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도시관광기/뉴욕

뉴욕 맨하탄의 유니언 스퀘어(Union Square) 홀리데이 마켓과 시어도어 루즈벨트 탄생지 국립사적지

위기주부 2024. 1. 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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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시들 중에서 유니언 스퀘어(Union Square)라는 광장을 가지고 있는 곳은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시애틀, 볼티모어 및 위기주부가 사는 동네인 워싱턴DC, 그리고 뉴욕시 등으로 의외로 많지는 않은 반면에, 유니언 스테이션(Union Station)이라는 기차역은 거의 모든 대도시를 포함해서 약 140개의 도시에 있다고 한다.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 2박3일 뉴욕여행의 첫 행선지는 딸의 아파트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맨하탄의 전통있는 유니언 스퀘어였다.

연말 전구장식을 한 노스폴 익스프레스(North Pole Express) 투어버스가 지나는 도로 건너편이 1832년부터 Union Square로 불리기 시작했다는 광장이다.

여기를 찾아온 이유는 연말연시에만 임시로 만들어지는 홀리데이 마켓(Holiday Market)을 잠깐 구경하기 위해서인데, 광장 남쪽에 보도블럭이 깔린 곳에만 임시 상점들이 빼곡하게 만들어져 있다.

아직 어두워지기 전이라서 가게 지붕을 따라 걸린 조명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 분위기는 잘 살지 않지만, 그래도 토요일 오후에 구경을 나온 뉴욕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참 많았다.

위기주부는 항상 여기 아래에서 지하철을 갈아타기만 했지, 위에 올라와 돌아다니는 것은 처음인데, 뉴요커 따님 말씀이... 평소에 이 광장은 불법으로 대마초를 팔고 사거나 피우는 사람들만 많은 곳이라서, 홀리데이 마켓 등이 열릴 때 빼고는 와볼 필요가 전혀 없는 곳이란다~^^

여하튼 이 날 우리 가족은 이런 전형적인 크리스마스 마켓 분위기의 가게들을 즐겁게 구경하면서 잠깐 시간을 보냈다.

광장의 남쪽에는 1856년에 세워진 조지 워싱턴의 기마상이 있는데, 모자를 벗어서 옆구리에 끼고 있는게 특이했다.

그리고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북쪽에는 망토를 감아쥐고 서있는 링컨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독립전쟁의 영웅인 라파예트(Marquis de Lafayette)의 동상과, 특이하게 1986년에는 간디(Mahatma Gandhi)의 동상도 이 광장에 세워졌다고 한다.

이제 광장 서쪽 경계인 브로드웨이(Broadway)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는데, 이 길 좌우에 들어선 파머스마켓인 Union Square Greenmarket은 연중내내 주말마다 항상 열린다. 지도를 보니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면 위기주부가 좋아하는 곳이 또 나와서 찾아가는 중이다.

E 20th St에 위치한 그 곳은 시어도어 루즈벨트 탄생지 국립사적지(Theodore Roosevelt Birthplace National Historic Site)로 뉴욕시 맨하탄에 있는 9개의 NPS Official Unit들 중에서 위기주부가 방문하는 4번째 유닛이다.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지?" 얼떨결에 예정에 없던 국립 공원 탐방에 끌려온 모녀~^^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현관 위에 걸린 명패에는 1858년 10월 27일에, 미국의 제26대 대통령인 테디 루즈벨트가 여기서 태어났다고 적혀있다. 단, 원래 집은 여기가 상업지구가 되면서 1916년에 없어지고 새로 2층의 가게가 들어섰는데, 그가 1919년에 죽은 후에 기념재단에서 바로 가게를 다시 사들여서 헐어버리고는, 옛날과 똑같은 3층 주택을 기념관으로 새로 만들어서 1923년에 오픈한 것이란다. 역시 돈 많은 집안은 달라...ㅎㅎ

입구인 반지하의 Ground Level로 내려가니 역사 선생님같은 파크레인저께서 자리를 지키고 계셨는데, 나중에 우리 투어를 진행해주실 분이다. (한 번 선생님이라고 생각이 드니까 자꾸 존댓말이 저절로^^)

책방(book store)이라고 부를만한 것은 이 책꽂이 하나가 전부였는데, 제일 위에 하얀 올빼미는 무슨 의미일까?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던 사람이라는 것을 책들의 표지만 봐도 살짝 느낌이 오는데, 전반적인 그의 삶에 대한 소개는 그가 최후를 맞이한 롱아일랜드 자택에 대한 포스팅을, 특히 그의 자연보호에 대한 노력은 DC의 기념관을 방문했던 포스팅을 각각 클릭해서 보시면 된다.

그러니까 이 곳이 블로그에 벌써 3번째로 등장하는 시어도어 루즈벨트를 기리는 넓은 의미의 국립 공원인 것이다. 전시실에는 수 많은 그의 사진과 각종 소품들이 이렇게 빼곡히 전시되어 있지만,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전시물은 역시 제일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1898년에 쿠바에서 벌어진 스페인과의 전쟁에, 그가 "Rough Riders"라는 의용병을 끌고 참전했을 때 실제로 입었던 군복과 장갑이다. 이 복장을 입고 찍은 사진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차례로 뉴욕 주지사, 미국 부통령, 그리고 대통령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사진 오른편에도 그가 입었던 하얀 셔츠와 안경집, 연설문 원고가 전시되어 있는데 모두 총알 구멍이 있다! 그가 뒤늦게 대통령을 또 하겠다고 1912년에 제3당 후보로 출마해서, 위스콘신 주의 밀워키(Milwaukee)에서 선거유세를 하다가 암살범의 총을 맞았었기 때문이다.

오후 2시반의 마지막 가이드투어에 참석한 사람들은 우리집 3명과 가운데 서있는 부부, 그리고 뒤늦게 젊은 커플이 추가되었다. 레인저 선생님께서 여기 1층 거실에서 아이패드로 루스벨트의 할아버지부터 차례로 모두 보여주시길래, 시작부터 좀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었다...

여기는 서재인데 이 재미없던 투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 두 개를 떠올린다면... 각 방의 화려한 '벽지(wallpaper)'와 테디가 어릴 때 '천식(asthma)'으로 고생했다는 것이 떠오른다. 가운데 너머의 식당에 놓인 식탁과 의자가 실제 루즈벨트 가족이 사용했던 것을 다시 가져다 놓은 오리지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2층으로 올라가서 무서운 인형이 놓여있던 놀이방에서 또 한참 테디의 천식에 대해 설명을 들은 후에,

마지막으로 그와 형제자매들이 모두 태어난 부모 침실을 둘러보았다. 그는 13세까지 여기 살다가 가족이 W 57th St의 더 큰 집을 구해 이사를 했단다. 이로써 국립공원청이 관리하는 시어도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 이름이 들어간 5곳의 공원들 중에 3곳을 방문했는데, 과연 남은 2곳도 모두 가볼 수 있을까?

유적지를 나와서 다시 브로드웨이를 따라 올라가 매디슨 스퀘어(Madison Square)도 구경을 하려고 했으나, 뉴욕답게 그 쪽에서 시위대가 이리로 내려와서 경찰이 통행을 차단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난 여름에 가봤으니 홀가분하게 건너 뛰고, 옆길로 레드라인 지하철 역을 찾아가서 타고 링컨센터(Lincoln Center)를 방문했던 이야기도 이미 소개해드렸으니 각각을 클릭해서 보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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