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샌가브리엘마운틴

"흰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 LA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위기주부 2010. 10. 29.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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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2008.12.25 ~ 2008.12.25 (1일)
컨셉: 아이들과 함께 가족여행


미국 로스엔젤레스(Los Angeles)에서 맞는 두번째 크리스마스의 아침에 창밖 빗소리에 잠을 깼다. 음... Rainy Christmas인가? 오전 내내 앞마당에 제법 굵은 비가 떨어져서 조금 망설이다가, 우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를 찾아 가기로 했다. LA지역에서도 1시간반이면 겨울에는 항상 눈이 쌓여있는 곳이 있다는 사실! 한국은 물론 미국동부에 사는 사람도 잘 모르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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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의 뒷산인 소위, 마운틴볼디(Mt. Baldy)의 높이는 무려 3068m나 된다! ('LA 뒷산의 높이는 얼마?'를 참조 바람) 겨울에 LA지역에 비가 올때면, 보통 해발 5000피트, 그러니까 약 1500m 이상이 되는 곳에는 눈이 항상 내려서 쌓인다고 한다. 짙은 비구름이 산허리에 걸려서, 위의 사진과 같은 예쁜 산장과 집들이 많은 Mt.Baldy Village까지는 계속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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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300m 정도 되는 빌리지를 지나면서 부터는 내리던 비도 진눈깨비로 바뀌고 길 옆으로는 사진처럼 많은 눈들이 보인다. 최근 미국 전역이 폭설과 한파로 시카고, 시애틀 등의 북쪽 도시들은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도로와 공항이 마비되었다고 하는데, 여기 LA에도 제법 많은 겨울비가 내렸고 온도도 낮았기 때문에 빅베어호수와 여기도 비교적 일찍 많은 눈이 쌓인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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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500m인 '아이스하우스캐년(Ice House Canyon)'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이르자 이제는 눈(snow)이 내리기 시작한다. 이곳에는 큰 주차장이 있고 협곡을 따라서 등산로가 있기 때문에 차들이 여기에 많이 섰는데, 우리는 왼쪽 표지판에 보이는데로 Mt.Baldy 스키리프트가 있는 해발 1950m의 도로 끝까지 계속 올라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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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도 정말로 '눈구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오후 3시쯤인데 올라오는 차들과 내려오는 차들로 매우 혼잡했다. 높이 올라 갈수록 도로도 눈이 내려서 미끄러워지기 시작해서, 차를 돌려서 위의 사진과 같이 차들이 많은 곳에 우리도 주차를 했다. 구글어스로 확인해 보니까 이곳은 스키장입구까지 딱 절반정도 올라온 곳으로 해발 1730m쯤 되는 곳이다. 여기 길가에는 차들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어 있었는데, 이유는 저 안쪽으로 바로 천연의 눈썰매장이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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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차를 주차하고 일단 눈밭에서 기념사진 한장 찰칵! 어느 누구가 이곳이 LA의 집에서 40마일 떨어진 곳이라고 생각할까? 작년에는 눈구경을 못했으니까, 거의 2년만에 밟아보는 눈이 너무 좋은지 사진을 찍는다고 해도 지혜가 '눈에서 눈을' 못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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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하고도 기념사진 한장 찰칵! (아직도 눈을 못때고 있네... 아빠도 신이 나서 그런지 눈이 똥그랗고...^^) 자~ 뒤쪽으로 눈썰매를 지고 올라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집에서 망설이다가 늦게 나와서 우리는 눈썰매를 준비해오지 않았는데, 저 뒤에 보이는 사람들이 대부분 또 한국인이라는 사실~^^ 그래서, 동그랗고 노란 눈썰매 하나를 빌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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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딸이 '흰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내려갑니다!!! 천연 슬로프의 경사나 길이도 정말로 눈썰매 타기에 최적이었다. 눈썰매는 저 동그란 것과 길쭉한 것 두 종류가 있던데, 이런 천연의 눈썰매장에서는 동그란 것이 훨씬 더 좋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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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한바퀴 빙그르르 돌아서 다 내려 왔습니다~ (사진을 보면 지혜의 운동화가 벗겨져서 발가락에 걸려 있군...^^) 아래쪽에는 이 친구들이 일부러 나지막한 점프대도 만들어 놓아서 더욱 재미있게 눈썰매를 탈 수 있게 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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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타기 위해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인데, 나머지 사람들이 눈썰매를 빌려 준 단체(?)로 놀러 온 한국인 가족들이다. 눈썰매를 타는 동안에도 점점 더 눈이 많이 내렸고 청바지에 장갑도 없어서, 딱 3번만 타고 눈썰매를 돌려줬다. 다음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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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썰매도 탔으니까, 이번에는 눈싸움을 안 할 수 없지... 지혜가 아빠한테 눈을 던지고 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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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아빠의 복수!!! 눈이 적당히 얼어서 아주 던지기 좋았다. (냉정하게 머리에 정통으로...^^) 이제는 길에 눈이 쌓이기 시작해 빨리 내려가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30분 정도만 놀고 힘들게 차를 빼서 산을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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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면서 차에서 찍은 모습인데, 사진에도 보이지만 제법 굵은 눈발이 날리면서 길에도 쌓이기 시작했다. 오후 4시쯤인데도 아직도 이 위까지 올라 오는 차들이 매우 많았다. 이 때 바깥기온은 34°F, 그러니까 거의 0°C였다. 빌리지를 지나면서 아래쪽으로는 비가 많이 내렸지만, 산을 완전히 내려가서 프리웨이에 차를 올리니까 비도 그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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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번 프리웨이를 타고 남쪽으로 우리집 근처까지 오니까, 거짓말처럼 파란 하늘에 노을도 보이기 시작했다. 다음에 날씨가 좋을 때 제대로 준비를 하고 일찍 눈썰매를 타러 다시 가야겠다고 생각을 하다가, 오늘이 크리스마스라는게 떠올랐다. 오래간만에 눈구경에, 눈설매에... 오늘이 크리스마스라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즐겁게 놀았던 것이다. Happy White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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