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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리 가시리잇고 / 버리고 가시리잇고
날러는 어찌 살라 하고 / 버리고 가시리잇고
잡사와 두어리마는 / 선하면 아니 올세라
설온 님 보내옵나니 / 가시는 듯 돌아오소서
날러는 어찌 살라 하고 / 버리고 가시리잇고
잡사와 두어리마는 / 선하면 아니 올세라
설온 님 보내옵나니 / 가시는 듯 돌아오소서
데스밸리(Death Valley) 국립공원 여행기의 마지막편인 자브리스키포인트(Zabriskie Point) 포스팅의 제목을 쓰다가 문득, 떠나는 님을 '잡을까 말까' 고민하는 이 고려가요 <가시리>의 가사가 문득 떠올랐다.
3년만에 다시 이 멋진 곳을 찾았는데, 이번에는 파란 하늘 아래라서 더욱 기대가 되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안내판을 보면 여기서 아래쪽 골든캐년(Golden Canyon)까지 트레일을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다음 번에는 우리도 저 사진속의 사람들처럼 '배드랜드(Badlands)'의 한가운데를 탐험해보기로 약속했다.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는 조금만 걸어올라가면 되는데, 그 중간에 벤치가 두 개 있다. 벤치에 앉아 장난치는 모녀~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데스밸리의 가장 멋진 풍경인데, 이 정도면 가히 '황무지의 종결자'라 부를만 하다. 오른쪽에 보이는 뾰족한 바위는 Manly Beacon이라고 부르는데, 산(mountain)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이 특이했다. 날씨도 좋고 해서, 지혜와 나도 저기까지 내려가 봤다.
황무지에 선 아빠와 딸~ 참, 이 곳의 지명은 인근의 붕사(borax) 광산의 책임자였던 Christian Zabriskie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뻔한 이야기지만, 잡을까 말까 고민하는 것 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다...^^
점프샷은 힘들어...ㅋㅋㅋ
황금색 황무지 너머로 미국에서 가장 낮은 땅인 해발 -86m의 배드워터(Badwater) 하얀 소금밭이 보이고, 그 뒤로는 해발 3368m의 텔레스코프 피크(Telescope Peak)가 보인다.
점프한 곳에서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인데, 트레일을 따라서 저 아래쪽에도 사람들이 몇 명 있었다.
수백만년동안 풀 한포기 자라지 않고, 겨울에 내리는 빗물에 조금씩 침식이 되면서 만들어진 특이한 지형이다.
우리 사진을 찍어주고는 아내도 궁금해서 혼자 내려가봤다. 역시 사진발은 빨간 옷...^^
가족사진도 부탁해서 찍고... 참, 포스팅을 쓰면서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 이탈리아의 거장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Michelangelo Antonioni)가 감독하고 핑크플로이드(Pink Floyd)가 음악을 맡은 1970년 영화 <자브리스키 포인트>가 있단다. 미국의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히피족 남녀주인공이 사랑을 나누는 곳이 여기였다고 하는데...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참패했다고 한다.
주차장으로 돌아 내려가면서, 3년전과 같은 자리에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벤치를 보았다. 나중에 여기에 내 이름으로 벤치를 하나 기증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라스베가스로 차를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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