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레드우드

레드우드 국립공원 제일 북쪽의 제드다이어스미스 레드우즈 주립공원 스타우트그로브(Stout Grove)

위기주부 2021. 7. 25.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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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에 세계에서 제일 키가 큰 삼나무들을 볼 수 있는 '레드우드 국립공원'의 정식 명칭은 Redwood National and State Parks (RNSP)로, 캘리포니아 주에서 일찌감치 1920년대 지정한 3개의 주립공원들과 그 주변의 서식지들을 묶어서 1968년에 연방정부가 내셔널파크로 지정을 했는데, 해안을 따라서 남북으로 그 길이가 약 50마일(80 km)이나 된다. 특히 현재 남아있는 레드우드 서식지의 면적기준으로는 45%가 여기에 속하며, 1980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도 지정이 되었다.

캘리포니아로 들어와 199번 국도를 30분 정도 달린 후에 빠져 강을 건너서, 자동차만한 나무가 서있는 여기 비포장의 삼거리에 힘들게 주차를 했다. 사진으로는 여유가 있어 보이지만 저기 오른쪽에 겨우 주차를 한 것으로, 주차할 곳이 없어서 그냥 돌아나갈까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지만, 레드우드 국립공원에서 첫번째로 계획한 트레일부터 포기할 수는 없었다!

원래는 이 막혀있는 하울랜드힐로드(Howland Hill Rd)를 따라서 1마일을 더 들어가 트레일이 시작되는 곳까지 차로 갈 계획이었는데, 도로공사중이라고 출입을 못하도록 막아놓았다. 빗방울도 약간 떨어지는데 왕복 1시간을 더 걸어야 되서 가이드는 고민이 많았는데, 다행히 손님들이 즐겁게 따라줘서 고마웠다.^^

가끔 걸어나오는 하이커들이 있어서 마주치기는 했지만, 이렇게 도로 바로 옆에서 자란 큰 레드우드 나무들을 구경하며 우리 가족이 이 길을 전세낸 듯이 즐겁게 걸었다~

커다란 덤프트럭이 먼지를 일으키며 몇 번 지나갔는데, 우리가 걸었던 1마일 안에는 공사구간이 없었고, 아래 사진의 삼거리에서 트럭들은 모두 크레센트시티(Crescent City) 쪽으로 직진을 했다. 사실 그렇다면 우리들 차를 보내줬어도 큰 문제가 없었는데 말이다...

차로 스타우트그로브(Stout Grove)를 구경하고 나와서 저 왼편으로 Boy Scout Tree Trailhead를 지나는 비포장도로 5마일을 더 달려서 크레센트시티로 바로 넘어가는 것이 원래 계획이었지만, 이제는 걸어 들어왔으니 다시 걸어서 돌아나가는 수 밖에는 없었다.

그렇게 편도 40분을 걸어서 제드다이어스미스 레드우즈 주립공원(Jedediah Smith Redwoods State Park)의 Stout Memorial Grove의 텅텅 빈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제데디아 스미스(Jedediah Smith)는 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1828년에 이 지역을 육로로 지나간 탐험가로, 캘리포니아와 오레곤 남부의 정확한 지도를 최초로 제작해서 미국이 서부로 진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라고 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공원 안내판의 지도를 보니까 강 건너 199번 도로변의 히우치 비지터센터(Hiouchi Visitor Center)나 강변 캠핑장에 주차를 하고 강을 건너 이리로 올 수도 있는 모양인데, 나중에 알아보니 강을 건너는 다리(footbridge)는 한여름 휴가철인 7~9월에만 임시로 설치된다고 한다.

주차장에서 조금 내려가면 갈림길이 나오면서 Stout Grove Loop Trail을 만나는데, 우리는 일단 Hiouchi Trail과 만나는 왼쪽으로 돌아보기로 했다.

이 날 모녀가 레드우드 숲을 걸으며 참 많은 대화를 했다. 특히 세계 경제상황과 금리정책이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그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서...^^

넓은 트레일은 흙길이지만 먼지도 없이 푹신하고 뽀송했고, 그 좌우로 바닥에는 토끼풀같은 괭이밥(redwood sorrel)이 카펫처럼 깔려있는 위로, 고사리(sword fern)가 가슴높이까지 빼곡히 자라있었다. 오른쪽에 나무로 데크를 만들어 놓은 것이 살짝 보이는데,

아마도 이 그로브에서 가장 큰 레드우드 나무인 것으로 생각이 되어서 모녀를 세워놓고 기념사진 한 장 찍었다.

계속해서 걸어가다 쓰러진 나무가 있어서 다가갔는데, 갑자기 저 분이 저기서 쑥 올라와서 깜짝 놀랐다.^^ 나무 뒤에 가려진 다른 일행과 함께 두 분이 우리가 이 트레일을 돌면서 만난 유일한 사람이었다.

쓰러진데 또 쓰러지고, 그 위에 뿌리를 내리고 몇 백년을 자란 듯한 나무... 그 뒤로 밝게 보이는 곳에 스미스 강(Smith River)이 흘러가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루프트레일을 못 찾아서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야 했다는 것이다.

다시 돌아가는 길인데, 왼편은 여러 그루의 레드우드가 둥글게 이어져서 자란 모습이 아주 특이했다.

아내 핸드폰의 광각모드로 찍었더니 부녀가 비정상적인 롱다리로 나왔다~^^

루프트레일을 시작했던 곳으로 돌아와서 River Trail 쪽으로 가서, 비포장 도로를 만나 주차한 곳으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트레일 오른편의 작은 쓰러진 나무 뒤로 오래된 벤치 하나가 보인다.

이 레드우드 서식지는 1929년에 Mrs, Clara Stout가 죽은 남편인 Frank D. Stout를 추모하며 레드우드 보호단체에 기증해서 주립공원에 편입이 되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남편은 레드우드 벌목으로 큰 돈을 번 사람이었다고 한다.

혹시 프랭크가 클라라보다 더 오래 살았으면 이 레드우드들도 모두 베어졌을지도? 여성의 평균수명이 남성보다 긴 데는 역시 다 이유가 있었어...^^

스미스 강으로 흘러가는 Cedar Creek을 건너는 이끼낀 나무다리를 건너는데, 오른편에 연분홍 꽃들이 핀 나무가 있다.

트레일을 시작하면서 도로변에서도 몇 차례 보였던 꽃나무인데, 진달래 비슷한 꽃이 모여서 피어있는 가지에 이끼들이 늘어져 있는 것이 참 특이해서 오래 구경을 했었다.

이미지 검색으로 찾아보니 만병통치약으로 사용된다고 '만병초'라 불리는 식물의 일종인 것 같다. 정작 스타우트그로브 루프트레일(Stout Grove Loop Trail)은 짧았기 때문에, 주차장으로 돌아가니까 전체 1시간반 정도가 걸렸고, 다시 199번 도로로 나가서 크레센트시티(Crescent City)의 숙소로 가는데 또 30분이 걸렸다.

체크인을 하고 저녁은 어디서 먹을까 찾아보다가, 숙소 바로 옆이라 걸어갈 수 있었던 여기 굳하베스트카페(Good Harvest Cafe)에서 먹기로 했는데 손님이 많아서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했었다. (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온 것임) 식사메뉴는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요세미티님께서 북부 캘리포니아 여행에서 꼭 마셔보라고 추천해주셨던 North Coast Brewing Co.의 Old Rasputin Russian Imperial Stout를 주문했던 기억은 난다. 그렇게 스타우트그로브 트레일을 하고 스타우트 맥주를 마시면서 여행 4일째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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