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말이 필요없다~ 마침내 '대협곡' 그랜드캐년(Grand Canyon)의 속으로 들어가는 날이다... "Into the Canyon!"

비지터센터의 셔틀버스 정류소에서 사우스카이밥(South Kaibab) 트레일이 시작되는 곳으로 가는 오렌지색 Kaibab Rim Route 셔틀버스에 오르고 있는데, 일반 차량은 South Kaibab Trailhead에 주차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반드시 셔틀을 타고가야 한다. (비지터센터 부근의 지도와 셔틀버스 노선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해서 전편을 보시면 됨)

트레일이 시작되는 곳에 세워놓은 안내판으로 일부러 고해상도로 올렸으므로 모두 읽어보시고 싶은 분은 클릭해서 원본파일을 보시면 된다. 마지막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그랜드캐년은 '누구나 내려다 볼 수는 있지만, 아무나 내려갈 수는 없는' 곳이다...

그랜드캐년 국립공원(Grand Canyon National Park)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사우스림(South Rim) 지역에서는 콜로라도 강(Colorado River)까지 사우스카이밥(South Kaibab)과 브라이트앤젤(Bright Angel) 두 개의 트레일이 있다. 보통 1박2일로 콜로라도 강까지 내려갔다가 오는 경우에 South Kaibab으로 내려가 팬텀랜치(Phantom Ranch)나 캠핑장에서 숙박하고 Bright Angel로 올라오게 되는데, 총 길이가 약 30km에 고도차가 1,400m 정도되는 코스이다. 우리는 Ooh Aah Point를 지나서 시더리지(Cedar Ridge)까지만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왔는데, 왕복거리는 약 5km에 수직으로는 340m를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온 것이다.

설명하는 사이에 벌써 아내와 지혜는 저기까지 내려갔다.^^ 날씨와 모든 것이 완벽했던 이번 트레일의 유일한 '옥의티'는... 아내와 지혜가 모두 회색 옷을 입어서 사진빨이 잘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회색 옷의 두 명 찾으셨나요?) 사우스카이밥 트레일은 출발하자마자 그랜드캐년의 수직의 절벽을 깍아서 1920년대에 만들었다는 지그재그의 급경사를 내려가게 되는데, 마주하는 절벽의 규모가 정말 '그랜드(grand)'했다.

등산용 작대기 하나씩 들고, 즐겁게 아래로 아래로~ 점심 도시락과 물이 든 무거운 배낭과 카메라는 모두 아빠에게...

저 아래로 트레일이 V자 모양으로 꺽여서 왼쪽으로 내려가는 것이 보이는데, 등산로의 색깔이 정말 일부러 칠한 것 처럼 완전히 달라진다! 전문적으로 설명하자면 아이보리색의 Kaibab Limestone에서 붉은색의 Toroweap Formation으로 지층이 바뀌기 때문인데... 뭐 어려운 이야기는 집어치우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 중간 휴식지인 Ooh Aah Point 이다.

사진보고 "우아~" 하시는 분들 많으실텐데, 그래서 '우아포인트(Ooh Aah Point)'라고 한다. 나무로 된 이정표도 떨어지고 없어서 포인트라고 하기는 그렇고, 잠시 쉬어가는 곳이다. (이정표가 있던 나무기둥에는 다른 안내문이 걸려있었는데 올라오는 길에 보여드림)

Ooh Aah Point에서 내려다 보면 목적지인 시더리지(Cedar Ridge)가 바로 아래에 있는데, 수직으로 110m는 더 내려가야 하는 곳이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되겠다고 생각하면서 이제 붉은색으로 바뀐 트레일을 느릿느릿 걸어가는데,

작은 배낭을 맨 마라토너 3명이 차례로 이 길을 뛰어서 내려갔다. 아마도 이 사람은 2시간 정도 후에는 콜로라도 강을 찍고는, 다시 오늘중으로 브라이트앤젤(Bright Angel) 트레일로 뛰어서(?) 올라올 것이다.

"우리는 사진 찍으면서 설렁설렁 가는거야~" 뒤로 보이는 우뚝 솟은 돌산은 South Kaibab Trail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오닐뷰트(O'Neill Butte)이다. 설마 '샤크(SHAQ)'라고 불리던 농구선수 샤킬오닐(Shaquille O'Neal)의 이름을 딴 것은 아니겠지?

이번에는 커다란 야영배낭을 짊어지고 내려가는 노부부! 콜로라도 강가의 팬텀랜치(Phantom Ranch)의 숙소를 예약했다면 저 정도 크기의 배낭은 필요없을테니, 그 옆에 있는 브라이트앤젤 캠핑장(Bright Angel Campground)에 텐트를 치는가 보다.

저 아래에는 노새(mule)를 타고 시더리지(Cedar Ridge)에 막 올라오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저 사람들은 어제 노새를 타고 브라이트앤젤 트레일로 내려가서 팬텀랜치에서 하룻밤을 자고 올라오는 'Overnight Rides to Phantom Ranch' Mule Trip을 하는 사람들이다. 미국 국립공원 안의 숙소를 운영하는 회사, 잔테라(Xanterra)에서 진행하는 이 투어의 참가비는 1인당 $550 이란다!

그런데, 위기주부는 돈이 있어도 '노새투어'는 안할 것 같다... 이 길을 사랑하는 가족과 내 발로 걷는 것이 너무 좋다~^^

트레일에 서서 대협곡을 바라보는 지혜의 모습! 멋있지 아니한가? 참고로 Bright Angel Trail은 계속 협곡(canyon)을 따라서 내려가지만, 여기 South Kaibab Trail은 처음 30분 정도를 빼고는 쭈욱 능선(ridge)을 따라서 내려가기 때문에 이렇게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을 볼 수가 있다. 따라서, 우리처럼 전체 3~4시간 정도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트레일을 한다면 South Kaibab Trail을 추천하게 된다.

그렇게 트레일 시작부터 1시간 조금 더 걸려서 시더리지(Cedar Ridge)에 도착을 했다. 오른쪽에 보이는 노새를 타고 올라온 사람들은 잠시 후 다시 출발해서 사우스림(South Rim)으로 올라갔다. 왼쪽에 보이는 핑크색 바지를 입은 아기는 노새를 타고 올라온 것이 아니고, 아빠 배낭을 타고 우리와 같은 길로 내려왔다.^^ (구글맵 지도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Cedar Ridge는 말 그대로 넓고 평평한 능선에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곳이었는데, 이렇게 말라죽은 것도 있고, 또 뒤로 보이는 나무그늘을 만들며 살아있는 것들도 있었다. 나중에 저 나무그늘에서 점심을 먹고는 다시 트레일을 출발한 곳으로 올라갔다. 일단은 이 능선의 끝자락까지 가보자~

캐년 속으로 340m를 내려온 곳이라서, 대협곡 안에 들어와있는 것 같다. 하지만 바닥까지의 1/4도 안 내려왔다는 사실!

제일 끝의 바위에 부들부들 서서 폼 좀 잡았다...^^

지혜도 아빠를 닮아서 최소한 고소공포증은 없는 것 같다~

사모님은 항상 이런 사진을 찍으면 산신령 분위기가... "백년도 못살면서 천년을 걱정하는 중생들아!"

능선 끝에서 돌아본 시더리지(Cedar Ridge)의 모습이다. 가운데 보이는 화장실 건물의 왼쪽 길을 따라서 2.4km, 수직으로 약 300m를 더 내려가면, 콜로라도 강이 내려다 보이는 Skeleton Point가 나온다. 화장실 건물 옆에는 "CAUTION! down is optional, UP IS MANDATORY"라는 경고판이 붙어있는데, 일반인들은 여기까지 내려왔으면 그만 돌아서 올라가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우리도 점심으로 만들어 온 주먹밥을 맛있게 먹고는 미련없이 위쪽으로 출발했다.

조금 올라가다가 돌아보니까, 이번에는 두 명의 카우보이가 짐을 실은 노새들을 묶어서 끌고 올라오고 있었다. 콜로라도 강가의 팬텀랜치와 레인저스테이션 등에서 필요한 식량을 포함한 모든 물자는 이렇게 노새를 이용해서 운반을 하고있다.

노새 일행이 지날 때는 하이킹을 하는 사람들은 카우보이들의 지시에 따라서 절벽 안쪽으로 붙어서 가만히 있어야 한다.

Ooh Aah Point를 돌아서 올라가는 노새들인데, 아마도 올라올 때는 밑에서는 처리 불가능한 쓰레기들을 싣지 않았을까?

나무기둥에 Ooh Aah Point를 알리는 나무판은 사라지고, 대신에 국립공원 직원이 친절하게 안내문을 붙여놓았다.^^

"에스컬레이터(Escalator)는 언제 다시 개통되려나?"

지혜가 저 만큼 먼저 올라갔는데, South Kaibab Trail은 저 절벽에 매달린 구간부터 1924년에 만들기 시작해서 1928년에 콜로라도 강을 건너는 카이밥 현수교(Kaibab Suspension Bridge)가 완성되면서 공사가 끝났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1900년 이전에 완성된 Bright Angel Trail은 그랜드캐년이 1919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1928년까지 약 10년동안 개인이 트레일 이용료 $1를 받았는데, 지금으로 치면 약 $20가 넘는 금액이라고 한다.

거의 다 올라와서 지그재그 등산로를 마지막으로 내려다 본다... "안녕, 사우스카이밥 트레일~ 다음에 또 보자!"

비지터센터로 돌아가는 셔틀버스를 기다리며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은 좀 살벌하다... 이 경고판의 제목은 "Special Note to the Young, Strong and Invincible", 번역하지만 "특별히 강하고 무적인 젊은 사람들에게"라는 뜻이다. 철저한 준비없이 하루에 계곡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오다가는, 특히 5~9월에는, 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시간대에 마라톤을 완주한 여성도 트레일에서 사망했으며, 매년 250명 이상이 구조된다고 한다. 건강한 사람이 콜로라도 강까지 하루에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5~9월은 가급적 피해서 철저한 준비와 함께 경험자의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드린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osted by 위기주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

    사진,글 잘보았습니다. 향후 10년내에 제가 우리 마눌님,딸과 함께 여행할 코스를 프리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연히 발견한 블로그인데 즐겨찾기 해놓고 찬찬히 구경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04.19 09:57 [ ADDR : EDIT/ DEL : REPLY ]
  2. 민화아빠

    두번을 다녀왔는데 사진을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처음 봤을때 그 웅장함에 말문이 막혔다는. . . . . .

    2016.04.19 21:37 [ ADDR : EDIT/ DEL : REPLY ]
    • 보고 또 봐도 멍해지는 느낌은 항상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블로그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04.20 07:25 신고 [ ADDR : EDIT/ DEL ]
  3. 관악산 들개

    생생한 사진과 친절한 글 감사합니다 멀리만 느껴지던 이곳이 대략 어떤 곳인줄 감이 올 정도로 아주 좋은 포스팅이네요 늘 건강하세요 ~

    2016.04.20 00:56 [ ADDR : EDIT/ DEL : REPLY ]
    • 좋은 포스팅이라는 칭찬 감사드립니다.^^ 저도 관악산 근처에서 오래 살았었는데, 써주신 닉네임을 보니까 왠지 반갑네요~ 블로그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04.20 07:27 신고 [ ADDR : EDIT/ DEL ]
  4. 해운대

    2 주전에 갔었는데 빤히 내려다 보이는데도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아 멍하니 바라보기만 하다 결국 경비행기 타는걸로 선택했습니다. 엄청나더군요

    2016.04.20 08:10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는 경비행기나 헬기투어는 아직 못 해보고, 오직 발로만...^^ 블로그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04.20 08:27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