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자이언

30일 캠핑여행의 본격적인 시작, 소나기를 맞으며 셔틀버스로 잠깐 둘러본 자이언(Zion) 국립공원

위기주부 2011. 3. 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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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09.6.17 ~ 2009.6.18 (1박2일)
컨셉 : 30일간의 미국/캐나다 서부 자동차 캠핑여행
경로 : Las Vegas → Zion National Park


가끔 '미서부 3대 캐년'이라고 그랜드캐년, 브라이스캐년, 그리고 자이언캐년 국립공원 모두 둘러본다는 여행상품이 있는데, 정확히는 '자이언캐년 국립공원'이라는 곳은 없다~ 그냥 자이언(Zion) 국립공원이다...^^ 또, 알다시피 Zion은 성경에 나오는 산의 이름인데, 한국어 성경에서는 '시온'으로 표시하지만, 한국사람들 아무도 '시온 국립공원'이라고는 부르지 않는다. (LA에 있는 한국마트중에 Zion Market이 있는데, 이 곳은 모두 '시온마켓'이라고 부름)


라스베가스에서 자이언 국립공원까지는 위의 지도에 표시한 것처럼 15번 프리웨이를 따라 3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조금 부지런하면 당일로 다녀올 수도 있다. (구글맵은 여기를 클릭)


Mesquite를 지나 아리조나(Arizona)주로 들어서면 사막위에 엄청난 바위산이 앞을 가로막는데, 프리웨이가 그 속을 흐르는 계곡을 따라 멋지게 이어져 있다. 여기가 Virgin River Gorge라는 곳으로 모하비사막(Mojave Desert)과 콜로라도고원(Colorado Plateau)의 경계가 되는 절벽을 올라가는 것이다.


협곡 위로 올라오면 거대한 지층의 단면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바로 그랜드캐년을 비롯한 수 많은 미서부의 국립공원들을 만들어 낸 '거대한 계단(Grand Staircase)'의 출현이다.


유타(Utah)주의 St. George를 지나서 9번 도로로 빠지면, 그 계단은 이렇게 특이한 색깔과 모양의 산들로 변한다.


지금까지 다녀본 수 많은 미국의 국립공원들 중에서도 가장 멋진 입구의 표지판과 그 뒤의 풍경을 가진 곳이 아닌가 생각된다.


전날부터 시작한 미국/캐나다 서부 30일 캠핑여행이지만, 어제는 라스베가스 호텔에서 잤으니까 본격적인 캠핑여행의 시작은 오늘부터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때까지는 텐트도 깨끗하고 자동차 휠도 반짝반짝~^^


30일 여행의 첫번째 캠핑을 한 이 곳은 자이언 국립공원의 입구 바로 왼쪽에 있는 Watchman Campground 이다.


집에서 챙겨온 미니머핀으로 간단히 점심을 먹고는 비지터센터까지 걸어와 셔틀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갑자기 날이 확 어두워지는 것이 아닌가~


버진(Virgin)강을 따라 만들어진 자이언캐년(Zion Canyon)의 북쪽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위의 지도에 녹색으로 정류소가 표시된 셔틀버스를 이용해야만 한다. Canyon Junction 삼거리에서 북쪽으로는 일반 차량은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셔틀버스에 올라 흰색의 깍아지른 바위산들에 감탄하기가 무섭게, 어디선가 잔뜩 밀려오는 먹구름들...


급기야 열어놓은 셔틀버스의 지붕으로 굵은 소나기가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상했던 것은 제법 빗방울이 들어오는데도 저 지붕을 닫는 사람이 거의 없더라는 것...^^


이 때로부터 딱 4년전인 2005년 여름의 미국서부여행에서 큰 나무아래에서 햄버거를 맛있게 먹었던 여기 Zion Lodge의 잔디밭에 다시 가보고 싶었지만, 소나기 때문에 그냥 셔틀버스에 탄 채로 지나쳐야 했다.


어제 라스베가스에서 점심만 먹고 다시 출발했으면 여기 자이언 국립공원에 오후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굳이 LV에서 하루를 자고 여기 점심때 도착하도록 일정을 잡은 숨겨진 이유는, 저 굽이도는 버진강의 가운데에 우뚝 솟아있는 바위산의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4간 정도가 소요되는 Angels Landing 트레일을 나 혼자 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절벽을 따라 쇠줄을 붙잡고 올라가는 구간이 있어서, 작은 어린이는 갈 수가 없음) 배낭에 물과 간식까지 다 챙겨서 셔틀을 탔지만... 비가 와서 바위가 미끄러워 위험할거라고 말리는 사랑하는 아내의 말을 듣기로 했다. 흑흑... 하지만! 언젠가는 나도 천사처럼 저 위에 꼭 내려앉고 말거야~


그냥 셔틀버스를 탄 채로 돌아갈까 하다가, 약간 빗방울이 잦아드는 것 같아서 제일 북쪽에 있는 마지막 정류소인 Temple of Sinawava에 내렸다. 협곡을 둘러싼 바위산의 색깔과 하나가 된 것 같은 자이언 국립공원의 멋진 셔틀버스와 도로의 색깔~


Riverside Walk 트레일을 따라 조금 걸어서, 2005년에 강물속에 들어가 조약돌을 주으며 즐겁게 놀았었던 버진강의 기슭에 도착을 했다. 여기서 강물을 따라서 계속 올라가면 미서부에서 가장 멋진 '협곡산행(Canyoneering)' 코스라고 하는 The Narrows로 연결된다. (여기를 클릭하시면 설악친구님의 The Narrows 여행기를 보실 수 있음)


우리가 다시 정류소로 돌아와 셔틀버스를 타자마자 엄청나게 쏟아지는 폭우! 이런 걸 불행중 다행이라고 하던가...


순식간에 절벽에 만들어진 폭포~ 하지만, 또 고맙게도 우리가 비지터센터에 도착할 때는 폭우가 물러갔다.


평일이었는데도 방학을 맞아서 비지터센터안에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자이언 국립공원은 특히 사진작가들이 좋아하는 곳인데, 그 중에서도 역시 자주 등장하는 곳은 앞서 소개한 The Narrows와 Angels Landing의 풍경이다. 기필코 나도 언젠가는 두 곳을...^^


텐트와 안에 던져둔 침낭이 무사한지 걱정하면서 캠핑장으로 돌아갔는데, 다행히 침낭은 젖지 않았다. 하지만, 지혜가 테이블위에 둔 플러튼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완전히 젖어서 못쓰게 되었고(결국은 책값을 배상했음), 미니머핀이 들어있던 투명플라스틱통을 다람쥐들이 똥을 싸며 갉아놓은 것이 사건이었다. (플라스틱이 두꺼워서, 끝내 다람쥐들은 머핀을 먹지 못했다~ 불쌍한 다람쥐들...^^)


젖은 물건들을 말리며 2~3시간을 빈둥빈둥 보내고는 저녁밥을 하기 위해 물을 받으러 가다가 하늘을 올려보았다. 4년전 기억속의 파란하늘을 되찾은 멋진 바위산들... 30일 캠핑여행의 본격적인 출발은 이렇게 약간은 허망하게 시작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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