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브라이스캐년

브라이스캐년 국립공원 관광의 하이라이트, 나바호트레일(Navajo Trail) 아래에서 만난 또 다른 세상

위기주부 2010. 10. 27.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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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2009.6.19 ~ 2009.6.19 (1일)
컨셉: 30일간의 미국/캐나다 서부 자동차 캠핑여행
경로: Rubys Inn Campground → Sunset Point → Navajo Tr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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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스캐년(Bryce Canyon) 국립공원의 입구, 해발 약 2,400미터에 있는 루비스인(Ruby's Inn) 캠핑장의 아침이다. 내가 세운 원래 계획은 아침을 해먹고, 바로 다음 목적지로 여기를 떠나는 것이었는데, 아내가 브라이스캐년에 다시 들어가보자고 했다. 어제는 날씨가 흐렸지만, 이 파란 하늘아래에서 다시 보면 멋있을 것 같다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옛말에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 '아내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이런 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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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연간회원권을 보여주고 다시 들어가니까, 왠지 또 $25을 번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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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몰고 바로 찾아간 곳은 여기 선셋포인트(Sunset Point)~ 어제 시간도 없고, 비도 와서 그냥 돌아섰던, 브라이스캐년 국립공원 관광의 하이라이트 코스인 나바호트레일(Navajo Trail)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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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래 갈짓자의 길을 따라서 붉은색 돌기둥, '후두(Hoodoo)'들의 협곡의 어두운 심연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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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지도처럼 한바퀴를 돌기 때문에 '나바호루프트레일(Navajo Loop Trail)'이라고도 부르는 이 트레일은 길이는 약 2km 정도지만, 수직으로 167m를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쉬운 코스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다녀본 미국 국립공원의 수 많은 트레일들 중에서 최고의 코스로 손색이 없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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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부터 시작되는 급경사의 내리막은 저 어두운 아래까지 거의 50회의 헤어핀(hairpin) 커브길로 되어 있다. 이 길을 내려가는 느낌은 뭐랄까... 다시 빠져 나올 수 없는 깊은 블랙홀로 빨려들어 가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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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아래쪽의 길은 가끔 이렇게 바위벽을 뚫고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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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붉은 바위벽으로 된 거대한 미로에 갇힌 느낌... '저 햇빛을 다시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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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거의 다 내려왔다~ 50m가 넘는 수직의 절벽 사이로 아주 좁은 틈이 있어서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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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 급경사 내리막이 끝난 곳에서 찍은 가족사진. 이 길의 이름은 바로 '월스트리트(Wall Stree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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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은 낙석사고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봄철 해빙기에는 완전히 차단이 되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특히 2006년과 2010년에 대규모 낙석이 발생해서 오랫동안 트레일이 완전히 폐쇄되었다고 한다. 참, 여기까지만 내려오고 다시 되돌아 올라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러면 이 길의 진면목을 놓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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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Wall Street를 따라 걸어가면, 길 한 가운데에 아주 높은 전봇대가 세워져 있다. "엥~ 갑자기 왠 전봇대???" 그런데, 전봇대 위쪽을 보니, 녹색의 솔잎들이... "아니~ 이건 살아 있는 나무잖아!!!" 햇볕도 잘 들지 않는 이 좁은 협곡의 제일 아래에 어떻게 이렇게 큰 나무가 일직선으로 자랄 수 있는 것일까? 성배를 찾는 인디아나 존스 박사가 요르단 페트라(Petra) 사막의 붉은 절벽 사이에 숨겨진 '알카즈네(Al Khazneh)'를 발견했을 때처럼, 나는 이 나무를 누군가가 일부러 여기 만든, '또 다른 세상'의 시작을 알리는 이정표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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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한 이정표를 지나 월스트리트를 다 빠져 나오면, 이런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뒤를 돌아보고 찍은 사진이므로, 저 멀리 보이는 후두들의 사이로 우리가 빠져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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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위에 예쁘게 놓여진 것 같은 커다란 바위들... 하지만, 사실은 저 바위들은 언덕에 깊게 심어져 있는 것이다. 바위에서 풍화된 흙이 쌓여서 돌기둥들을 덮는 언덕을 만들고, 그 위에 풀과 나무들이 자라난 것인데, 시간이 만들어낸 이런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우리 인간들은 '찰나'를 살다가는 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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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전까지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온데간데 없이 다 사라지고, 우리 가족만 이 협곡의 바닥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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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정도를 걸으면 이렇게 삼거리를 알리는 진짜 이정표가 나온다. 계속 직진하면 어제 비를 맞으며 내려왔던 퀸스가든트레일(Queens Garden Trail)과 만나게 되는데, 우리는 왼쪽 Two Bridges로 올라서 돌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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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양쪽에 수십 미터의 후두들이 서있는 절벽 사이로 오르막 길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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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의 폭포가 그대로 굳어버린 것 같은 절벽의 아래에서 쉬고 있는 '롱다리 부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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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게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도 있는 것은 당연지사인데... 문제는 또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는 것... 조금 전에 월스트리트까지 힘 안들이고 내려와서, 감탄을 연발하며 구경을 잘 한 것은 전혀 기억이 안나고, 이 끝없는 오르막을 보자 한숨만이... T_T (위의 사진 속에는 등산로를 따라 10명 이상의 사람들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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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헉~" 그래도, 아무리 힘들어도 끝은 있는 법... 뒤돌아서 아래쪽으로 또 사진 한장 찍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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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넘으면 오른쪽 절벽 옆으로 이렇게 빼곡한 후두(Hoodoo)들을 눈높이에서 가까이 마주 볼 수가 있다. 바위를 이런 절묘한 모양으로 만든 것은 흐르는 강물이 아니라, 땅속에 스며든 작은 물방울 들인데, 고지대의 특성상 일교차가 큰 봄과 가을에 땅속의 수분이 얼면서, 바위를 아주 조금씩 깍아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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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조물주가 끌과 망치로 섬세하게 조각한, 지구상에서 유일무이한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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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이 놀라운 작품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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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셋포인트까지 거의 다 올라와서 돌아보니, 우리가 빠져나왔던 절벽 사이로 다른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이렇게 천천히 나바호트레일을 한바퀴 도는 데는 1시간이면 충분하므로, 꼬~옥! 둘러보시기 바란다. 그리고, 사진 제일 오른쪽에 보이는 가느다란 첨탑... 내가 다시 여기를 찾을 때까지 부러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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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바위기둥들은 모두 환상이었나?!' 선셋포인트 주차장을 나오자마자, 이렇게 나무가 울창한 초원이 펼쳐진다. 이제 우리는 유타주의 대표적 Scenic Drive인 12번 도로를 달려, 캐피톨리프(Capitol Reef) 국립공원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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