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이야기/딸아이의 학교 생활

미국 오렌지카운티 휘슬러 초등학교 3학년 학예회 - '문법섬의 해적들' (Pirates from Grammar Island)

위기주부 2011. 3. 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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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 미국 LA 인근의 오렌지카운티 플러튼(Fullerton)시의 휘슬러(Fisler) 초등학교 3학년인 지혜가 학예회를 하는 날이다. 3학년 백여명이 모두 한꺼번에 출연하기 때문에, 강당의 수용 인원을 고려해 공연을 어제와 오늘 두 번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가족들이 강당에 입장을 기다리고 있고, 그 앞에는 학교 기부금 모금을 위해서 쿠키를 파는 간이매장, Concession Stand가 있다. 미국의 학교에서 학부모가 참석하는 큰행사에는 꼭 이런게 있고, 또 배가 안고파도 몇개 사먹어주는(?) 학부모들도 많이 있다.


지난 주부터 강당에서 열심히 연습을 하던데, 이렇게 강당의 유리창에는 'ALL PIRATES BEWARE!'라고 엑스자로 붙여 놓았다. 훔쳐보지 말라는 뜻도 있는 것 같지만, 나름 무시무시한 해적(pirate)이 등장하는 학예회의 분위기를 띄우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먼저 학생들이 옆문으로 입장을 했는데, 다들 까만 조끼를 입고 해적모자에 두건에... 그런데 왠 경찰모자에 앞치마에 죄수복까지~


준비가 다 끝난 후에야 가족들이 입장하고 공연이 시작되었다. 해적선장인 캡틴 콤마(Captain Comma)와 3학년 선생님 한 분이 공연의 시작을 알려주고 있는데, 공연의 내용은 바로 '올바른 문법(Good Grammar)을 찾아다니는 해적'들에 관한 것이다...^^ (공연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플래시 없이 ISO-3200으로 찍어서, 사진이 마구 흔들리고 노이즈가 지글거리는 것이니 양해바람)


"While other pirates search for gold
 To fill their treasure chest
 The heroes of our story have
 Good Grammar as their quest!"

당장은 무대에 올라가지 않은 학생들이 뒤쪽으로 빙 둘러서서, 극의 시작을 알리는 <Pirates from Grammar Island>를 부르고 있다. 자, 그럼 이제 정말 특이한 취향을 가진 이 해적들을 따라서 우리도 영문법, English Grammar 공부를 시작해보자~^^


콤마선장과 그의 부하인 Shmitty와 Downing이 보물지도를 들고는 섬에 도착했다. 그들이 찾고 있는 보물은 바로... 8 Parts of Speech, 즉 '영어의 8가지 구성요소' 되겠다! (이 쯤에서 글은 안읽고, 사진만 봐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을 듯...^^)


처음 등장하는 이들은 바로 '4종류 문장의 수호자(Keepers of 4 Sentences)'들로 두 명씩 짝을 지어서 각각 평서문(declaratives), 감탄문(exclamations), 의문문(interrogatives), 그리고 명령문(imperatives)을 나타내며, 그 문장들을 써서 같이 노래를 부른다.


2명을 뽑는데 9명이 지원해서, 무려 4.5:1 경쟁률의 오디션을 통해서 선발된 지혜가 맡은 역은 바로 '동의어(synonyms)'다.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다른 한 명의 Collector of Synonyms인 갈색 머리의 Gigi는 프랑스에서 왔다고 한다.


"Don't don't listen to him - he's an antonym
 He's an antonym."

동의어 여자 2명은 흰옷, 반의어(antonym) 남자 1명은 까만옷...^^ 내가 약간 일어나서 부지런히 사진을 찍었더니 Justin이 쳐다본다~


"It's a curse
 It's a curse
 And this curse could not be worse
 Your grammar's out to sea
 Subjects and verbs must work together
 Oh, but yours all disagree."

저 녹색 두건의 선원들은 주어와 동사가 일치하지 않는 말을 해서 저주를 받았다고 한다. 뭐~ 대강 이런식으로 말들을 한다. "When we speaks / We is freaks / We be in a jam / We is stuck / Out of luck / Don't know who we am."


"You must capitalize
 Capitalize
 Take the first letter and supersize
 Don't underline or italicize
 Take the first letter and capitalize."

왜 대문자(capital)로 시작하는 단어들이 죄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수도 캐피탈(Capital Capital)'의 경찰관들이 붙잡아 놓았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에 지혜의 담임선생님인 Mrs. Munson이 대사를 잃어버리는 학생들을 도와주려고 무대 옆에 서있는데, 안그래도 터프한 스타일인데 저렇게 옷을 입고 있으니까, 정말로 여자 해적두목같다...^^


이 '구두법 해적(Punctuation Pirates)'들은 문장에서 콤마와 세미콜론 등을 훔치다가, 그 벌로 이 섬에 갖혀 있다고 하는데, 캡틴콤마한테 자기들을 Grammar Island로 데리고 가달라고 부탁을 하고 있는 중이다.


"Adverb pronoun preposition
 Adjective and noun
 Interjection verb conjuntion
 That's all we have found."

해적들이 찾는 '영어의 8가지 구성요소(8 Parts of Speech)'는 이렇게 도서관에 있는데, 애석하게도 해적들은 이것을 못봤다. 마이크 앞에 말쑥하게 입은 두 학생은 도서관 사서(librarian)로 각각 형용사(adjective)와 부사(adverb)를 대표한다고 되어 있다.


선장이 보낸 정찰대원(scouts)들이 명사와 동사를 찾으러 갔는데, 역시 아무것도 못 찾고 돌아왔다. 저 선장의 실망한 표정...^^


자기 배역이 끝난 학생들은 무대 뒤로 가서 코러스를 같이 불렀다. 귀여운 우리 Synonym Sisters도 열심히 노래를 부르는 중~


"I'm the Queen of Pronouns
 I'm the queen of 'you'
 I own 'him' and 'her' now
 'He' is all mine too."

마지막으로 등장한 '대명사의 여왕(Queen of Pronouns)'이 대명사가 씌여진 앞치마를 입은 시녀들에 둘러쌓여 노래를 부르고 있다. 뒤에 빼꼼히 보이는 왕은 그(he)도 여왕이 주인이기 때문에, 여왕에게 혼나기만 하는 이 연극에서 가장 측은한 배역이었다...^^


결국은 해적들은 아무것도 찾지는 못했지만, 여기서 문법공부를 많이 하고 자기들의 섬, Grammar Island로 기쁘게 돌아가고, 마지막에는 모든 학생들이 무대 앞으로 나와서 율동과 함께 주제가를 다시 부르면서 공연이 끝났다.


공연이 모두 끝나고 주연배우들의 무대인사까지...^^ 너무 빨리 인사하고 뛰어나가는 바람에 사진이 많이 흔들려서 아쉽다~


교실에 돌아와 담임선생님과 기념사진을 찍고는, 지혜의 성공적인 학예회 공연기념으로 저녁은 외식을... 판다익스프레스에서~^^

P.S. 한달전부터 지혜가 노래를 틀어놓고 연습해서 나도 집에서 같이 부르고는 했는데, 노래들이 진짜 뮤지컬 곡들처럼 나름대로 다 재미가 있고 잘 만들었다. 궁금한 사람은 여기를 클릭해서 앞부분만 들어보거나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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