 놓았다. 이 사진에는 이상하게 사람이 한 명도 없지만, 도착 전후로 다른 운동하거나 아침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으며. 여기서 더 산 속으로 들어가는 로스트캐빈(Lost Cabin) 트레일도 있다고 하는데... 후문에 주차하는 바람에 여기까지도 많이 걸었으니까 그냥 돌아가자~

짚차는 뼈대만 남아서 풀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고 있는데, 드라마 이야기를 마저 끝내면... 반정부, 반권위의 블랙코미디에서 왜곡된 한국에 대한 묘사는 후반 시즌에 휴먼드라마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조금씩 개선은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제작진이 한국의 미군부대를 방문해서 한국의 모습과 미군의 생활상을 고증하는 노력도 했지만, 한국내에서의 부정적인 평가와 이미 굳어버린 당시 시청자들의 인식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역사탐험을 마치고 다시 돌아나와서 다른 트레일로 언덕을 올라가니, 좀 전에 개울을 건넜던 곳에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왔던 길로 돌아갈까 하다가 언덕의 능선을 따라서 걸어가면 위 지도에서 말리부 레이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 나온다고 해서 또 루프를 만들었다. (여기를 클릭하면 가이아GPS 기록을 보실 수 있음)

힘들게 마지막 언덕을 넘으니까 깊은 산속에 숨겨진 호숫가 마을이 짠 하고 나타났다. 역시 1922년에 댐을 건설해서 만들어진 인공호수인데 호수와 주변도로가 모두 사유지인 인구 250명 정도의 작은 마을이라고 한다.

특이한 것은 호수의 이름이 말리부(Malibu)가 아니라, 공식적으로 말리보우 레이크(Malibou Lake)로 스펠링이 다르다. 10여년 전에 방문했을 때 못 가본 미국드라마 매시(M*A*S*H) 촬영장소를 구경했고, 이 말리부크릭 주립공원의 또 다른 트레일을 하기 위해서 한 번 더 방문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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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위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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