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포토맥헤리티지

버지니아 최대의 산록 숲을 보호하는 국립 공원인 프린스윌리엄 삼림공원(Prince William Forest Park)

위기주부 2023. 8. 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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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 내셔널몰에 있는 국립공원청 소속의 많은 기념물 등은 이미 대부분 블로그에 소개를 해드렸는데, DC의 외곽과 도시 밖의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에도 상당수의 국립 공원과 역사 유적지들이 분포해 있다. 집에서 2시간 정도 거리의 그런 곳들은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찾아갈 필요가 있을만하지는 않아서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 우연히도 DC의 남쪽으로 2주간 내려갈 일이 생긴 덕분에, 그 중 몇 번은 날을 잡아서 그러한 '별로 중요하지 않은 국립 공원'들을 차례로 모두 둘러보기로 했다.

버지니아로 이사와 가구를 사러 IKEA에 다녀오는 길에 오코콴(Occoquan)이라는 예쁜 마을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 마을을 지나는 오코콴 강이 포토맥 강과 합류하는 곳에 위치한, 조지메이슨 대학교의 환경 연구소인 Potomac Science Center 모습이다. 집에서 1시간 정도 남쪽으로 내려온 곳이라서, 여기까지 온 김에 더 남쪽 버지니아와 강건너 동쪽 메릴랜드의 국립 공원 등을 찾아가기로 한 것이다.

마름모 모양인 워싱턴 시의 남쪽으로 국립공원청이 관리하는 공원들을 나타낸 것으로, 앞서 보여드린 사이언스센터는 이 지도의 거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우리 동네 별볼일 없는 국립 공원들' 시리즈의 첫번째는 거기서 95번 고속도로를 따라 20분 정도 남쪽에 있는 프린스윌리엄 포레스트파크(Prince William Forest Park)이다.

'프린스 윌리엄'이라고 하면 현재 영국의 왕세자인 Prince of Wales가 떠오르지만 당연히 그와는 상관이 없고, 공원이 위치한 카운티의 이름을 그대로 쓴 것이다. 버지니아가 영국 식민지이던 1731년에 만들어진 Prince William County는 당시 영국왕 조지2세의 셋째 아들인 윌리엄 왕자를 기려 명명했단다.

공원 입구 근처에 있는 비지터센터에 도착을 했는데, 오전의 숲속 햇살이 렌즈로 들어왔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여기 숲은 1930년대 뉴딜 정책에 따라 미국 전역에서 개발된 46곳의 Recreational Demonstration Area 중의 하나로, 현재 역사유적으로 지정된 4곳의 통나무 캠프가 CCC들에 의해서 만들어져서 1936년에 처음 Chopawamsic RDA로 문을 열었다.

비지터센터 내부의 전시를 둘러보는 아내의 뒷모습으로, 공원 지형도에 씌인 "The Intersection of Geology" 또 그 위에 매달린 "At Nature's Crossroads" 등의 뜻에 대해서는 맨 마지막에 설명을 드린다.

모두 별 관심이 없겠지만 예의상 공원 지도를 원본으로 올려보는데, 입구와 비지터센터는 우측 하단에 표시가 되어있고, 우리는 그 곳에서 시작하는 짧은 로렐 트레일(Laurel Trail)만 잠깐 했다.

흥미로운 역사로는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이 곳의 캠프들이, 현재 미국 CIA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OSS(Office of Strategic Service)의 훈련장소로 사용되어 사격과 첩보활동 등을 여기서 가르쳤다고 한다. 이러한 역사는 전후에도 계속 이어져 공원밖 남서쪽을 차지하는 콴티코 해병기지(Marine Corps Base Quantico) 안에 미국의 최정예 수사요원을 양성하는 FBI Academy가 1972년에 문을 열게 된다.

2015년에 시작해 시즌3까지 방송되었던 미국 ABC의 <콴티코> Quantico 드라마가 바로 여기 FBI 아카데미를 배경으로 한다.

칸쿤 여행에서 산 모자를 쓴 아내와 커플셀카 한 장 찍어서 딸에게 보내주고, 그럼 개울가까지 트레일을 시작해보자~

비지터센터 주차장 옆에 피크닉에리어와 함께 만들어져 있던 놀이터인데, 자동차에는 NPS 로고가 그려져 있고 커다란 곰이 와서 미끄럼틀을 밀어 넘어트리려 하는 모습이다.^^

밭일 하러 가시는 아낙네의 뒷모습... 산삼 캐러 가는건가?

20분 정도만에 레인저가 알려준 South Fork Quantico Creek을 건너는 나무 현수교에 도착을 했다. 개울을 건너면 South Valley Trail과 연결된다는 표지판 아래에 포토맥 헤리티지 트레일(Potomac Heritage Trail) 마크가 붙어 있어서 이 글도 해당 카테고리에 넣기로 했다.

무릎까지 올라오는 양말을 신고 달리기를 하던 저 분이 사진까지 보여주며 알려주시기를, 얼마 전에 내린 폭우로 왼편 상류쪽에서 떠내려온 나무들이 다리에 걸려서, 사진처럼 현수교가 볼록하게 휘어졌다고 한다.

반대 방향으로 찍은 모습으로 다리를 지탱하는 쇠줄들이 하류쪽으로 기울어진게 보인다. 로렐 트레일은 개울을 따라 조금 내려가서 루프로 되어있지만, 이 날 여기저기 다른 갈 곳이 많았던 우리는 그냥 내려왔던 길로 다시 뒤돌아서 주차장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주차장 옆에는 원래 하려고 했던 짧은 피드몬트 포레스트 트레일(Piedmont Forest Trail)이 있는데, 안내판에 이 숲이 왜 중요한 보호지역인가에 대한 설명이 있다. 북부 이탈리아의 '피에몬테(Piemonte)' 주명에서 유래한 이 단어는 "산의 비탈이 끝나면서 평지와 만나는 곳"을 의미하며, 한자어로는 산록(山麓), 우리말로는 산기슭 또는 산자락, 그리고 영어로는 풋힐(foothill)로 쓸 수 있다.

미동부에서 지질학적으로 해안 평야(Coastal Plain)와 애팔래치안 산맥군(Appalachian Mountains) 사이의 구릉지대를 피드몬트(Piedmont)라 부르는데, 지도처럼 뉴욕에서 앨라바마까지 넓게 분포하지만 대부분 도시와 농지로 개발이 되었기 때문에, 여기 북버지니아의 프린스윌리엄 삼림공원과 그 주변 콴티코 해병대 훈련장이 미국에 남은 가장 넓은 피드몬트 숲(Piedmont Forest)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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