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바닷가로/바다와 해변

캘리포니아 1번 도로의 북쪽 끝과 로스트코스트(Lost Coast), 포트브래그의 글래스비치(Glass Beach)

위기주부 2021. 8. 30.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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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캘리포니아 7박8일 자동차여행의 5일째 늦은 오후, 이제 화산과 폭포와 레드우드에 이은 4번째 마지막 여행주제인 바다(sea)를 만난다~ 전편에서 소개했던 레겟(Leggett)에서 101번 국도와 갈라져 간간이 레드우드의 배웅을 받으며 달렸던 좁고 꼬불한 산길과, 또 1번도로 가장 북쪽의 적막한 해안구간을 달리는 모습을 모두 동영상으로 보여드릴까 잠시 생각했지만... 쓸데없이 길면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지는 법! 숲을 나와서 처음 바다를 만나던 그 하이라이트의 순간만 콕 찝어서 짧게 아래에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

"야~ 바다다! 바다다... 우와, 바다다~" 보통 블랙박스 영상을 올릴 때는 배경음악을 깔지만, 이 순간 만큼은 차 안에 있던 3명의 목소리를 그대로 보존하고 싶었다.^^ 바이커 2명이 서있는 곳은 아래 지도에서 1번도로가 바다와 완전히 만나는 Coast Highway Lookout인데, 마침내 바다를 만났다는 기쁨에 차를 세우는 것도 까먹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당시 운전을 하던 가이드의 음성해설도 영상에 약간 나오지만, 그 북쪽으로 약 100 km를 뻗어있는 더로스트코스트(The Lost Coast), 캘리포니아의 '잃어버린 해안'에 대해서, 그 날 오후에 지났던 유레카(Eureka)부터 숙박한 포트브래그(Fort Bragg)까지 표시된 아래의 지도로 설명을 드린다.

1930년대에 1번도로를 북쪽으로 건설하면서 펀데일(Ferndale)까지 해안을 따라 연결을 하려고 했지만, 지형이 너무 험해서 포기하고 그냥 내륙으로 틀어서 레겟에서 101번 국도와 연결했다. 그 결과 중간의 바닷가 마을들은 외지인이 거의 찾지 않으며 잊혀져 갔고,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개발되지 않은 바닷가로 남게 되었다. 특히 셸터코브(Shelter Cove) 마을의 북쪽은 BLM이 관리하는 킹레인지 국립자연보호지역(King Range National Conservation Area)으로, 남쪽은 캘리포니아의 싱킨 주립야생공원(Sinkyone Wilderness State Park)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그 거친 해안가 산악지대를 백패킹으로 종주하는 로스트코스트트레일(Lost Coast Trail)이 유명하다.

쇼어라인하이웨이(Shoreline Hwy)를 달리다가 이런 풍경은 내려서 사진을 찍어줘야 된다는 사모님 말씀에 따라 길가에 차를 세웠다. 저 멀리 겹겹이 거친 파도가 밀려오는 모습이 북쪽의 오레곤코스트(Oregon Coast)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그냥 독사진 한 장 올려보고 싶었다... 내가 이 캘리포니아 1번도로의 가장 북쪽 해안가를 운전했다는 기념으로~

드문드문 나오는 집들을 지나면서 10분 정도 남쪽으로 더 달리다가 다시 차를 세웠다. 지나온 북쪽 해안절벽을 바라보니 해가 북서쪽 바다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 절벽 위에 만들어진 집들이 보이는데, 누가 이 외진 곳에 멋진 집을 짓고 살고 있을까?

남쪽으로는 멀리 텐마일비치(Ten Mile Beach) 백사장과 모래언덕이 보이는 곳이 맥케리셔 주립공원(MacKerricher State Park)인데, 그 공원의 가장 남쪽 끝에 이 날의 마지막 볼거리가 있다.

포트브래그(Fort Bragg) 마을로 들어와서 노요헤드랜드 파크(Noyo Headlands Park)라는 표지판이 있는 곳으로 들어와 주차를 하고 서쪽 바닷가로 걸어간다.

저 아래쪽의 바닷가가 바로 글래스비치(Glass Beach), 즉 '유리해안'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얼핏 봐서는 그냥 자잘한 돌들이 있는 자갈해안같지만, 갈색으로 반짝이는 것들이 많이 보인다. 좀 더 가까이서 보면...

흰색의 투명한 유리조각들이 제일 많이 보이고, 간간이 녹색과 파란색의 유리들도 보인다. 이 곳은 1960년대까지 바닷가 쓰레기 소각장으로 사용되었는데, 그 후 정화작업으로 남아있던 금속류는 모두 수거되었지만 깨진 유리들은 그대로 두었고, 결국 몇 십년 동안 파도에 부서지고 마모되어 이렇게 모두 투명한 유리알로 남았다고 한다.

엄마와 딸이 바닥에서 몇 개를 주워보고 있다. "그거 다 쓰레기였어, 쓰레기~"

손바닥에 올려서 사진을 한 장 찍고는 다시 바닥에 돌려놓았다. 1980년대까지는 여기 해안가도 거의 유리로만 다 덮여있었는데, 반짝이는 '유리해안'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하면서 유리조각의 양이 줄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최근 10여년 사이에는 여름철에 하루 1천명 이상이 방문을 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몇 알씩만 가져가도 팍팍 줄어든다고...

그냥 바닥에서 유리조각이 가장 많이 보이는 곳을 확대해서 찍어봤다. 사실 여기서 남쪽으로 Noyo Point Rd를 따라서 좀 내려가면 유리조각이 훨씬 더 많은 해안이 나온다는 것을 가이드는 알고 있었는데, 그냥 볼만큼 봤고 무엇보다 모두 배가 너무 고팠기 때문에 빨리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이 날도 오른편에 모자를 쓰신 자원봉사자가 오후 늦게까지 글래스비치를 지키며 관광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다. 이대로 가면 유리없는 유리해안이 될 것 같아서 포트브래그 시에서는 인위적으로 폐유리를 사와서 유리조각을 만들어 뿌리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비용이나 환경문제로 없던 일이 되었다고 한다.

"뭐 먹고 싶어? 바닷가에 왔으니 해산물을 먹어야지~" 그래서 검색으로 찾은 곳은 남쪽 강가의 포구에 있는,

여기 씨팔코브(Sea Pal Cove)라는 이름이 좀 거시기한 곳이었다.^^ 저기 입구에서 주문을 하고는 날씨가 쌀쌀했기 때문에 커다란 화로(?) 가까이 자리를 잡았다.

식당의 바로 앞은 노요 강(Noyo River)이 바다로 흘러가는 곳으로, 옛날 레드우드 벌목이 한창일 때는 굉장히 붐비는 항구였다고 하지만, 지금은 관광객들이 주수입원인 조용한 포구였다.

미리 받아온 생맥주 한 잔 들고 강가에서 폼 좀 잡아봤다~ 북부 캘리포니아 7박8일 여행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면서 여기저기 구경을 했던 하루가 무사히 끝남에 감사했던 기억이 난다.

예약해놓은 숙소는 포트브래그의 제일 북쪽에 있었기 때문에, 다시 돌아와야 했던 저 길을 베란다에서 내다 본 모습이다.

옛날 목재를 운반하는 철로가 지나갔다는 푸딩크릭트레슬(Pudding Creek Trestle) 나무다리 너머 태평양으로 해가 떨어지면서 여행 5일째가 저물었다. 내일은 1번도로를 따라서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처음으로 캘리포니아 북부해안의 여기저기를 구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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