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포토맥헤리티지

포토맥 강으로 떨어지는 폭포가 유명한 스코츠런 자연보호구역(Scott's Run Nature Preserve) 하이킹

위기주부 2023. 7. 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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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페어팩스(Fairfax) 카운티의 북동쪽 끝에 위치한 맥린(McLean, 맥클린)은 메릴랜드 주에서 포토맥 강을 건너온 워싱턴DC 외곽순환 고속도로 495번이 남북으로 지나가는 곳으로, 강을 끼고 수도와 가까운 지리적 특징으로 많은 외교관, 상하원 의원, 또 고위직 공무원과 군인들이 사는 고급 전원주택 단지로 유명하며, 특히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미국 중앙정보국 CIA의 본부가 이 지역 강변의 숲속에 위치해 있다.

같은 강변의 숲이기는 하지만, 위기주부가 하이킹을 하러 찾아간 곳은 CIA 본부는 아니고... 495번 고속도로 서쪽에 있는 스코츠런 자연보호구역(Scott's Run Nature Preserve)이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이 곳을 관리하는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설치한 안내판들이 잘 만들어져 있는데, 직사각형 모양으로 순환하는 산책로의 3면이 국립 공원에 해당하는 포토맥 헤리티지 트레일(Potomac Heritage Trail, PHT)에 속한다.

가이아GPS 앱으로 기록한 하이킹 경로로 Swinks Mill 북쪽에 주차하고 시계방향으로 한바퀴를 돈 거리는 3.5마일에 1시간반 정도가 소요되었다.

트레일맵에 물을 건너는 표시가 있어서 다리가 있는 줄 알았는데, 그냥 이렇게 콘크리트로 포장을 해놓은 길이 개울과 교차하는 것이었다.

최근에 비가 많이 내려서 아랫층 '잠수교'는 물에 잠겼기 때문에, 윗층 콘크리트 징검다리를 이용해서 개울을 건넜다.

'스콧의 개울(Scott's Run)'을 따라 넓게 만들어진 트레일을 걷는데, 약간 퀴퀴한 '물냄새'가 좀 나는 것이 거슬렸다.

두번째 다리를 또 징검다리로 건넌 후에 약간 경사가 있는 오르막을 조금 올라가면,

오르막이 끝나는 곳에 더 언덕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잘 만들어져 있고, 그 오른편 안내판에 여기 자연보호구역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다. 336에이커의 이 땅은 에드워드 벌링(Edward Burling)의 개인소유였는데, 1966년에 그가 죽은 후에 상속인들이 먼저 정부에 땅을 팔아 공원으로 만들고자 했지만, 양측의 가격이 맞지 않아서 불발되고, 결국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이 땅을 팔게 된다.

작은 언덕의 꼭대기인 Burling Cabin Site는 벌링의 오두막이 있던 자리인데, 지금은 돌로 만든 굴뚝만 남아있다. 개발사는 여기에 300여채의 고급 전원주택 건설허가를 받아서 1970년 7월에 불도저로 숲을 밀기 시작했지만, 인근 지역주민과 학생들이 연대해서 16개월 동안 각종 다양한 방법으로 공사를 지연시키는 동시에, 스스로 투표를 통해 재산세를 올리고 각종 기금을 모아서 결국 개발업자로부터 다시 땅을 사들일 수 있었단다.

옛날에 LA에서도 이렇게 언덕 위에 굴뚝만 덩그러니 남아있던 풍경을 본게 떠올라서 잠시 감회에 젖었다~ 그렇게 힘들게 만들어진 스코트런 자연보호구역(Scott's Run Nature Preserve)은 미국에서 소규모 지역사회의 '시민운동(citizen action)'을 통한 환경보호의 초기 선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단다.

돌아서서 다시 계단을 내려와, 점점 커지는 물소리를 찾아서 북쪽으로 내리막을 걸으면, 나름 이 동네에서는 유명하다는 스코츠런 폭포(Scott's Run Falls)를 먼저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다.

 

폭포수가 떨어져서 포토맥 강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은 것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물이 많아서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것이 좀 아쉬웠고, 정확한 높이를 찾지는 못 했는데 낙차가 4~5미터는 충분히 되어 보이는 제법 그럴싸한 폭포였다.

정말 오래간만에 셀카 한 장 올려보는데, 면도하고 이발도 좀 해야 할 듯...^^

강가를 따라 하류쪽으로 좀 걸어서, 이번에는 포토맥 강이 만드는 폭포(?)를 볼 수 있다는 Stubblefield Falls Overlook에 도착했는데, 무성한 나뭇잎들 때문에 여기 전망대에서는 잔잔한 강물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이 급경사를 따라 강으로 내려간 흔적을 쫓아서 가까이 가보았는데...

"강 가운데 바위들 너머로 조금 하얗게 포말을 일으키며 흘러가는 물살을 '폭포'라고 부르는 건 좀 심하지 않나?"

나무에 하늘색 직사각형 페인트 표시가 알려주는 PHT는 여기서 계속 동쪽으로 이어지지만, 전망대 이후로는 길이 좁고 경사가 급했으므로 가볍게 산책을 나오신 분이라면 삼거리에서 바로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트레일을 택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강에서 멀어지는 남쪽으로 꺽으면 길은 다시 넓어지고, 잠시 후에 이렇게 방학을 맞아서 아이들이 테니스를 배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코트 너머로 수영장도 있는 이 곳은 495번 고속도로 바로 옆의 자투리 땅에 만들어진 Langley Swim and Tennis Club이다.

잠시 트레일을 벗어나 고가차도에 올라가 확장공사를 하고 있는 '캐피탈 벨트웨이(Capital Beltway)'를 내려다 봤다. 예전에는 대륙의 서쪽 끝에 있는 LA의 405번 고속도로를 내려다 보며 하이킹을 했었는데 (포스팅을 보시려면 클릭), 이제는 동쪽 끝 워싱턴의 495번을 또 동네 하이킹에서 만나는 운명이라니...ㅎㅎ

이상과 같이 스코츠런 자연보호구역의 주요 포인트를 모두 돌아보고 Oak Trail을 따라 주차장으로 돌아오며 하이킹을 마쳤다. 나라의 수도를 지난다는 점에서 '미국의 한강'이라고 할 수 있는 포토맥강(Potomac River)을 따라서 띄엄띄엄 걸어보는 포토맥헤리티지 트레일 찾아다니기는 앞으로도 서너편이 더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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