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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4일, 새벽 5:26분... 벌써 많은 사람들이 야바파이포인트(Yavapai Point)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랜드캐년(Grand Canyon) 국립공원의 사우스림(South Rim)이 있는 아리조나(Arizona)주는 미본토에서 유일하게 섬머타임(Summer Time, 일광절약시간제)을 하지 않기 때문에, 해 뜨는 정확한 시간을 잘 확인해야 한다.
2008년 5월에 세도나(Sedona) 여행을 다녀오며 아주 잠시 들린 것을 제외하면, 나는 그랜드캐년에 세번을 왔는데, 세번 모두 야바파이라지에서 자고, 야바파이포인트에서 일출을 본다. 아무리 좋은 것도 똑같이 계속하면 좀 질리는 듯...
이건 2007년 12월에 처형가족과 같이 왔을 때 지혜가 사촌들과 일출을 기다리는 사진인데, 겨울이라서 엄청 추웠다~
이 오래된 사진은 2005년 7월에 일주일간의 미국여행을 왔을 때 모습이다. 지혜는 정말 어린데, 나는 똑같은 듯...^^
지금 일출을 기다리는 곳은 해발 2천미터라서, 저 너머에 이미 떠오른 해가 구름을 아래에서 비추고 있다.
5:48분... 그랜드캐년에 해가 떠 올랐다~ 말해봐야 뻔한 이야기지만, 실제로 보면 훨씬 더 멋있다. 하지만, 자꾸 똑같은 패턴의 그랜드캐년 여행이 반복되니까, 신선함이 떨어지고 약간의 거리감이 생기는 것 같았다. 정말로 다음 번에는 최소한 다른 포인트에 가서 일출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여기 야바파이포인트가 일출을 보는데 최적의 편리한 장소인 것은 분명하다. 해가 완전히 떠오르고 나면, 일부 사람들이 주차장으로 돌아가는데, 이 때 잽싸게 왼쪽 난간을 차지해야 한다. 사실 그랜드캐년 일출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이제부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버님은 어디 가셨나?^^
바위산들이 하나둘 붉게 타오르기 시작하고, 어둠은 아래쪽 점점 더 깊은 협곡속으로 숨어든다.
아내하고 지혜가 같은 모자를 썼다~
숙소로 돌아와서, 간단히 아침을 챙겨먹고는 다시 야바파이포인트로 갔다. (다음에도 야바파이라지에서 자게 될까?^^)
해가 완전히 떠오른 아침 8시의 야바파이포인트... 사람들도 별로 없고, 정말로 대협곡의 모습이 가장 멋지게 보이는 시간이다.
뭘 보고 있는 걸까?
실내전망대인 Yavapai Observation Station에 들어왔다. 작년에 크레이터레이크 국립공원에 갔을 때도 느꼈지만, 이렇게 위아래가 막힌 전망대에서 보면, 와이드화면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지 풍경이 더 멋있어 보인다. 겨울에 따뜻하게 전망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질학적인 모형과 설명과 함께 풍경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의 사우스림(South Rim)에 왔다면 반드시 들려야하는 전망대라고 할 수 있다.
전망대 안에는 이렇게 작은 기념품 가게도 있다.
전망대에 설치된 쌍안경으로 잘 찾아보면, 이렇게 콜로라도 강을 건너는 카이밥 현수교(Kaibab Suspension Bridge)가 오른쪽에 있고, 숙소와 캠핑장이 있는 팬텀랜치(Phantom Ranch)가 있는 나무들이 많이 있는 곳이 왼쪽에 보인다. 여기서 저 아래까지의 수직고도차이는 정확히 1400m나 되는데, 하루만에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내려가는 것보다 나중에 올라오는 것이 훨씬 더 힘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 아래에서 숙박을 하고 올라온다. 저 아래에 내려가서 하루 자고 올라오면, 그랜드캐년이 내게 주는 이유없는 거리감이 단숨에 사라질 것 같다...^^
마지막으로 사진찍기 좋은 포인트를 하나 안내한다. Yavapai Observation Station에서 동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이렇게 하얀 절벽이 협곡쪽으로 넓게 만들어진 곳이 있다. 그 절벽 끝에 서서, 처음으로 아버님과 사진 한장~ (아버님은 지금까지 평생 사진 찍은 것보다, 이번 한달반 동안의 미국여행에서 사진을 더 많이 찍으신 것 같다고...^^)
이제 3박4일의 라스베가스/그랜드캐년 여행을 마치고 LA의 집으로 돌아간다. 공원입구를 나오면 64번 지방도가 카이밥(Kaibab) 국유림을 지나 윌리암스까지 남쪽으로 1시간동안 이어지고,
뭉게구름 가득했던 40번 프리웨이를 타고, 서쪽으로 2시간을 달리고 나면,
라스베가스와의 갈림길인 킹맨(Kingman)부터는 이렇게 사막을 지나서, 5시간을 더 달려야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다. 운전시간만 총 8시간... 정말로 몸도 마음도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인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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