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트니 정상에 올랐다가 기타레이크(Guitar Lake)로 돌아와서 점심으로 라면 하나 끓여서 먹고는, 텐트를 철수해서 크랩트리(Crabtree)까지 겨우겨우 하산을 했었다. 그 날 저녁을 먹고 어두워지기도 전에 텐트에 들어가서 누우면서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오늘도 제대로 잠 들지 못하면, 나는 내일 헬기 타야할지도 몰라~"

존뮤어트레킹의 네번째 아침... 정말로 다행히 10시간 정도를 푹 자고 일어나서, 크랩트리 레인저스테이션(Crabtree Ranger Station)에 다시 구조헬기가 착륙하는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대신에 남은 2박3일 기간을 또 내 발로 걸어야 문명세계로 돌아갈 수가 있다.

휘트니와 존뮤어트레일 4일차의 트레일지도로, 아래쪽 Crabtree를 출발해서 JMT(John Muir Trail) 메인루트를 따라서 북상해서 Campsite로 표시한 곳까지 걸었는데, 이동거리는 약 12마일(20km) 정도이고 아침 8시에 출발해서 오후 6시에 도착해 10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저 아래 비디오 맨 처음에 나오는 PCT(Pacific Crest Trail)와 만나는 삼거리를 지나서 북쪽으로 방향을 잡으니, 오전 햇살을 받은 나무들의 긴 그림자가 해시계의 바늘처럼 서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 날은 총 3번 등산화를 벗고 개울(creek)을 건너야 했는데, 첫번째 만난 월러스크릭(Wallace Creek)을 유니투어 홍사장님이 벗은 등산화를 목에 걸고 지나가는 모습이다.

월러스크릭에 세워진 이정표로 여기서 JMT를 벗어나 서쪽으로 개울을 따라서 내려가면, Junction Meadow를 지나서 컨핫스프링스(Kern Hot Springs)가 나온다고 되어있다. "따뜻한 온천이라~" 하지만, 우리는 계속 JMT를 따라서 북쪽으로!

얼마 못가서 라이트크릭(Wright Creek)에서 또 물을 건너고 나서 점심을 해먹었다. 그리고는 이렇게 평화로운 길을 따라서 걷게 되는데, 전체 6일의 트레킹 동안에 이 날 넷째날이 가장 '오르락내리락'이 없었던 날이었던 것 같다.

얕은 고개를 올라가면서 국립공원 레인저 커플(?)을 만났는데, 이들은 퍼밋 검사를 하지도 않고 무전기와 망원경을 들고 트레일이 아닌 쪽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봐서 다른 할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 정말 일 하는 '직장'의 풍경만으로 본다면, 최고의 직장에 다니는 미연방 공무원들이다...^^

그 고개의 정상을 지키다가 '고독사'한 나무... 평탄해보이는 이 고개도 해발고도는 3,500m 가까이 되는 곳이다.

그리고 고개를 넘어가면 위의 트레일 지도에 'IMPRESSIVE VIEWS'라고 해놓은 빅혼 평원(Bighorn Plateau)이 나온다. 푸른 초원 가운데에 지도에도 표시되어 있는 동그란 호수의 너머로 보이는 저 산들은, 시에라네바다에서 서쪽으로 갈라져 나와서 킹스캐년과 세쿼이아의 경계를 이루며 남쪽으로 이어지는 Great Western Divide 산맥이다.

가운데 저 꼬마는 전체 이번 여행중에 하이시에라(High Sierra)에서 만난 가장 어린 아이였다.

이제 이 고개를 내려가면 세쿼이아국립공원 레인저스테이션이 있는 틴들크릭(Tyndall Creek)을 만나게 된다.

틴들크릭에서 만난 즐거운 하이커들... 저 남자분은 헤어지면서 갑자기 '불고기'가 먹고싶다고 했다~^^

틴들크릭을 지나서 나오는 삼거리에서 서쪽으로 갈라지는 길이 나오는데, 호수의 모양이 남아메리카 대륙을 닮은 Lake South America를 비롯해서 (위의 트레일 지도에서 찾아보실 수 있음), 많은 호수들이 있는 컨강(Kern River)의 발원지가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물론 존뮤어트레일을 따라서 계속 북상하는데, 약간씩 고도가 올라가면서 또 수목한계선 위로 올라왔다는 생각이 들 때쯤...

이렇게 트레일이 아직도 눈으로 완전히 덮여있는 구간이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약간의 빗방울도 떨어지기 시작한다. "앞서간 일행분들은 어디에 텐트를 쳤나? 텐트칠만한 곳은 있나?"

잠시 쉬면서 뒤를 돌아보니, 시에라네바다 산맥 주능선을 넘어가는 고개인 Shepherd Pass로 이어지는 틴들계곡에는 소나기가 쏟아지는지 무지개도 하나 걸려있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일행분들이 먼저 도착해서 텐트를 치고 기다리고 계신다... 앞서 소개한 트레일 지도에 Campsite라고 표시해놓은 이 곳의 해발고도는 약 3,650m나 된다!

4일차에 찍은 동영상들을 편집한 것으로, 멋진 풍경이라고는 별로 나오지 않으니까 패스하셔도 된다.

저녁 먹고나서 먼 산을 바라보고 있는 유니투어 홍사장님...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 텐트 광고사진으로 써도 되겠다.^^

부채꼴로 퍼지는 하얀 구름 아래로 우리의 앞길 가로막고있는 수직의 바위 산들이 북쪽에 버티고 있는데,

그 한가운데 마치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처럼 파져있는 곳이, 존뮤어트레일 전체 340km 구간에서 가장 높은 고개인 해발 4,011m의 포레스터패스(Forester Pass)이다. 여기서는 길도 없어보이는 저 바위 절벽을... 내일 무거운 야영배낭을 메고 넘어가야하는 것이다.

이 날 위기주부가 찍힌 처음이자 마지막 사진...^^ 전체 6일간의 일정에서 2/3가 끝난 이 날에서야 고도적응이 다 되었는지, 다시 해발 3,650m까지 올아왔지만 텐트 속에서도 이 날은 아주 잘 잠들었던 것 같다.




Posted by 위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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