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모시고 떠난 당일 샌디에고 여행에서, 라호야(La Jolla)에 이은 두번째 목적지는 원래 발보아파크(Balboa Park) 였다. 하지만, 무슨 행사가 있는지 주차도 못하고 큰 공원을 1시간 동안 돌다가, 건너뛰고 세번째 목적지로 바로 향했다.

멋진 범선조각 위로 붉은 깃발이 바닷바람에 휘날리고 있는 카브리요 내셔널모뉴먼트(Cabrillo National Monument)의 표지판인데, 샌디에고에서 유일하게 국립공원관리국(National Park Service) 마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비지터센터의 현판에도 멋진 범선이 파도를 헤치고 있다. 지금까지 다른 'National Monument'는 준국립공원 또는 국가기념물로 번역을 했었는데, 이 곳은 '국가기념지'로 부르는게 더 적당한 곳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비지터센터의 내부에도 범선 모형이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데, 주변으로는 스페인의 대항해시대와 관련한 많은 볼거리들이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더 멋진 볼거리는 바로 저 밖에 있는데...

샌디에고 항구로 들어가는 앞바다와 그 너머 샌디에고 다운타운의 멋진 모습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샌디에고 항구를 감싸며 제일 서쪽에 길게 뻗은 포인트로마(Point Loma)의 남쪽끝 언덕인 이 곳은, 1542년 9월 28일에 스페인 사람인 후안 로드리게스 카브리요(Juan Rodriguez Cabrillo)가 상륙한 곳으로 서양인으로서는 최초로 지금의 미국 서해안에 발을 딛은 것이라고 한다.

이 날 우리집도 처음 방문했는데, 탁 트인 시원하고 멋진 경치에 부모님과 가족들 모두 아주 만족해 했다.

때 맞춰서 바다 위로는 진짜 범선이 한 척 유유히 바람을 맞으며 항해하고 있었고,

남쪽으로 보이는 저 붉은 깃발이 휘날리는 전망대까지 걸어가 보았다.

전망대에는 카브리요의 동상이 자신이 발견한 캘리포니아 땅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따로 소개하지는 않지만 공원안에는 별도의 전시관에 이 당시 스페인의 범선과 항해, 또 당시에 여기에 살고있던 인디언들에 대한 많은 내용이 전시되어 있다.

이 곳과 다운타운 사이의 코로나도(Coronado) 섬에 있는 미해군기지에 굉음을 내며 착륙하는 비행기도 볼 수 있었는데, 아마도 가장 최신의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Raptor)로 생각이 된다.

전망대에서 언덕 위로 올라가면 옛날 1855년부터 1891년까지 운용된 등대인 Old Point Loma Lighthouse가 나온다.

등대 보조건물에는 최초의 등대에 사용된 프레스넬렌즈(Fresnel lens)가 보존되어 있는데, 당시의 최고 광학기술로 만든 저 렌즈 덕택에, 전구도 발명되기 전이라서 기름램프로 밝힌 불빛이 30마일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보였다고 한다.

등대에서 더 남쪽에 있는 Kelp Forest and Whale Overlook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보니, 커다란 고래가 헤엄을 치고 있었다.

서쪽으로 펼쳐진 망망대해의 태평양... 바다에 희끗희끗한 것이 수면까지 자란 해초(kelp)들인데, 1~2월에는 저 해초들 위로 숨을 쉬기 위해 4~5미터의 물줄기를 뿜으며 올라오는 커다란 수염고래(gray whales)를 볼 수가 있단다. 참, 저 멋진 전망의 건물은... 화장실이다~^^

비지터센터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동쪽으로 바라본 카브리요의 동상과 그 너머의 샌디에고(San Diego)...

이게 끝이 아니다~ 자동차를 몰고 서쪽 해안으로 내려갈 수도 있는데, 정면에 보이는 것은 현재 운용되고 있는 등대와 국경수비대의 건물들이라고 한다.

바닷가는 절벽 자체의 모습도 볼거리지만, 많은 '조수웅덩이(tidepool)'들이 만들어져 있어서 생태계적으로도 보존가치가 뛰어난 곳이라고 한다.

태평양의 파도가 부딪히는 해안가 절벽에서 사진도 찍고, 다시 차에 올라서 공원을 돌아나갔다.

카브리요 국가기념지 입구의 좌우로는 이렇게 하얀 비석들이 줄지어 있는 포트로스크랜 국립묘지(Fort Rosecrans National Cemetery)가 있는데, 이 곳도 멋진 전망과 산책로가 있는 인기있는 관광지(?)라고 한다. (아마도 입장료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기대보다 훨씬 좋았던 카브리요 내셔널모뉴먼트(Cabrillo National Monument)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 탓에, 샌디에고의 다른 관광지들은 모두 생략하고 바로 로스앤젤레스로 올라갔다. 참 올라가는 길에 잠시 들린 곳이 또 하나 있는데... 다음 편에서 소개한다.


Posted by 위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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