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를 혼자 1박2일로 다녀올 일이 생겨서, 무슨 비행기를 타고갈까 고민하다가... 한 달 정도 미리 예약을 했을 때 가장 저렴했었던 사우스웨스트(Southwest) 항공을 예약했다. LA와 SF 왕복이 단돈 124불! 그러나...
위기주부가 예약한 오전 9:45분 출발인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비행기가 게이트로 들어오고, 탑승권에 적힌 순서에 따라서 비행기에 올라 창가에 자리를 잡았는데 (사우스웨스트 비행기는 좌석번호가 없음), 출발시간이 제법 지나도 움직일 생각을 안하더니 비행기에 문제가 있다고 다음편 10:50분 비행기를 타고 가란다~ 아마도 손님이 1/4 정도 밖에는 차지 않아서 일부러 캔슬시킨 듯한 의심이...?
탑승권을 새로 받아서 10:50분 비행기를 탔는데, 다행히 맨 뒤쪽이지만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본격적으로 창밖 풍경을 찍어봐야 겠다고 활주로에서부터 카메라를 꺼내 들고 제일 먼저 찍은 것은 '날으는 캥거루' 호주 콴타스(Qantas) 항공의 A380 여객기~ 그런데 또!
활주로 옆에 비행기를 세우더니, 목적지인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게이트 문제가 있어서, 도착해서 기다리느니 여기서 45분 있다가 출발하겠다는 것 아닌가...T_T 이쯤에서 아무리 사우스웨스트(Southwest)의 알록달록한 비행기 사진이 많이 나와도, 결코 이 글이 광고가 아니라는 것을 다들 아실 듯 하다.^^
그리하여 예정보다 2시간 이상 늦게 마침내 LA국제공항에서 이륙을 했다. 바로 아래 백사장은 5분마다 바로 머리 위로 날아가는 비행기들을 볼 수 있다는 플라야델레이(Playa del Rey) 해변, 그 위로 마리아델레이(Marina del Rey)로 들어가는 운하, 베니스비치(Venice Beach), 그리고 산타모니카(Santa Monica) 바닷가가 모두 보인다. (LA국제공항 부근의 지도는 여기를 클릭)
백사장 위에 큰 주차장과 함께 만들어 놓은 산타모니카 부두(Santa Monica Pier)의 사진을 끝으로 비행기는 해안가의 낮은 구름을 뚫고 위로 올라가버렸다. "음... 창밖 항공사진은 이걸로 끝인가?"
다행히 비행기가 내륙으로 방향을 틀어서 북쪽으로 올라가자, 낮은 구름들도 해발 2천미터가 넘는 산맥에 가로막히고, 다시 창밖으로 지상의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참고로 위의 지도에 표시된 선이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os Angeles International Airport, KLAX)을 출발해서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San Francisco International Airport, KSFO)로 비행하는 미국 여객기의 일반적인 경로라고 한다.
산맥을 넘자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미국서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그란 모양의 밭들이다. 한쪽 끝이 원의 중심에 고정된 길이가 400m나 되는 거대한 농사기계가 원을 그리며 돌면서 농작물을 재배하기 때문에 저런 동그란 밭들이 만들어지는데, 그러니까 지금 보이는 저 녹색원 하나의 지름이 0.8km나 된다는 뜻이다.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하얀 '소다 호수(Soda Lake)'가 나타나는데, 저 소금바닥의 주변의 분지는 준국립공원급에 해당하는 카리조플레인 내셔널모뉴먼트(Carrizo Plain National Monument)로 지정되어 있다. 저 곳은 봄철에 피는 야생화와 또 위 사진에서도 어렴풋이 보이는 지표면에 드러난 샌안드레아스 단층(San Andreas Fault)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아직 위기주부가 못 가본 LA 근교의 국립/준국립공원 중의 한 곳이다~ "그런데, 하얀 소금바닥 위로 보이는 까만 사각형들은 무엇을 키우는 밭일까?"
이 밭은 바로 햇빛으로 전기를 키우는 '솔라팜(Solar Farm)', 즉 태양광발전소인데, 저 까만 것들이 모두 태양전지판으로 현재 발전용량은 550MW로 최신 원자력발전설비 1기의 약 절반 정도란다. 이 Topaz Solar Farm은 태양전지판을 이용한 발전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지금도 계속 확장공사가 진행중이다. 참고로 태양빛을 거울로 반사해서 한 곳에 집중시켜, 그 열로 터빈을 돌리는 방식의 세계 최대 태양열발전소도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에 있다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그리고는 공짜로 주는 쥬스 한 잔, 땅콩과 미니프레즐 한 봉지씩 먹고 창밖을 내다봤더니, 비행기는 벌써 남쪽 동네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의 북캘리포니아 위를 날고 있었다. 대충 지도로 짐작해보니 샌호세(San Jose) 외곽에서 85번과 17번 도로가 만나는 인터체인지로 생각된다.
비행기에서는 샌호세 국제공항이라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까 Moffett Federal Airfield라고 연방정부 소유의 공항인데, 예전에는 해군이 주로 사용했지만 지금은 운영주체가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라고 한다.
착륙을 앞둔 비행기는 샌프란시스코 베이에리어(Bay Area)에서 가장 긴 다리로, 작년 노동절연휴에 지혜 친구 가족들과의 샌프란시스코 여행에서 건너갔던 샌마테오 다리(San Mateo Bridge)를 지나가고 있다. "자~ 그럼 이제 SF의 상징인 금문교, 골든게이트브리지(Golden Gate Bridge)의 항공사진을 찍어볼까?"
천만의 말씀... 착륙직전의 비행기 날개 너머 저 멀리 아스라히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모습과 베이브리지(Bay Bridge)가 잠깐 보이는게 전부~ T_T 당연한 이야기지만 LA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SF 남쪽에 있는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착륙하는 것이니까, 하늘에서 금문교와 SF다운타운은 당연히 볼 수가 없다는 사실을 나는 이 순간에야 알았다.
그렇게 약간의 허무함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원래 스케쥴보다 2시간반이나 지나서 착륙했다.
비행기를 타고 왔으니 다운타운까지는 전철인 바트(BART)를 이용했는데, 친절한 위기주부의 바트 이용법 소개가 다음에 이어진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