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그레이트월(Great Wall), 즉 '만리장성'이라고 하면 많은 한국분들은 LA한인타운에 있는 유명한 중국음식점을 떠올리시거나, 혹은 트럼프 대통령이 만들겠다고 하는 멕시코 국경장벽을 생각하시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LA의 만리장성 "Great Wall of Los Angeles"라고 불리는 곳이 있는데, 그것도 위기주부가 살고있는 동네 가까이에 있다.

우리집 앞의 콜드워터캐년(Coldwater Canyon) 도로를 따라서 북쪽으로 1.5마일 정도만 올라와 옥스나드(Oxnard) 길을 만나는 사거리이다. 신호를 받고 정차한 자동차 뒤쪽으로 보이는 난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콘크리트로 만든 수로인 터헝가워시(Tujunga Wash)가 보이는데, 이 물길은 우리 동네 스튜디오시티(Studio City)에서 로스앤젤레스강(Los Angeles River)과 합류해서 태평양으로 흘러간다. 끝없이 이어지는 벽화가 그려진 이 수로의 서쪽 벽면이 바로 'LA의 위대한 벽(Great Wall of Los Angeles)'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전체 길이가 하프마일(half-mile), 정확히 840 m로 세계에서 가장 긴 벽화중의 하나라는 이 그림은, UCLA 교수였던 Judith Baca의 주도로 SPARC(Social and Public Art Resource Center)라는 곳에서 400명 이상의 청소년들의 참여로 1976년에 시작해서 1984년에 완성된 벽화이다. 그림의 주제는 '캘리포니아의 역사(History of California)'로 선사시대부터 1984년 LA올림픽까지를 다루고 있는데, 여기 북쪽이 마지막 그림으로 여기서 남쪽으로 걸어가면서 감상하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되었다.

올림픽 이야기에는 한국계 다이빙 영웅인 새미 리(Sammy Lee)가 그려져 있는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작년 12월에 96세를 일기로 돌아가셔서 미국뉴스에도 크게 보도가 되었던 기억이 있다.

유대인들에 의한 과학과 예술, 특히 영화계의 발전을 묘사한 그림에 모델로 등장한 아인스타인~

1950년대말 락앤롤의 탄생, The Birth of Rock & Roll의 모델은 역시 엘비스 프레슬리~

하지만, 전체 840 m 길이의 벽화에서 가장 인기있는 모델은 바로 '베이비붐(Baby Boom)' 그림에 등장하는 이 아기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에 일본계 미국인들을 강제로 가두었던 만자나 수용소에 관해서 길게 그려놓았다. (만자나 수용소 방문기는 여기를 클리하면 보실 수 있음) 여기서 벽화 너머로 보이는 건물들은 이 지역 고등학교인 Ulysses S. Grant High School 이다.

샛파란 캘리포니아 하늘 아래에 우뚝선 야자수 두 그루가 평화로워 보이지만... 그 아래 그림들은 제일 왼쪽에 파시즘을 상징하는 히틀러로 시작해 2차 세계대전 전후의 역사들로, 각각의 제목이 California Aqueduct, Jeannette Rankin, World War II, Rosie the Riveter, Dr. Charles Drew 등등으로, 역사공부를 좋아하시는 분은 직접 검색을 해보시기를~^^

참, 수로를 따라서 도로변에 만들어진 산책로를 걸으며 벽화를 감상할 수 있는데, 직접 수로로 내려가서 볼 수는 없게 되어있다. 철조망이 거의 눈높이까지 높게 만들어져 있지만 별로 구경하는데 방해는 되지 않으며, 재미있는 것이 유명한 그림들 정면에는 위의 사진처럼 철조망 끝부분이 굽혀져 있었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사진을 찍게 되는데, 이 분도 위기주부처럼 벽화를 취재(?) 나오신 분 같았다.

18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눈에 띈 것은 중국인들에 의한 미국의 철도건설과 1871년 LA차이타타운에서 벌어진 중국인학살(Chinese Massacre)에 관한 그림이었다. 여기서 뒤로 보이는 건물은 LA밸리대학(Los Angeles Valley College)이다.

캘리포니아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골드러시(Gold Rush), 그 옆에는 동부에서 흑인노예로 태어나서 LA에서 최초의 흑인교회를 세운 성공한 자선사업가가 된 Biddy Mason의 그림이란다. (졸지에 역사공부 많이 함^^)

1846~1848년 사이에 벌어진 미국과 멕시코의 전쟁, Mexican-American War

타임머신을 타고 계속 거꾸로... 1700년대말 캘리포니아에 미션을 만든 말을 타고 달리는 신부 후니페로세라(Father Junipero Serra)와 로스앤젤레스를 만든 사람들인데, 이 부분을 그린 작업자들의 그림실력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좀 무섭게 보인다.

지금의 미국 캘리포니아 땅에 유럽인이 처음 발을 디딘 1769년의 Portolá expedition, 그리고 캘리포니아라는 이름이 스페인의 16세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왕 '칼리파(Califa)'에서 유래했다는 것도 이 그림을 보고 찾아봐서 처음 알았다.

그렇게 하프마일을 걸어서 벽화의 시작까지 오면 선사시대 동물들, 라브레아 타르핏(La Brea Tar Pits), 그리고 츄마시 인디언들의 이야기로 벽화가 시작된다. (소위 '죽음의 기름구덩이' Tar Pit에 관해서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해서 페이지뮤지엄 포스팅을 보시면 됨)

벽화의 남쪽끝은 콜드워터캐년(Coldwater Canyon)이 버뱅크(Burbank) 대로와 만나는 사거리이므로, 벽화를 과거부터 시간 순서대로 보고싶은 사람이라면 이 부근의 주택가에 주차를 하면 된다.

어디에 차를 세웠건 간에 주차한 곳으로 돌아가려면 반대방향으로 복습을 하면서 또 걸어가야 하는 것이 이 곳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LA의 위대한 벽화 "Great Wall of Los Angeles"는 2016년 LA시의 공식 가이드북에도 소개되어있는 곳이기는 하지만, 한국에서 여행오신 분이 일부러 찾아올만한 곳은 아니고, 그냥 근처 밸리지역을 자동차로 지나실 기회가 있다면, 또는 벽화나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잠시 들러볼만한 곳이라고 생각된다.



Posted by 위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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