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캐년랜드

"더 이상의 캐년은 없다!" 거대한 협곡들의 황무지 - 유타(Utah)의 캐년랜드(Canyonlands) 국립공원

위기주부 2010. 10. 29.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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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2009.6.20 ~ 2009.6.20 (1일)
컨셉: 30일간의 미국/캐나다 서부 자동차 캠핑여행
경로: Visitor Center → Green River Overlook → Grand View Point


그랜드캐년(Grand Canyon)처럼 한 눈에 들어오는 웅장함도, 브라이스캐년(Bryce Canyon)처럼 섬세한 아름다움도 찾지는 못했지만, 여기 유타주 동남쪽에 있는 캐년랜드(Canyonlands) 국립공원은 어쩌면 그 둘다, 혹은 그 이상을 숨기고 있음이 분명한 곳이다. 왜냐하면, 이 곳은 시간과 사륜구동(four-wheel drive) 자동차, 그리고 용기가 필요한 협곡들의 황무지, '미지의 땅'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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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800m에 펼쳐진 초원을 달리는 'Island in the Sky Road' 옆에 국립공원의 입구를 알리는 표지판이 서있다. 비교적 최근인 1964년에 국립공원이 된 캐년랜드(Canyonlands)는 잘 알려지지 않아서, 연간 방문객이 10만명 정도밖에 안되는데, 그것도 북동쪽에 가까이 있는 유명한 아치스(Arches) 국립공원에 오는 사람들이 잠시 시간을 내서 들리는 경우가 많은 덕분이다. 방문객이 적어 입장료도 다른 곳보다 싼 $10인데, 마침 이 날이 '아버지의 날(Father's Day)' 주말이라고 입장료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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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를 조금 지나면 나오는 소박한 비지터센터에 오전 10시가 지나 도착을 했는데, 계속 날씨가 흐린 것이 조금은 아쉬었다. 그런데, 표지판에 'ISLAND IN THE SKY' 비지터센터라고 되어있다. 이쯤에서 먼저 이 거대한 공원의 전모를 지도로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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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부 유타(Utah) 주의 동남쪽에서 콜로라도(Colorado) 강과 그린(Green) 강이 합류하는 곳인 캐년랜드 국립공원은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공원 안에는 강을 건너는 도로가 없기 때문에 3개의 지역이 'y'자 모양의 강으로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여기서 합류된 콜로라도강을 따라서 하류로 내려가면, 2005년의 미국서부여행에서 들렀던 글렌캐년(Glen Canyon) 국립휴양지와 유명한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그리고 후버댐이 있는 미드호수(Lake Mead) 국립휴양지가 강줄기를 따라서 차례로 이어지게 된다.

두 개의 강 사이에 높이 솟아 있어서 '하늘에 떠있는 섬'이라고 부르는, 북쪽의 여기 Island in the Sky 지역에서는 대부분의 우리같은 평범한 관광객들이 다닐 수 있는 곳은 빨간색 'Y'자 모양의 포장도로 주변의 포인트들 뿐이다. 이 포장도로에서 약 400m의 절벽 아래에 있는 평평한 땅인 White Rim을 따라 만들어진 회색의 비포장도로를 따라서, 강이 만든 협곡을 가까이서 내려다보며 한바퀴 돌기 위해서는 사륜구동 자동차와 최소 1박2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콜로라도강 동남쪽의 The Needles 지역을 가려면, 여기서 모압(Moab)을 지나 남쪽으로 내려가서 200km 정도를 돌아가야 하는데, 이 곳은 이름처럼 하늘로 솟은 수많은 돌기둥과 아치들이 있으며, 두 강이 만나는 것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까지 가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린강 서쪽의 The Maze 지역은 지도에서 보이는 것처럼 비지터센터와 포장도로조차 전혀 없는 진짜 황무지이다. 가장 가까운 24번 도로의 마을에서 비포장도로를 100km 달려야 겨우 입구의 레인저스테이션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하는 이 곳은 미국에서 사람이 찾아가기 가장 힘든 곳이며, 요세미티 하프돔과 함께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하이킹 코스 5곳' 중의 하나이다. 이 곳은 첩첩히 밀집된 돌기둥과 계곡, 절벽이 '미로'처럼 얽혀있어서, 잘못 들어가면 살아서 나오기가 불가능한 곳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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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터센터 안에는 공원의 모형을 보면서 트레일을 설명해주고 있는 할아버지 레인저를 비롯해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사진 오른쪽의 아내와 딸이 국립공원 방문기념 스탬프를 수첩에 찍고나서는, 쥬니어레인저 책자를 받아서는 다시 밖으로 나왔다. 다시 차에 올라서는 제일 먼저, 위의 공원지도에서 왼쪽 위에 녹색의 동그라미로 트레일이 표시된 Upheaval Dome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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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히블돔(Upheaval Dome)은 위의 항공사진처럼 중간에 솟아있는 흰색의 바위를 중심으로 반경 5km 정도의 땅이 동심원의 물결모양으로 만들어져 있는 아주 독특한 지형인데, 이름 그대로 지층이 '격변(upheaval)'을 일으켜서 만들어진 것은 분명하지만, 그 격변의 직접적인 원인이 땅속에서 일어난 폭발인지, 아니면 외계에서 온 운석과의 충돌인지는 아직도 불분명하다고 한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도로끝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는, 흰색 바위가 보이는 절벽의 가장자리까지 걸어가 보려고 했으나, 왕복에 1시간 정도가 걸린다는 안내를 보고는 그냥 돌아나왔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찾아 본 항공사진으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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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나오다가 삼거리 근처에 있는 Willow Flat 캠핑장으로 빠지는 길의 끝에 있는 Green River Overlook으로 왔다. 해발 6천피트, 그러니까 1,830m인 여기서 저 끝으로 걸어가면, 우리가 서있는 높이 400m의 절벽이 나오고, 그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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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두리만 하얀 화이트림(White Rim)의 편평한 대지와 다시 그 아래로 깊이 300m의 협곡밑을 흐르는 그린(Green) 강이 보인다. 이 때의 느낌이 말 그대로 '하늘에 떠 있는 섬(island in the sky)'에서 저 하늘속의 땅을 내려다 보는 바로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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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도로 제일 남쪽에 있는 Grand View Point는 트레일 끝까지 걸어가면 두 개의 강이 모두 보이는 270도의 시야가 나오는 곳이다. 그런데, 앞에 걸어가는 사람의 다리가 4개다~ 만화 스폰지밥(SpongeBob)에 나오는 Squidward(한국명은 '징징이')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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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걸어가면 아까와 마찬가지로 절벽아래에 또 절벽이 나오지만, 이번에는 강이 콜로라도(Colorado) 강으로 바뀌었다. White Rim의 가장자리를 따라서, 오프로드(off-road) 바이크나 사륜구동차들이 다니는 비포장도로가 만들어져 있는 것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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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절벽이 나오도록 찍어주세요~" 난간도 없는 낭떠러지에 서서 사진을 부탁하고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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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딸도 용감한 포즈로~ 사람이 너무 크게 나온다고, 조금만 더 뒤로 가보라고 하다가 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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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튀어나온 곳 끝까지 가면, 오른쪽 너머의 그린강도 보인다고 하는데, 여기도 왕복에 1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해서 그냥 돌아왔다. 내가 먼저 주차장으로 돌아가면서 뒤를 돌아보고 찍었는데, 지혜가 쥬니어레인저 책자를 들고 소리친다. "아빠, 기다려~ WA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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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비지터센터로 돌아간다고 우리가 빠트린 곳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삼거리 옆에 있는 이 메사아치(Mesa Arch)의 모습이다. 라스베가스 시티센터에 개인 전시장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미국의 풍경사진 작가인 로드니러프(Rodney Lough Jr.)의 위의 작품, "Desire"로 널리 알려진 이 아치는 절벽 바로 끝에 위쪽이 편평한 커다란 '돌다리'가 만들어져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위의 작품때문인지 일출 사진을 찍는 곳으로 인기가 있는데, 구글이미지로 검색해보면 정말 다양한 일출 사진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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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터센터에 돌아오니, 진흙의 비포장도로를 신나게 달린 자국이 분명한 토요타(Toyota)의 사륜구동 Matrix S가 주차장에 서있다. 이 차가 저 아래 White Rim을 달리고는 여기 비지터센터로 곧장 왔다면, 운전해서 올라온 길은 바로 아래의 Shafer Trai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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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400m의 절벽을 깍아서 만든 저 위태한 갈짓자의 비포장도로를 운전해서 내려갈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래서, 여기 캐년랜드는 시간과 사륜구동 자동차로 다 되는 곳이 아니라, 도전하는 '용기'가 필요한 곳이라고 처음에 말한 것이다. (이 길로 내려가는 곳은 비지터센터에서 입구쪽으로 조금 가면 있는데, 역시 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 사진도 인터넷에서 퍼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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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터센터에서 지혜의 쥬니어레인저 과제를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셨던 할머니 레인저와 함께, 배지를 달고 사진을 같이 찍었다. 이렇게 두 시간 남짓한 캐년랜드(Canyonlands) 국립공원, 그것도 1/3만의 '수박 겉핥기'는 끝나고, 아치스 국립공원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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