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이야기/2023 멕시코

카리브해 절벽 위에 남아있는 마야 유적지를 볼 수 있는, 칸쿤에서 남쪽 2시간 거리의 툴룸(Tulum)

위기주부 2023. 7. 22.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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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히또 칵테일만 10잔 이상은 마셨던 것 같은 칸쿤 리조트에서의 2박을 마치고, 이제 렌트카를 직접 운전해서 카리브해를 왼쪽에 끼고 남쪽으로 내려가는 날이다. 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 유카탄 반도의 지도를 아래에 보여드리고, 또 멕시코 자동차 여행에서 가장 찐한 추억으로 남은 '그 것'에 대해 사진을 가져와 설명을 드리고 난 후에야... 여행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유카탄 반도(Yucatán Peninsula)는 서쪽의 멕시코만(Gult of Mexico)과 동쪽의 카리브해(Caribbean Sea)를 가르며 북쪽으로 한반도만한 크기가 돌출되어 있다. 칸쿤에서 목적지인 툴룸(Tulum)까지는 약 2시간 거리이고, 괜히 반도의 전체 모습을 가져와 보여드리는 이유는 글의 마지막에서 아실 수 있다. 그런데 핫소스 '타바스코(Tabasco)'와 같은 주 이름이 제일 왼쪽에 있네~^^

앞서 언급한 '그 것'은 바로 멕시코에서 토페(tope)라 부르는 과속방지턱(speed bump)이다. 자동차를 운전해서 돌아다닌 사람들의 여행기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살인적인 높이'의 토페는 정말 기억에 남는데, 사진을 따로 찍어 놓은게 없어서 인터넷에서 4장을 가져와 붙여 보여드린다. 발음이 똥배와 비슷해서, 노란 표지판만 나타나면 아내가 옆에서 "똥배 조심!" 소리를 질렀다는...ㅎㅎ

툴룸에 도착해서 처음 사진을 찍은 삐까번쩍한 이 곳은... 중남미 관광에서 절대 피해갈 수 없는 유료 화장실이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칸쿤에서 2시간을 운전해 와서는, 사전조사 없이 잘못된 판단으로 30분 이상을 또 차로 헤맸기 때문에, 주차를 하자마자 화장실을 찾아가는게 급선무였다.

간략한 지도로 헤맨 이유를 설명드려보자~ 우리의 유일한 방문목적인 툴룸 유적지(Tulum Archaeological Zone)는 그 아래 해변들까지 묶여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공원 입구의 삐끼들을 뿌리치고 국립공원 게이트에서 3명 티켓(?)을 사서 들어갔는데, 유적지에는 주차장이 없고 그 아래 해변의 주차장은 요금이 바깥의 2배였다! 공사중인 도로도 일방통행이라 할 수 없이 빨간 호텔존까지 내려가 빙 돌아서, 다시 입구로 돌아와 사설 주차장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기념품 가게들이 모여있는 곳의 조형물 앞에서 사진도 찍고, 멕시코 도착해서 처음으로 환전도 하고, 스타벅스에서 시원한 음료도 한 잔 마시며 정신을 차린 후에, 아까 차를 타고 공원을 들어가면서 산 티켓을 들고는 땡볕을 받으며 유적지까지 걸어 갔는데...

저기 입구 그늘에 앉아있는 직원 왈... 우리가 입구에서 산 티켓은 해수욕장 들어가는 표라고, 유적지는 계단 아래에서 새로 사야 한단다! "그래, 유적지 입장권이 손목에 묶는 기다란 빨간 종이인게 이상했어~ 흑흑"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그렇게 쓸데없이 시간과 돈을 날린 끝에, 툴룸 유적지 안에 들어와 돌로 만든 마야 건물들을 보니까 감동의 눈물... 보다도, 너무 더워서 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아내가 꿋꿋이 챙겨온 저 우산이라도 있어서 돌아다닐 수 있었지, 안 그랬으면 그냥 바로 나갈 뻔 했다.

그래도 처음으로 이렇게 이구아나도 구경하면서, 바닷가 절벽쪽으로 걸어갔다. "너희들은 땡볕에서 안 덥냐?"

절벽 끝까지 걸어오니 그래도 시원한 바람이 좀 불어와서, 힘을 내 뒷편의 사람들을 따라 걸어가보기로 했다. 참고로 여기 절벽의 높이는 약 12 m에 불과하지만, 멕시코의 카리브 해안에서는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땅이라고 한다.

조금 걸어가나까 이리로는 더 못 가도록 줄을 쳐서 막아 놓았고, 해변가 너머로 멀리 다른 '돌집'이 보였다.

툴룸 관광을 소개하는 대표적인 구도의 사진으로, 저기 바닷가 언덕에 만들어진 건물은 '바람의 신전(Temple of the God of Wind)'이라고 한다.

뒤돌아서 다시 이 곳의 중심 건물인 '성채(El Castillo)' 옆을 지나는데, 여기 툴룸 유적지는 마야문명이 약 13세기에 건설한 자마(Zama)라는 항구도시의 잔재란다.

처음 우리가 섰던 전망대에서 바닷가로 내려가는 계단까지 잘 만들고는 못 내려가게 막아놓았고, 사진 가운데 절벽 뒤로 멀리 (빨간 종이 티켓을 손목에 감고)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듯 했다. 참, 우리가 잘못 샀던 해수욕장 티켓은 유적지를 나오다가 만난 한국분 3명에게 그냥 드렸는데, 시간여유가 있으셔서 잘 사용하셨는지 살짝 궁금하다~ ㅎㅎ

아무리 더워도 예의상 유적지를 좀 돌아봐줘야 할 것 같아서 성채의 앞쪽으로 왔는데... 계단을 올라가 건물의 바로 앞으로 걸어가는 탐방로를 이렇게 막아 놓았다. 다른 사람들 여행사진은 물론이고 구글 스트리트뷰에도 저 안으로 들어가서 찍은게 있던데 왜 막아놓은거지?

그래서 성채 맞은편에 있는 여기서 가장 '높으신 분(?)'이 살았었다는 동그란 기둥이 남아있는 집만 잠깐 구경하고 그만 나가기로 했다. 모녀가 사진에 웃고는 있지만, 더 걸어 가보자고 했다가는 아마 날 버리고 주차장으로 돌아 갔을거다~^^

빠트릴 수 없는 가족셀카 한 장 찍고는 바로 출구로 향했다.

그렇게 딱 20분만 툴룸 유적지를 둘러보고는 '살리다(Salida)'를 찾아 나갔다. "살리다가 우리 살렸네~"

에어컨 바람이 밖으로 나오는 커다란 기념품 가게 앞의 벤치에 앉아서, 멕시코하면 떠오르는 '죽은자의 날' 해골 인형들과 함께 사진 한 장 찍었다.^^

이번에는 커다란 알록달록 해골만 가운데에 두고 모녀가 함께... 기단 제일 아래에 'Q.Roo'는 칸쿤과 툴룸이 속한 주의 이름인 킨타나로오(Quintana Roo)를 줄여서 쓴 것으로 맨 처음 보여드린 지도에서, 주도는 최대 도시인 칸쿤이 아니라 제일 아래쪽에 있는 체투말(Chetumal)이다. (그 바로 아래는 다른 나라인 벨리즈) 마지막으로 잠깐 설명드릴 곳은 지도에서 체투말 바로 위에 있는 바칼라르(Bacalar)라는 곳이다.

멕시코 여행계획을 세우면서 알게되었던, 올해초 한국에서 방송됐다는 tvN 예능 프로그램 <서진이네> 촬영지가 바칼라르 라군(Bacalar Lagoon) 호숫가의 노란 가게였단다. 그래서 칸쿤 리조트에서 1박만 하고 툴룸에서 다시 남쪽으로 3시간 거리인 바칼라르까지 내려가서 1박을 하는 것도 잠깐 검토를 했었지만, 현실의 우리는 차를 다시 북쪽으로 돌려 숙소를 예약한 플라야델카르멘(Playa del Carman)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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