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가 아직 여름방학을 개학하기 전이었던 어느날 오후... 코스트코를 가는 길에, 조금 더 서쪽으로 달려서 바다를 보러갔다.

그렇게 얼떨결에 도착한 바닷가인 베니스(Venice)~ 뭐 쓸데없는 걱정이지만, 이탈리아 베니스가 아니고 LA의 산타모니카(Santa Monica) 아래쪽에 있는 베니스비치(Venice Beach)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젊음의 해변'으로 통하는 베니스비치는 많은 벽화를 볼 수 있는데, 이 벽화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바닷가 백사장과 접한 보행자 도로인 Ocean Front Walk를 따라서 걸으면, 전세계에서 온 많은 관광객들과 특이한 많은 상점들, 그리고 뭔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것 같은 주인들이 운영하는 노점상을 볼 수 있다.

여기 베니스비치에서는 관광객처럼 안보이려면 스케이트보드나 서핑보드 둘 중에 하나 정도는 타줘야 된다. 또 웃통 벗고 다니려면 저렇게 배에 '왕'자도 좀 있어야 되고... 물론 위기주부는 둘 다 해당사항 없음~^^

밧줄에 매달려서 건물벽에 스프레이로 글씨를 쓰고있는 사람~

공사중으로 보이는 집과 담벼락에도 이렇게 화려한 벽화(낙서?)가 그려져 있다.

이 날 우리 가족은 Ocean Front Walk에 있는 미국 레스토랑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는데, 처음에는 밖에 앉았다가 바닷바람이 너무 차가워 도저히 있을 수가 없어서 실내로 자리를 옮겼다.

백사장에 만들어진 주차장에 나란히 세워져있던 히피족 소유로 추정되는 3대의 캠퍼밴... WORLD PEACE!

모녀가 신발을 벗어들고는 나란히 넓은 백사장을 가로질러 바닷물에 발을 담그러 갔다.

선탠하는 앤젤리노들 위로 갈매기 한마리 날고, 멀리 북쪽으로는 산타모니카 부두의 놀이기구들이 보인다.

엄마의 노트3를 빌려서 직접 바닷가 사진을 찍고 있는 지혜~

"그래~ 사진 찍을 때, 이렇게 좀 자연스럽게 웃으란 말이야."

백사장 입구에는 넓은 스케이트파크(Skate Park)가 만들어져 있는데, LA에서 스케이트보드 제일 잘 탄다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서 언제 가도 이 정도의 점프는 볼 수가 있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The Birth of Venus)'을 패러디한 벽화인데, 탱크탑을 입은 비너스가 "HISTORY IS MYTH"란다~

입구의 잔디밭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어서, 좋은 공짜 볼거리가 또 있겠다 싶어서 가봤더니,

길거리에서 비보이(B-Boy)들의 브레이크댄스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물론 'B-Boy'라고 부르기에는 덩치나 외모가 다들 중후하셨고, 심지어 배가 좀 나온 연세가 있으신 분도 계셨다...^^

사진으로 찍어놓으니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손을 계속 바꾸면서 빙글빙글 돌고있는 중이다.

헤드스핀...

역시 그냥 떼구르르 구르는 것 같지만, 어깨의 반동으로 점프를 하면서 계속 돌고있는 중인데, 무아지경의 경지를 보는 듯...

공중부양...

그리고, 브레이크댄스라기 보다는 체조 마루운동에 가까웠던 이런 묘기들까지... 정말 '젊음의 해변'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며, 재미있게 '공짜' 구경을 마치고 차를 세워둔 베니스비치의 주택가로 돌아갔다.

베니스비치 입구 도로의 로터리 가운데에는 까만색의 여성 토르소 작품이 있는데, 베벌리힐스 로데오드라이브에 있는 은색의 비슷한 토르소(클릭!)와 함께 모두 Robert Graham이라는 조각가의 작품이라고 한다. 그 뒤로는 파란색 곤돌라도 한 척 보이는데, 실제로 여기서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이탈리아 베네치아처럼 집들 사이로 수로가 만들어져 있는 곳이 나온다.

주차한 주택가에 무슨 박스가 있길래 열어보니, 이웃들끼리 책을 바꿔보는 '북박스(Book Box)'였다. 그럼 이제 코스트코로 출발할까 하는데...? 아내가 이 근처에 꼭 가보고 싶은 커피숍이 있다고 해서 걸어서 찾아갔다.

구글맵에는 여기라고 나오는데... 간판 찾는다고 한 참 걸렸다~^^ 인텔리젠시아(Intelligentsia)... 찾으셨나요? 건물외관부터 심상치가 않았는데, 별표 아래로 들어가니 야외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고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무슨 공장에 들어온 줄 알았다. "이게 인텔리전트한 분위기인가?"

아내와 지혜가 남자직원에게 주문을 하고 있는데, 직접 주문을 받아서 커피를 만드는 직원들은 모두 젊은 남자인데... 지금 주문받는 직원은 검은색 망사(레이스?) 셔츠를 입고 계시더군~ 무엇보다도 이 커피숍안에서 재미있었던 장면은...

처음에 무슨 프레스센터를 보는 줄 알았다! 2열로 좌석이 마련되어 있는 모두 노트북 - 그것도 애플의 맥북을 다 펴고 있더라는 것~ 그러고 보니 확실히 인텔리전트한 분위기인 것 같기도 하다.

맥북이 없는 우리는 (아이폰이라도 꺼내서 좀 볼걸 그랬나?) 이 맛있는 커피와 지혜가 주문한 티(tea)를 천천히 마시고는, 어느 한여름 오후의 재미있었던 베니스비치 방문을 마치고 코스트코로 생필품을 사러갔다.


Posted by 위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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