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봄방학 여행은 그랜드캐년과 라스베가스라는 '뻔한' 미서부 여행지를 다녀왔지만, 그래도 그 두 곳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것 하나씩을 해본 보람찬 여행이었다. 그랜드캐년에서는 캐년속으로 트레일을 하는 것(클릭!)이었고, 라스베가스에서는 이제 소개하는 코스모폴리탄 호텔의 객실에서 벨라지오 분수쇼를 보는 것이다.
라스베가스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 of Las Vegas)은 2010년 12월에 오픈한 스트립(Strip)에 위치한 가장 최신의 '핫한(hot)' 호텔로, 각각 61층까지 있는 East와 West의 두 개의 현대식 건물에 총 객실 수는 2,995개라고 한다. (구글맵 지도는 여기를 클릭)
호텔방의 묵직한 문을 밀고 들어가니, 난데없이 커튼이...^^ 사진으로 알 수 있듯이 코스모폴리탄 호텔의 모든 객실은 침실과는 분리된 거실이 따로 있는 스위트룸(Suite Room)들이다.
곡선의 기다란 소파와 테이블, 그리고 사무용 책상과 의자가 따로 있는 거실은 예상보다 매우 넓었다.
거실 한쪽 벽면에는 전자레인지와 싱크대가 구비된 주방(?)이 있는데, 그렇다고 뭘 해먹을 수 있는 그릇이나 주방기구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특히 저 스낵과 물이 있는 선반과 또 왼쪽 아래를 열면 나오는 냉장고에는 센서장치가 되어 있어서 물건을 잠시 들었다가 다시 놓아도 자동으로 숙박비에 청구가 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침실로 이어지는 통로의 왼쪽은 화장실, 오른쪽은 옷장, 그리고 위쪽 천정에는 샹들리에가 반짝반짝~^^ 그리고,
짜잔~ 침대에 누워서도 보이는 벨라지오(Bellagio) 호텔 정면의 호수! 라스베가스 스트립의 호텔들은 전망에 따라서 가격이 다른데, 딴 곳도 아니고 코스모폴리탄 호텔이라면 무조건 우리처럼 '파운틴뷰(Fountain View)' 객실을 선택해야 한다.
두 개의 세면대가 있는 화장실이고, 오른쪽으로는 유리문으로 되어있는 샤워실, 그리고 샤워실을 지나서...
침실과 같은 방향으로 만들어진 창문 아래에 정사각형의 욕조가 있다. 욕조에 들어가서 고개를 조금 들면 벨라지오 호텔의 분수쇼를 보면서 목욕을 할 수 있다는 뜻~ 여기서 욕조 오른쪽에 수도꼭지가 있는 곳이 뻥 뚫려있는데,
이렇게 침대에서 바로 욕조가 보인다! 물론 위에 블라인드가 있어서, TV 왼쪽에 샤워부스처럼 블라인드를 내리면 가려지기는 하는데, 문제는 블라인드를 조정하는 손잡이가 욕조쪽에 있는 것이 아니라 침실쪽에 있다는 사실~ 위기주부가 잘 할 줄 모르는 호텔방 소개는 이 정도로 마치고, 오른쪽 발코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보자.
스트립에 붙어있는 이스트타워(East Tower) 건물의 29층에서 본 전경으로, 안쪽으로 있는 웨스트타워(West Tower)보다 벨라지오의 분수가 훨씬 가깝게 보이니까, 체크인을 할 때 같은 Fountain View라도 가능하다면 East Tower의 객실을 달라고 하는 것이 좋다. 또 East Tower에서는 층수가 낮으면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벨라지오의 종탑이 호수를 많이 가리게 되고, 또 너무 층수가 높아도 분수가 작게 내려다 보이기 때문에 30층 전후가 가장 좋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East Tower 29층으로 'Best of Best' Fountain View라고 할 수 있겠다.^^
어느새 테라스의 야외소파에 자리를 잡은 모녀~ 당연히 오른쪽에 보이는 벨라지오 호텔을 포함해서, 스트립 건너편의 파리스(Paris)와 플래닛헐리우드(Planet Hollywood) 등등 분수쇼가 보이는 호텔들은 많이 있지만, 코스모폴리탄이 우리 가족의 '버킷리스트(Bucket List)'에 들었던 이유는 바로 스트립 호텔들에서 유일한 이 야외 테라스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창문을 통해서가 아니라 테라스에서 바람을 맞으며 내려다 보는 스트립의 야경과 벨라지오 분수쇼는 충분히 비싼 호텔비의 값어치가 있었다.
그렇게 라스베가스 최고의 '공짜' 볼거리인 벨라지오 호텔의 분수(Fountains of Bellagio)의 쇼가 우리 발밑에서 시작되었다.
테라스 난간에 기대서 분수쇼를 내려다보고 있는 지혜의 모습인데, 난간은 높고 안전하게 잘 만들어 놓았다. 라스베가스 호텔들은 도박에서 돈을 잃은 사람들이 뛰어내릴까봐 창문도 제대로 열리지 않는 곳들이 많은데, 여기 코스모폴리탄은, 아무리 난간이 있다고는 해도, 무슨 배짱으로 이렇게 테라스를 만들어 놓았을까?
잠시 후에는 에펠탑을 포함해서 라스베가스 스트립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최고의 사진빨이라는 '블루아워(Blue hour)'에 수십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이 사진 한 장이면 그냥 충분할 것 같다! 완전히 어두워진 다음에도 그냥 아무데도 안 가고 호텔방에만 있겠다는 모녀에게 "그래도 앞집 정원에 꽃구경은 다녀오자"고 겨우 설득을 해서야 잠시 나갔다가 들어올 수 있었다.
벨라지오 호텔의 실내정원 구경을 마치고 돌아와서, 잠옷으로 갈아입기 전에 위기주부도 인증샷 하나 남기기로 했다.
동영상도 대충 하나 찍은게 있어서 링크해놓는데, 뭐 꼭 클릭해서 보실 필요는 없다. 가끔 분수가 높이 올라갈 때 터지는 소리가 들리기는 하지만, 분수쇼의 음악이 들리지 않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었다. (벨라지오 호텔의 객실에서는 분수쇼를 할 때 배경음악이 객실의 TV에서 나온다고 함)
학교 오케스트라 행사로 영국 런던에 다녀오고, 또 3박4일 그랜드캐년/라스베가스 여행까지, 지혜의 바쁜 9학년 봄방학~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 아침햇살이 비추기 시작하는 라스베가스 스트립의 풍경을 테라스에 나가서 파노라마로 찍어봤다.
"코스모폴리탄 호텔 파운틴뷰 객실에서도 자봤고... 이제 또 라스베가스에서 해볼게 뭐가 남았나?" 체크아웃을 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테라스에서 사진 한 번 더 찍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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