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고소공포증이 있으신 분들은 아래의 일부 사진들을 보면 어지러울 수 있음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여행만 가면 '새벽형인간'이 되는 위기주부... 전날밤 맞춰놓은 알람도 울리기 전인 5시반에 일어나 달빛 아래에서 밥하고 즉석국까지 든든하게 끓여먹고는 캠핑장을 나섰다.

아침 7시에 출발하는 첫번째 셔틀버스가 비지터센터 정류소로 들어서고 있다. 나를 포함해 10명 이상의 부지런한 등산객들이 이 버스에 올라탔다.

셔틀버스 안에서 바라본 자이언(Zion) 국립공원에서 제일 먼저 아침햇살을 받는다는 해발 2380m의 The West Temple(왼쪽의 편평한 봉우리)과 '하얀 타워(Towers of the Virgin)'들은 벌써 붉게 물들었다.

10여명의 승객들 중에서 나홀로 내린 정류소는 바로 여기 '그로토(The Grotto)'이다. 아침 일찍 왜? 표지판 뒤로 보이는 천사들만이 내려앉을 수 있다는 바위산, 앤젤스랜딩(Angels Landing)의 꼭대기에 올라가기 위해서...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붉은 점선으로 Angels Landing Trail을 표시해 놓았는데, 버진강을 따라 조금 올라가다가 첫번째 지그재그 코스로 절벽을 올라간다. 그리고는 '냉장고협곡(Refrigerator Canyon)'을 따라 잠시 평탄한 길을 걷다가, 두번째 지그재그로 절벽을 올라가면 Scout Lookout이 나온다. 거기서 정상까지는 쇠사슬을 붙잡고 올라가면 되는데 총 거리는 편도 2.5마일, 약 4km로 길지 않다.

버진강을 건너기도 전에 이런 안내판이 나온다. 뭐, 길게 설명할 필요없고... 2004년 이후로만 6명이 이 트레일을 하다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단다~ 그리고는 맨 아래 국립공원 마크 옆에 이렇게 써놓았다. "Your safety is your responsibility."

고요한 아침의 자이언캐년(Zion Canyon)... 나를 기다리고 있는 첫번쩨 지그재그 코스는 앤젤스랜딩 왼쪽으로 폭 파진 '냉장고협곡'까지 절벽을 타고 올라가는 길이었다.

중간쯤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 대강 이 정도인데, 이건 두번째 난관에 비하면 '지그재그'라고 부를 수도 없다...^^

절벽을 안으로 깍아서 만든 이 길을 다 올라가면 작은 다리가 나오고, Refrigerator Canyon을 따라 잠시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그러다가, 돌을 쌓아서 만든 경사로가 나오는가 싶더니...

21굽이의 '월터스위글(Walters Wiggles)'이라는 지그재그 경사로가 나온다. 전체 경사도가 60도에 이르는 이 길은 1926년에 Walter Ruesch라는 공원직원의 주도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는 천사들만 내려앉을 수 있는 곳에 이르는 '천국의 계단'을 만들고 싶었나 보다~ 사진 제일 위쪽에 길의 오른쪽에 있는 바위끝에서 내려다 보면...

이렇게 보인다~ (슬슬 멀미가 시작됨)

지그재그 코스를 모두 올라오면 스카우트룩아웃(Scout Lookout)이라는 간이화장실이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앤젤스랜딩의 정상까지 거리는 0.5마일만 남았지만, 이제는 쇠사슬을 붙잡고 100m 가까운 높이를 올라가야 한다. 저 뒤에 처음 강가에서 봤던 경고판이 한번더 등장을 해주시고, 다음 쇠사슬이 출현을 한다.

요세미티 하프돔 등반(클릭!)레이크루이스 노젓기(클릭!)에 써먹었던 빨간목장갑이 또 등장을 해주셨다. 이 정도 경사로야 쇠사슬이 없어도 갈 수 있겠다 생각을 하면서 저 모퉁이를 돌아섰다. 두둥~

쇠사슬 안쪽의 '안전한' 트레일에서 고개만 돌리면 아래로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300m 아래 버진강줄기...

그리고는 안내판(경고판?)에 사진으로 나왔던 바로 그 곳 '면도날 절벽'이 나온다. 그 중에서 하이라이트는 저기 중간에 쇠사슬도 없는 구간인데,

그 트레일 위에 서있는 내 발을 찍은 사진이다. 왼쪽으로는 버진강물까지 300m의 완벽한 수직절벽이고, 오른쪽으로도 100m가 넘는 절벽이다! 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 나는 이 '면도날' 위에 앉아서 SLR 카메라의 렌즈를 광각으로 교체했다...^^

계속되는 트레일도 편평한 곳은 난간도 전혀 없다. 이 사진도 일부러 절벽 끝으로 가서 찍은 것이 아니라, 가장 '안전한' 트레일에 서서 고개만 돌리고 찍은 것이다.

그 와중에 이렇게 그림자 독사진도 찍고... 바람도 세게 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배짱이었나 싶다~^^

Angels Landing Trail의 하이라이트인 면도날 절벽을 다 지나온 다음에 돌아본 모습이다.

이제 정상이 보이는 마지막 쇠사슬 구간을 붙잡고 올라가면...

마치 내게는 천국으로 통하는 문처럼 보였던 구부러진 나무 아래를 지나서 앤젤스랜딩의 정상에 도착을 하게 된다.

360도 탁 트인 전망이 나오는 앤젤스랜딩 정상에서 아이폰으로 찍은 영상이다. 바람소리도 많고 쓸데없이 분위기 잡는다고 너무 천천히 돌려서 지루할 수도 있지만 감상해보기 바란다. 참, 영상 중간에 다람쥐로 변신한 천사가 등장을 한다...^^

다시 깨끗한 사진들로 정상의 풍경을 소개하면, 먼저 남쪽으로 본 Zion Canyon 입구의 모습이다. 저 좌우의 바위산들도 계곡 바닥에서부터만 거의 1km를 솟아있는데, 정말 "요세미티 저리가라"할 수준의 장관이다.

동쪽 아래로 보이는 The Organ이라 불리는 작은 바위산과 그 너머로 전날 갔었던 위핑락(Weeping Rock) 주차장과 트레일, 그리고 눈물 흘리는 절벽이 보인다.

북쪽으로는 정말 굽이굽이 절벽을 깍으면 흐르는 버진(Virgin) 강의 물줄기가 만든 좁은 협곡이 펼쳐진다. 저 안쪽의 Temple of Sinawava 정류소에서 도로는 끝나고, 강물을 따라 계속 협곡 안으로 들어가는 '내로우스(The Narrows)' 트레일이 이어진다.

바로 발 아래로 보이는 큰 굽이에는 Big Bend 정류소가 있다. 셔틀버스에서 내려서 나에게 손을 흔들던 저 사람들 보다 정확히 450m 높은 곳에 내가 서있는 것이다.

서쪽 가까이로는 간이화장실 건물이 보이는 Scout Lookout과 거기서 이 쪽으로 내가 지나온 '면도날 절벽'이 보인다. "저기를 또 지나가야 한다는 말이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만 내려가기로 했다.

그 전에 셀프정상인증사진도 찍고... (왠지 합성사진같아 보이는데? ㅋㅋㅋ)

내려가려고 일어서니까 마침내 한 커플이 올라왔다. 2012년 4월 9일 아침에 앤젤스랜딩에 오른 두번째와 세번째 사람이다. 그럼, 첫번째는 누구?

비디오에서도 나오지만 정상의 바위에는 온통 이렇게 사람들이 바위를 파서 이름을 새겨 놓았다. 미국의 국립공원에서 이런 모습은 참 보기 드문데, 정상의 바위가 무른 사암(sandstone)이라서 쉽게 파지고 또 여기까지 목숨걸고 올라온 보상심리(?)가 작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잘 있어라 동메달... 금메달은 먼저 내려간다~"

이렇게 아슬아슬한 트레일에 사람들이 있는 모습의 사진이 더 멋지기는 한데, 이 자리에 서있는 것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카메라는 배낭에 넣고 씩씩하게 빨리 내려갔다.

강가까지 거의 다 내려와서 첫번째 절벽의 지그재그 코스를 오르는 가족을 올려다 봤다. 나도 다음번에는 저렇게 아내와 지혜와 함께 또 '천사의 바위산'에 올라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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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위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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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아~ 요세미티 하프돔때도 그렇고 정말 대단해요! 둘중에 어디가 더 어렵죠?

    2012.12.07 01: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하프돔이 당연히 2~3배는 더 어렵습니다. 여기는 고소공포증만 없으면 되는데, 하프돔은 체력도 좋아야 하더군요~ (하프돔에 또 올라갈 일이 있을라나? ㅋㅋㅋ)

      2012.12.07 06:23 신고 [ ADDR : EDIT/ DEL ]
  2. tour4u

    와우 정말 멋집니다. 저는 아마 올라가기어렵겠지만 사진 만으로도 충분히 그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훌륭합니다!

    2013.10.06 09:20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