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도시관광기

메릴랜드 제2의 도시인 프레더릭(Frederick)의 역사적인 다운타운과 캐롤크릭 공원(Carroll Creek Park)

위기주부 2026. 5. 15. 17:24
반응형

버지니아로 이사와 셀프 집공사가 끝나고 주변 유명한 곳들은 제법 둘러본 후인 2023년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별볼일 없는 공원들을 혼자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 때 이 도시의 남쪽에 있는 모노카시 국립전쟁터(Monocacy National Battlefield) 방문기를 쓰며 메릴랜드주 제2의 도시라 언급했었는데, 지금 다시 확인해보니 인구수로는 수도권의 위성도시인 콜럼비아(Columbia)와 저먼타운(Germantown)이 살짝 더 많단다. 하지만 독자적인 시정부를 가진 '자치도시(Incorporated City)'로는 전주에 아내와 함께 다시 방문한 프레더릭(Frederick)이 여전히 '넘버2'이다.

몇 년전 조지타운(Georgetown)에서 엉겹결에 낸 $23 주차비가 떠올라서 진입하며 멈칫했던 다운타운 주차장 계단에서 마주친 도시명으로 포스팅을 시작한다. 밖으로 나가서 우리가 일단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바로 옆에 있는...

빨간 벽돌 외관의 시립 공공 도서관이었다. 그런데 도서관명의 표기와 단어가 유별나서 좀 찾아보니까, 19세기에 여기 대지주였던 크리스천 B. 아츠(Christian Burr Artz, 1801~1874)의 아내가 거액과 토지를 시에 기부하며 콕 찝어서 C. Burr Artz 이름이 영구히 유지되는 도서관의 건립을 조건으로 했는데, 당시에는 퍼스트네임은 이니셜로 쓰고 부모 양쪽의 가문을 모두 표시하는 이름 표기 방식이 더 선호되었기 때문이란다.

평일 오후라 썰렁하기는 했지만 입구의 어린이 코너를 비롯해 이렇게 멋진 실내를 둘러보니까, 옛날 LA에 살면서 차례로 많이 다녔던 플러튼 도서관과 또 베벌리힐스 도서관이 떠올랐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 들어온 이유는 책을 읽기 위해서가 아니라 2시간 무료주차 확인을 받기 위해서였고, 덤으로 다운타운 안내지도까지 한 장 챙겨서는 바로 나왔다.^^

동서로 뻗은 중심가로 올라와 처음 만난 것은 국립 남북전쟁 의료 박물관(National Museum of Civil War Medicine)이었으나 안에 들어가보진 않았다. 프레더릭은 대규모 전투가 벌어진 앤티텀(Antietam)게티스버그(Gettysburg)와 가까워서 많은 부상병들이 후송되었기 때문에, 그 기간에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병원이었다 한다. 그래서 미국 군사의료 체계의 발상지라 할 수 있기에 당시 시신 안치소로 사용되었던 건물에 이러한 박물관이 만들어졌단다.

서쪽으로 걸어가면 나오는 큰 사거리에 있는 안내판으로, 방금 걸어온 Patrick St가 예전에 소개한 적이 있는 역사적인 내셔널로드(The Historic National Road) 구간임을 알려주고 있다. 프레더릭 다운타운의 건물들은 대부분 18~19세기에 지어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 왼쪽 흑백사진에서 보이는 사거리 코너의 건물들이...

이렇게 지금도 외관만 살짝 고친 상태로 그대로 계속 사용되고 있다. 특히 남북전쟁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도 보존될 수 있었던데는 아주 특별한 노력(?)도 있었는데 잠시 후 따로 설명드린다. 이제 교차하는 Market St를 따라 북쪽으로 좀 올라가 봤는데, 그 거리는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메인 스트리트' 상도 받은 적이 있고, 포브스(Forbes)나 Travel+Leisure 등의 잡지에서 걷기에 예쁜 소도시나 매력적인 거리로 자주 추천된단다.

아내를 따라 여러 가게를 잠깐씩 들어갔지만, 인상적이었던 작은 책방의 쇼윈도 하나만 보여드린다. 사진은 깜박했는데 가게들마다 입구에 "Federal Employees Welcome" 스티커를 붙여놓았길래 특별한 이유가 있나 궁금해서 또 찾아봤더니... 프레더릭 시의 최대 고용주가 미육군의 포트 데트릭(Fort Detrick)으로 거기서 일하는 군인과 연방 공무원 수가 1만명을 넘어서 도시경제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인데, 이 군사기지가 또 아주 특별한 곳이었다.

다운타운 북서쪽 5~10분 거리인 데트릭 기지는 냉전시대에는 생물학 무기를 개발했고, CIA의 극비 인간세뇌 프로젝트인 'MK울트라'가 1970년대초까지 진행된 곳이다. 지금은 국방부 산하 미육군 감염병 의학연구소(USAMRIID) 주도로 에볼라와 천연두 등의 백신과 치료제 개발같은 연구를 국토안보부, 보건복지부 등과 함께 진행해서 '국가 바이오 방어본부' 역할을 한다. 또한 국립 암연구소 분원이 기지 내에 있고, 밖으로는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세계적 제약회사 연구소도 들어서서 프레더릭이 바이오 산업의 메카가 되는데 기여했단다.

엉뚱하게도 한 때 포트데트릭은 미국보다 중국에서 더 유명했다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의 '우한 연구소'가 기원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을 때, 중국의 선전가들이 여기 미국의 군사시설에서 바이러스가 만들어지고 유출되었다는 거짓 정보를 퍼뜨렸기 때문이란다. 하필 2019년 7월에 연구소 폐수처리 시스템 문제로 실험실이 폐쇄된 것이 밝혀져서 이러한 음모론을 증폭시켰는데, 상세한 내용은 위의 사진을 클릭해 BBC의 해당기사를 보시면 된다.

여행기가 샛길로 빠진 김에 '프레더릭 랜섬(Ransom of Frederick)'에 대해서도 알려드리면... 서두에 언급한 모노카시 전투 직전 남군이 도시를 점령했을 때, 군자금이 필요했던 주발 얼리(Jubal Early) 장군이 20만 달러를 내놓지 않으면 도시를 불태우겠다고 협박해서, 시장이 지역 5개 은행으로부터 나눠 빌려서 안내판에 보이는 바구니에 담아 전달했던 사건이다. 그 후 시정부는 원금과 이자 합계 총 60만 달러를 모두 갚는데 87년이나 걸려 1951년에야 채무가 종결되었다는 눈물겨운 이야기다.

다운타운 남쪽을 흐르는 개울이 1976년에 범람해서 막대한 피해를 입힌 후에, 넓은 수로를 인공적으로 건설하며 유럽풍의 운하 공원으로 탈바꿈을 시킨 것이 캐롤크릭파크(Carroll Creek Park)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다리 건너편에 멋지게 그려진 벽화의 주인공은 프레더릭 출신의 전설적인 재즈 트럼펫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레스터 보위(Lester Bowie, 1941~1999)라 한다. 솔직히 이름은 처음 들어보지만 벽화속 모습처럼 항상 하얀색 실험실 가운을 입고 무대에 오르는 재즈 음악가 사진을 본 기억은 있는 듯 하다. 그런데 그 아래 바닥에 빨간 겉옷을 어깨에 두르고 앉아있는 남성은 뭥미?

개울의 폭과 예쁜 돌다리 등이 딱 서울의 청계천을 떠올리게 하는 공원이었는데, 특히 겨울철에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한 수 십척의 돛단배를 운하에 띄워 놓은 야경으로 유명하고, 또 초기에 독일계 이민자들이 모여서 만든 도시라서 전통있는 옥토버페스트 축제도 열린다고 하므로 다시 방문하게 될 기회가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주차장 벽에 있던 철제 현수교도 직관할 수 있었고, 아래로 멀리 석조 아치처럼 보이는 다리가 또 있다. 우리가 자동차로 지나갔던 그 다리는 사실은 그냥 밋밋한 콘크리트 다리인데, 표면 전체를 벽돌과 조각상 등을 정교한 명암과 원근법을 이용해 입체적으로 그린 정교한 벽화로 덮어서 착시를 일으키는 작품이란다. 이 정도로만 시내를 둘러본 후에 다시 차에 올라서 우리가 강 건너 타주의 프레더릭을 찾아온 주목적지인...

여기 코스트코(Costco)로 향했다. 지난 4월말에 서쪽으로 2시간 거리의 해리슨버그(Harrisonburg)를 찾아갔던 것과 같은 사연이지만 이유는 묻지 마시고...^^ 이 날 덤으로 깨달은 중요한 사실 하나는 메릴랜드 주의 코스트코에서는 맥주와 와인도 팔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메릴랜드 사람들은 주경계를 넘어 버지니아 코스트코에 술 사러 많이 온다는데, 예전에 딸을 보스턴 기숙사에 내려주고 계속 북쪽으로 올라갈 때 소비세가 없는 뉴햄프셔에 이웃 주 사람들이 술 사러 간다던게 기억이 난다~ (과거 포스팅 링크만 무슨 10개가 붙은 추억 회상 글을 마침^^)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