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가 한국으로 치면 중학생인 6학년이 되니까 음악수업을 합창, 밴드, 오케스트라 셋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서 듣는다는 것이 특이했는데, 클라리넷을 배우는 지혜는 당연히 밴드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번 학기에 두 번 이상 음악회에 갔다와서 리포트를 써야하는데, 밴드부 선생님이 미리 쉽게 갈 수 있는 음악회의 리스트를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래서, 지난 일요일 오후에 우리가 찾아온 여기는 산타모니카 대학(Santa Monica College)의 공연장인 브로드스테이지(The Broad Stage)라는 곳이다. (산타모니카 대학 캠퍼스와는 조금 떨어져 있는데,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시기 바람)

지혜가 다니는 학교와 밴드부 선생님 이름을 말하고, 우리 가족의 무료입장권을 받고있는 중이다...^^

오늘의 공연은 산타모니카 컬리지 윈드앙상블(Wind Ensemble), 즉 관악단(?)의 연주회이다. 그런데 '앙상블'의 스펠링이 저렇구나~

시간이 애매해서 일찍 왔더니 로비가 좀 썰렁하다. 밖에서 20분 정도 기다리다가, 공연시작 30분전에 입장 시작...

'브로드(broad)'라는 이름과는 달리 작고 아담한, 하지만 아주 멋있는 연주회장이었다. 그런데 여기 1층에서 보면 연주자들의 모습이 잘 보일 것 같지가 않아서 2층으로 올라갔다.

2층 제일 앞줄에 앉으니 전체적으로 잘 보이기는 하는데 좀 멀다... 그 때 우리 눈에 띈 저 오른쪽의 박스석! ㅋㅋㅋ

그래서 이렇게 박스석에 자리를 잡았다. 의자가 4개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 가족 '전용박스'라면서, 우리가 언제 또 이런 박스석을 통째로 빌려 연주회를 들어보겠냐며 흐믓해 했다.

연주자들이 들어왔는데, 정말 아주 잘 보였다. 또 소리가 들리는 것도 전혀 문제없고, 무엇보다도 박스석에서는 의자를 조금 뒤로 빼면 다른 관객들 신경안쓰고 마음껏 잘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그래서 마음껏 잤다는 말은 아님^^)

연주회가 시작되기 직전인데도 좌석이 반 정도밖에 차지 않은 것이 약간 옥의 티였다. 연주자들도 많아서 자기들 아는 사람과 레슨하는 학생들 가족만 초대해도 꽉 찰 것 같았는데 약간 의외였다.

중간의 쉬는 시간에 지휘자가 다음 곡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인데, 애석하게도 이 날 연주회의 모든 곡들은... 모르는 곡들이었다.

약 1시간 정도의 연주회가 모두 끝났다. 개인적인 음악적 수확이라면... 플루트와 하프의 조화가 아름다웠다는 것, 피콜로와 바순의 소리를 분명히 들어봤다는 것, 뒤쪽에 있는 많은 종류의 타악기들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등등이었다~ ㅋㅋㅋ 물론, 클라리넷을 2년째 배우고있는 지혜는 이런 단순한 아빠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느꼈겠지?

5분 거리의 산타모니카 바닷가에 가서 일몰을 보고 모처럼의 문화생활에 어울리는 우아한 저녁을 사먹을까 하다가, 일몰은 지난 주에도 봤는데 싶어서 그냥 집으로 돌아가 어제 먹다남은 매운탕을 데워서 저녁으로 '우아하게' 먹었다.


Posted by 위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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