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포토맥헤리티지

버지니아 차량 안전검사를 받는 동안에, 우리 동네 알공키안 지역공원(Algonkian Regional Park) 산책

위기주부 2023. 5. 1.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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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버지니아 라우던 카운티(Loudoun County)의 동쪽 끝인 우리 동네에는 이름이 '알공키안(Algonkian)'인 도로와 공원이 있다. 이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지구의 역사에서 원시적인 생물이 나타난 지질시대인 원생대(原生代, Proterozoic Eon)라는 뜻이 먼저 나오고, 그 다음에 북아메리카 원주민의 어족인 '알공킨(Algonquian)'과 같은 말이라고 하는데, (이사 온 직후의 이 여행기 마지막에 간단히 설명한 적이 있음) 도로와 공원 이름은 둘 중에 당연히 후자의 의미로 붙여진 것이고, 발음이 길고 헷갈려서 우리 부부는 그냥 '알공'이라고 짧게 부른다.

버지니아 주는 매년 차량 안전검사(Safety Inspection)를 받아야 해서, 뒤쪽의 20년된 RX330을 대기줄에 세워놓고 도로 건너편의 공원으로 향했다. 저 차로 재작년의 기적적인 대륙횡단을 마친 다음날에 시동이 걸리지 않아 견인차에 싣는 모습을 여기를 클릭해 보실 수 있는데, 당시 캘리포니아 번호판을 단 상태로 스타팅모터를 교체하는 수리를 했던 곳이 바로 지금 집에서 가장 가까운 여기 카센터이다.^^

가이아GPS로 기록한 경로가 하늘색으로 표시되어 잘 보이지는 않는다. Algonkian Parkway를 건너서 주택가 사이로 만들어진 산책로에서 시작해, 지도 오른편 Old Sugarland Run 표시까지 갔다가 유턴을 해서, 공원의 정문에 해당하는 캐스케이드(Cascades) 길을 따라 사거리로 나왔다. 제목에는 산책이라고 했지만 1시간 20분 동안에 7 km를 걸어서 제법 힘든 운동을 한 셈이다.

파크웨이에서 시작되는 포장까지 잘 되어 있는 산책로의 입구로 풀과 나무가 온통 파릇파릇하다~

공원으로 들어와서 만나는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해 동쪽을 향해 직선으로 곧게 뻗은 숲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오른편 나무에 하늘색으로 작게 직사각형 모양으로 칠을 해놓은 트레일 표시가 희미하게 보인다.

이 길의 북쪽은 공원에서 운영하는 퍼블릭 18홀 골프장으로 지금 막 카트 뒤에 한 분이 스윙을 하고 있다. 위기주부가 골프를 쳤다면 아마 애용하는 장소가 되었겠지만, 우리 부부는 미국에 살면서도 골프를 전혀 안 치는 극소수의 한인들 중의 두 명이라서...^^

골프장이 끝나고 좀 더 걸어가면, 우리 동네를 지나는 가장 큰 지류라고 할 수 있는 '설탕땅 개울' 슈거랜드 런(Sugarland Run)을 철제 다리로 건너게 된다.

그리고 다시 주택가를 만나며 길이 좁아지는데,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 했던 여기서 좌회전을 하면, 지금까지 걸어온 포토맥 헤리티지 트레일(Potomac Heritage Trail, PHT)이 계속 이어진다.

인적이 매우 드문 길을 따라 작은 개울을 건너고 나면, 갑자기 이렇게 아주 잘 만들어진 보드워크와 트레일이 교차하게 된다. 이 보드워크는 산책로가 아니라 골프장 카트가 다니기 위해 넓게 만들어 놓은 것으로, 숲길을 조금만 더 걸어가면...

포토맥 강가에 잘 만들어져 있는 프라이빗 골프장인 워싱턴DC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Trump National Golf Club Washington D.C.)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 올드슈거랜드런(Old Sugarland Run)을 따라 PHT는 계속 이어져서, 직전에 다녀왔던 세네카 지역공원까지 연결이 되지만, 골프코스 사이로 만들어진 트레일을 더 걸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돌아섰다. 사진 오른쪽에 보면 TV 중계를 위해 만들어 놓은 타워가 보이는데, 요즘 PGA 투어의 경쟁자로 떠오른 LIV 골프 토너먼트 대회가 5월말에 여기서 열리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길에 습지보호구역(Wetland Sanctuary)을 지나 포토맥 강가까지 가볼까 잠시 고민했지만, 북쪽으로는 슈거랜드 개울을 건너는 다리가 없기 때문에, 그냥 지나왔던 주택가 쪽으로 다시 방향을 틀었다.

그 주택가 부근 숲속에 만들어져 있던 어린이 놀이터... ♪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

슈거랜드 개울을 따라 만들어진 이 트레일을 거슬러 올라가서 꼬불꼬불 찾아가면 우리집까지도 걸어갈 수가 있는데, 언제 한 번 집에서 여기까지 걸어서 운동을 와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다시 오른편의 철제 다리를 건너서, 알공키안 지역공원으로 들어가서야 마주 오는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처음 우회전 했던 삼거리에서 계속 직진을 해서 공원 정문쪽으로 향하는데, 왼편 철조망에 거대한 앗싸~ 호랑나비! ㅎㅎ

PHT를 경계로 공원 남쪽에는 카운티에서 운영하는 사회 체육시설인 Potomack Lakes Sportsplex가 있는데, 여기를 클릭해서 위성사진으로 바꿔서 직접 확인 가능하시지만, 조명까지 갖춰진 축구장 6개와

외야가 잔디로 된 야구장 4개가 모여있고, 트레일 북쪽에는 어린이 놀이터도 아주 많이 만들어져 있었다.

공원 입구 근처에 세워져 있던 안내판으로, 처음 설명했던 이름의 유래와 액티비티 소개 및 공원의 지도 등을 보여주는데, 맨 아래에 씌여진 글귀가 마음에 들어서 아래에 그냥 옮겨본다.

"Yes, the earth speaks... Its voice is in the shape of a new leaf, the feel of a water-worn stone, the color of evening sky, the smell of summer rain..."

─ Steve Van Matre, The Earth Speaks

결국 진입로 옆에 세워진 알공키안 지역공원(Algonkian Regional Park)의 간판을 산책(운동?)의 마지막 사진으로 찍었다. 대륙횡단 2호차도 역시 안전검사를 받아야 할 때가 되었으므로, 그 때는 여기서부터 강가까지 걸어간 다음에 공원의 서쪽 방향에 있는 나머지 트레일들을 또 한바퀴 돌아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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