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오아후(Oahu) 섬 여행계획을 아내가 세우며 여기를 갈지말지, 간다면 또 어떤 티켓을 구매할지 가장 고민했었다. 15년전에야 당연히 어린 딸과 함께 바다에서 튜브를 타고 스노클링을 하는 것이 주목적이라 후보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장소지만, 이번엔 스노클링은 일찌감치 제외했고 튜브도 없으므로 여기를 빼면 하루가 그대로 남을 정도였다. 젊은 사람들은 재미없다는 평이 많은 관광지를... 나름 편하게 잘 구경하고, 맛있게 먹고, 쇼까지 재밌게 봤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몸도 마음도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는 모양이다.

목요일 아침에 일단 하와이 최대의 쇼핑몰이라는 알라모아나 센터(Ala Moana Center)를 '오픈런'으로 찾아왔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안내판의 지도처럼 3층의 건물에 총 350개 이상의 매장이 있다고 하지만, 우리의 목적지는 사진에 보이는 상설할인매장 마샬(Marshalls) 단 한 곳이었으나... 상품의 종류나 할인률이 마지막 편에 소개할 곳에 비해 떨어져서, 1시간여만에 별 소득없이 나와서 이 날의 주목적지로 이동을 했다.

산을 넘어가면서 가이드가 빼먹을 뻔 한 누우아누팔리 전망대(Nu'uanu Pali Lookout)를 운전기사의 강력추천으로 들렀는데, 커플룩의 손님 두 분이 여기의 역사와 풍경을 모두 좋아하셨다.^^

이 날도 '바람산'이란 별명처럼 바람이 정말 세게 불었고, 하와이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이 곳의 경치 등은 앞서 링크를 클릭해서 15년전의 방문기를 보시면 된다.

폴리네시안 문화센터(Polynesian Cultural Center)는 그 옛날에 라이에 씨아치(La'ie sea arch)를 구경했던 북동쪽 해안의 라이에(Laie) 마을에 위치해 있다. 아주 크고 뾰족한 지붕이 인상적이었던 웰컴센터로 들어가게 되는데,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전체 지도를 먼저 아래에 보여드린다.

지도 좌측 하단의 Welcome Center와 뷔페 식당이 마주보고 있고, 그 우측으로 2/3 정도의 면적에 수로를 끼고 폴리네시아의 대표적 6개 '섬나라들'을 소개하는 구역이 각각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반대쪽으로는 티켓 없이도 구경이 가능한 장터(Marketplace)와 함께 이브닝쇼를 공연하는 대형 극장이 자리잡고 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폴리네시안 문화센터 방문을 다른 이유로 꺼리는 분들도 계신데, 이 곳을 몰몬교가 1963년에 만들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일하는 젊은 직원들 대부분은 인접한 교단 소속 대학교의 재학생들이고, 앞서 지도에도 선교활동을 소개하는 장소가 표시되어 있으나, 그 외에 공연과 전시에서 종교색이 드러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요일은 당연히 휴무이고 술과 카페인을 금하는 교리에 따라 식당에서 커피와 탄산음료는 특별히 관광객들에게만 제공되나, 술은 얄짤없이 무알콜 칵테일만 마실 수 있다. (모르고 방문한 손님들이 나중에 알고 환불요청을 하는 경우도 있다함!) 갑자기 연초에 봤던 뮤지컬 <북오브몰몬>에서 주인공이 커피를 마시며 종교적 타락을 보여주던 모습이 떠오른다~^^

입장해서 먼저 보트를 타고 수로를 따라 올라가면서 직원의 설명을 들은 후에, 하나씩 둘러보며 돌아 내려오는 것이 일반적인 구경법이다.

제일 북쪽의 하와이(Hawai'i) 구역에서 하선을 해서, 커다란 쌍동선(Catamaran)을 만들어 놓은 것만 구경을 하고는 바로 다리를 건너 옆 섬나라로 이동을 했다. 모델 두 분은 작년에 결혼한 딸의 발리 신혼여행 커플룩을 빌려와 입으셨다고...ㅎㅎ

타히티(Tahiti)에서는 전통 혼례식을 구경했는데, 춤을 추는 새신부 뒤에 새신랑은 가려져 있고, 마지막에는 관람객들도 다 함께 춤을 추는 것으로 끝났다.

통가(Tonga)는 남자 관람객 3명이 원주민과 함께 북을 치고 소리를 지르는 것을 경합시켰는데, 좌측에 계시는 분은 한국에서 가족이 여행을 오셔서 얼떨결에 불려 나와서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보기에 좋고 재밌었다.

배경으로 보이는 것처럼 여러 명이 함께 노를 젓는 카누를 타볼 수도 있는 모양이었다.

피지(Fiji)는 그들의 역사를 보여주는 공연을 가장 많은 출연진이 나와서 제일 길게 했던 것 같은데... 중간에 잠깐씩 깨기는 했지만 4명 모두 '휴식시간'으로 이용을 했던 듯 하다~

첫날 와이키키 시스터즈에 이은 코코넛 시스터즈(Coconut Sisters)...^^

처음 들어보는 아오테아로아(Aotearoa)란 구역이 있어서 뭔가 했더니, 뉴질랜드 섬을 원주민 마오리 언어로 그렇게 부르는데 '길고 하얀 구름의 땅'이란 멋진 뜻을 가지고 있단다.

마지막 6번째 섬나라인 사모아(Samoa)에서 막대의 양쪽에 불을 붙여서 빙빙 돌리는 가장 유명한 볼거리를 잠깐 구경했다. 이걸 '파이어 나이프 댄스(Fire Knife Dance)'라 부르는 이유는 원래 사모아 전사들이 칼을 돌리는 전통무예가 있었는데, 1940년대에 칼의 양끝에 천을 감아 불을 붙여서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지금 여행기를 쓰며 AI의 도움으로 알았다~

이제 대강 모두 둘러본 것 같아서 섬나라들 여행은 끝내려는데, 가운데 야자수들 사이로 축대 위에 쪼로미 세워진 것은 모아이 석상이 아닌가? 남아메리카 칠레의 이스터 섬(Easter Island)을 상징하는게 왜 여기 있는지 의문이 들어서 또 아래의 지도를 찾아봤다.

태평양에 떠있는 섬들을 크게 3묶음으로 나눠서, 하와이-뉴질랜드-이스터 섬을 연결하는 삼각형 안을 폴리네시아(Polynesia)라 부르기 때문이었다. (이스터 섬은 그들 원주민 언어로 '라파누이(Rapa Nui)'로 부름) 그리고 하나 더 주목할 점은 피지(Fiji)는 지리적으로는 그 삼각형 안쪽이고 유명한 관광지라 여기 폴리네시안 민속촌에 등장을 했지만, 문화와 인종적으로는 '검은 섬들'이라는 뜻의 멜라네시아(Melanesia)에 포함된단다. 거기에 사이판과 괌 및 키리바시 등의 미크로네시아(Micronesia)까지 모두 합치면, 바로 오세아니아(Oceania)가 된다. 지리 공부 끝! ㅎㅎ

섬나라들 구경을 마치고 나오다가 우쿨렐레(Ukulele) 전문 매장에 들어와 혼자 열심히 줄을 튕겨보시던 우리집 사모님... 결국 한 대를 이번 화와이 여행 기념품으로 사서 집에 들고 오셨다. "맨날 학교 종이 땡땡땡만 튕기지 말고, 빨리 연습해서 멋진 우쿨렐레 연주를 들려줘~"

저녁 식사는 하와이 전통 축제 스타일로 흙가마에서 구운 통돼지를 꺼내고 간단한 공연을 보면서 즐기는 루아우(Luau) 식당 또는 일반 뷔페 중에서 골라 예약할 수 있는데, 우리는 그냥 뷔페로 선택했다. 여기서도 그 돼지구이와 얼리지 않은 통짜 참치회를 비롯한 많은 음식과 함께 생음악도 연주를 하는 등 부족함이 없는 푸짐한 식사를 즐겁게 할 수 있었다.

마지막 메인 공연을 보기 위해 광장쪽으로 건너오니까 폴리네시안 컬쳐센터(Polynesian Cultural Center) 환영문구와 함께, 하와이 손인사 '샤카(Shaka)'의 주인공 동상이 세워져 있다. 하마나 칼리리(Hamana Kalili, 1882~1958)는 라이에 지역의 설탕 공장에서 일하다 사고로 오른손 손가락 가운데의 3개를 잃었는데, 그가 손을 흔드는 모습에서 엄지와 약지만 펴고 가운데는 접고 흔드는 현재의 손인사가 유래되었다 한다.

이브닝쇼의 제목은 <HĀ: Breath of Life>로 반원형의 야외 무대에서 75분간 공연되었다. 이 멋진 극장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예전에 페루 여행에서 봤던 전통공연처럼 그냥 여러 팀이 차례로 무대에 나와서 춤을 추는 형식이면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예상을 했었으나 완전히 빗나갔다! 현대식 무대 장치의 대형 브로드웨이 뮤지컬 스타일로 한 남자의 탄생과 성장, 사랑과 전쟁 등의 일생을 폴리네시아 지역의 춤과 노래로 자연스럽게 보여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관람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불쇼'로 공연을 마친 후에 모든 출연진들이 나와서 박수를 받으며 횃불을 들고 인사하는 모습이다. 이상으로 나름 만족스러웠던 폴리네시안 문화센터 방문을 모두 마치고 약 1시간 운전을 해서 와이키키 호텔로 돌아가는 것으로 지난 5월말의 오아후 여행 4일째가 끝났고, 이제 하와이 여행의 진짜 목적이었던 다음날 처조카의 바닷가 야외 결혼식 이야기만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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