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서쪽 바닷가에 솟아있는 산타모니카 산맥에서 가장 특색이 있는 능선 하이킹코스라는 말리부 지역에 있는 카스트로크레스트 트레일(Castro Crest Trail)을 지난 주 새벽등산으로 다녀왔다.

직전에 다녀온 솔스티스캐년(Solstice Canyon)으로 들어가는 Corral Canyon Rd를 따라서 산 위로 끝까지 올라오면, 이렇게 도로가 끝나면서 비포장의 산길이 나온다. 조심해서 비포장도로를 자동차를 몰고 아주 조금만 들어가서는,

제법 넓게 만들어 놓은 주차장에 1등으로 해 뜨기 전에 주차를 했다. 여기는 산타모니카 산맥을 동서로 종주하는 109km의 백본트레일(Backbone Trail)과 소방도로인 Castro Peak Motorway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오늘 직선 트레일의 가운데에 위치한 곳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먼저 동쪽으로 바위 능선을 따라서 만들어진 Backbone Trail로 방향을 잡았는데, 입구부터 큼지막한 글씨로 "Corral Canyon Cave, Closed to Public Entry, Violators will be Subject to Citation"이라고 씌여있는게 눈에 띈다.

조금 걸어가다가 보면 트레일 왼쪽으로 땅속에 파묻힌 뭔가가 보이는데, 이렇게 건너와서 보면 옛날 자동차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자동차에 여기저기 스프레이로 낚서를 해놓았는데, 여기를 시작으로 해서...

버려진 물탱크에도 이렇게 '약간은 예술적인' 스프레이 낚서를 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해 뜨기전 혼자라서 약간은 으시시...)

트레일은 작은 바위산 하나를 넘어서 이어지는데, 여기도 스프레이로 화살표를 그려놓은 것이 보인다.

하트 모양으로 구멍이 뚫린 바위에도 이렇게 낚서를 해놓았는데... 이 곳에 이렇게 스프레이 낚서들이 많이 있는 이유가 있었으니, 바로 처음 트레일 입구의 표지판에 등장했던 '코랄캐년 동굴(Corral Canyon Cave)' 때문이다.

저기 보이는 바위 안쪽으로 문제의 Corral Canyon Cave가 있는데 (사실 동굴도 아니고 그냥 바위가 움푹 파진 곳임), 전설적인 록그룹 '도어즈(The Doors)'의 짐 모리슨(Jim Morrison)이 그 동굴에서 작사를 했다는 헛소문이 몇 년 전부터 퍼져서 "Jim Morrison Cave"로 갑자기 유명해졌다고 한다. 그 결과 히피들과 그래피티를 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동굴 전체가 스프레이 낚서로 도배가 되었고, 결국은 지난 5월에 캘리포니아 주립공원에서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시킨 것이라고 한다. (구글에서 'Corral Canyon Cave'를 검색하면 관련뉴스와 동굴의 낚서들을 보실 수 있음)

조금 더 동쪽으로 걸어가면 아주 넓고 평평한 땅이 나오는데, 여기도 누군가가 바닥에 돌들을 나선형으로 만들어 놓았었는데 지금은 볼 수가 없다. 주변의 바위들은 얼핏 보기에는 깨끗해 보이지만, 바위 위에 올라가서 뒤쪽면을 보면...

여러군데 이렇게 스프레이로 낚서를 해놓은 것이 보이는데, 최근에 동굴을 폐쇄한 주립공원 관리소에서 이 부근의 낚서들을 계속해서 지우는 작업을 하고 있단다.

바위산 위에서 붉은 일출을 구경하고는 왔던 길로 돌아서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간다.

중간에 발견할 수 있는 작은 아치(arch)의 모습인데, 얼핏 유타주 아치스 국립공원의 느낌이 살짝 떠올랐다~^^

처음 주차장으로 돌아왔는데 여전히 차는 1대뿐...^^ 이제는 차 위쪽으로 하얀 게이트가 보이는 산타모니카 산맥의 주능선을 따라 만들어진 Castro Peak Motorway를 따라 서쪽으로 가볼 생각이다.

원래 계획은 능선을 따라서 카스트로피크(Castro Peak) 아래까지 걸어간 다음에 아래쪽으로 내려가서, 이 백본트레일(Backbone Trail)로 돌아오는 순환코스를 계획을 했는데, 그것은 아래에 설명하겠지만 결과적으로 불가능했다...

카스트로크레스트(Castro Crest)라 불리는 능선을 따라서 서쪽으로 걸으면, 오른편 아래로는 6년전에 후배가족과 함께 방문했던 말리부크릭 주립공원(Malibu Creek State Park)이 바로 내려다 보인다.

0.8마일을 걸으면 말리부크릭 주립공원으로 내려가는 Bulldog Motorway를 만나게 되는데, 위기주부는 구글맵에서 본 백본트레일로 연결되는 Newton Motorway를 찾아서 계속 직진을 했다. 하지만, 안내판에는 직진하면 '사유지(Private Property)'가 나온다고만 표시가 되어 있다.

트레일 정면에 라디오타워(Radio Tower)가 살짝 보이는 봉우리가 해발 861m의 카스트로피크(Castro Peak)로 여기서 산타모니카 산맥의 동쪽으로는 더 높은 곳이 없다고 한다. 저 봉우리 꼭대기는 사유지라서 못 올라간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아래쪽 백본트레일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은 만들어 놓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조금 더 걸어갔는데,

길은 이렇게 무지막지한 게이트로 막혀있었다! 어떤 등산안내 사이트에 "당신은 여기처럼 '출입금지(No Trespassing)'라는 말이 많이 붙어있는 곳을 다른 지구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라고 해놓았는데, 조사를 해보니까 이 라디오타워를 소유한 땅주인과 산타모니카산맥 국립휴양지(Santa Monica Mountains National Recreation Area)를 관리하는 국립공원청 간에 분쟁이 있어서 땅주인이 이렇게 해놓은 것이라고 한다. "뭐~ 나야 그럼 왔던 길로 돌아가는 수 밖에는..."

2시간이 걸리지 않은 왕복 7km의 산타모니카 산맥의 카스트로크레스트 트레일(Castro Crest)은 양쪽 끝에서 벌어진 일들이 좀 희안하기는 하지만, 한적하고 (여전히 주차장에는 한대 뿐!) 재미있는 하이킹 코스임에는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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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위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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