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이야기/2023 멕시코

마야 문명을 대표하는 유적지인 유네스코 세계유산 치첸이사(Chichén-Itzá)의 피라미드 등을 둘러보기

위기주부 2023. 8. 1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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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박7일 멕시코 여행에서 과감히 렌트카를 빌렸던 가장 큰 이유는, 칸쿤이나 플라야델카르멘에서 출발하는 하루짜리 치첸이사 단체 버스투어에 대한 평이 대체적으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출발하지만 여기저기 들리다가 4~5시간만에 도착해서 정오가 가까운 더울 때 구경하고, 세노테 한 곳에 들러 점심 먹고 물에 잠시 들어갔다가, 돌아갈 때도 이곳저곳 거쳐서 밤 늦게야 숙소에 내려준다고 했다. 그래서 일행이 3명인 우리는 투어비에 더해 다른 일정의 택시비까지 고려하면, 훨씬 더 저렴한 렌트카를 빌리는 것이 사실상 당연한 선택이었다.

여행 4일째 아침 일찍 플라야델카르멘 숙소를 출발해 2시간 정도 걸려 치첸이사(Chichen-Itzá)에 도착을 했다. 메리다(Mérida)까지 이어지는 유료 고속도로를 빠져 나왔을 때, 마을로 들어가는 도로가 비포장이라서 좀 당황했던 기억이 나고, 전날의 실패와는 달리 여기는 공원 안에 가장 저렴한 공식 주차장이 잘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했기 때문에, 마을에서 이리로 오는 도로변에서 영업을 하는 사설 주차장의 호객꾼들을 완전히 무시해도 된다.

입구 좌우로 만들어진 매표소가 아직 문을 열기 전이라 교대로 화장실을 먼저 다녀왔는데, 멕시코답지 않게 깔끔한 화장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하기야, 이렇게 비싼 입장료를 내러 온 전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양심상 화장실까지 따로 돈을 받을 수는 없겠지~" 2023년 6월의 입장료는 외국인 614페소, 멕시코 국민 272페소, 그리고 유카탄 주민 90페소로 다르게 책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나뉘어 표시된 주정부와 연방정부에 내는 금액을 따로 계산해야 하고, 그 중 하나는 현금만 가능하다는 글을 봤던 것 같은데, 이 때는 그냥 합계 금액을 한꺼번에 카드로 결재할 수도 있었단다.

구입한 입장권과 간단한 소지품 검사도 하는 입구에 형식적이지만 군인들도 경비를 서고 있는 것을 보면, 여기 치첸이사 유적지가 멕시코 관광산업의 중요한 수입원임을 알 수 있다.

외국인들에게만 비싼 요금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안내판에 적힌 영어는 'Entrance' 뿐인 것도 좀 신기했다.^^ 우리는 지금 오른쪽 입구로 들어온 것이고, 이제 차례로 둘러보는 각각의 건물 이름들에 대한 영어 번역도 제각각인데, 아래 본문의 설명과 비디오의 자막은 위키피디아에 사용된 표현을 많이 참고했다. 안내판을 지나 숲길을 조금 걸어가니까, 바로 넓은 공터가 나타나면서...

바로 제일 유명한 '성채' 엘카스티요(El Castillo) 또는 쿠쿨칸 피라미드(Pyramid of Kukulcan)가 제일 먼저 나타났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전체 높이가 30m 정도라는데 예상보다는 거대해서, 왼편의 사모님께 옛날에 직접 보셨던 이집트의 피라미드도 이 만한 크기냐고 물어봤더니 코웃음을 치셨다~ (카이로 남서쪽에 위치한 쿠푸왕 피라미드의 높이는 무려 137m라고 하니, 도대체 얼마나 큰거야!)

모퉁이를 돌면서 가족셀카 한 장 찍었는데... 이집트 피라미드와는 크기가 비교도 안 되고, 또 2019년에 아내와 둘이서 방문했던 페루 마추픽추 만큼의 감동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가족 3명이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적지를 찾아 왔다는게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았다.

계단 좌우에 입을 벌리고 있는 뱀 대가리가 마야인들이 섬겼던 깃털 달린 뱀신인 쿠쿨칸(Kukulcan)이고, 춘분과 추분에 뱀의 그림자가 어쩌고저쩌고 하던데 복습은 생략... 그런데, 계단의 옆쪽에 내부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또 9층으로 된 각 단의 옆면에 요철 무늬가 새겨진 것도 신기했다. 예전에 한국의 인기 TV 프로그램에도 나왔던 것처럼, 옛날에는 저 위 꼭대기까지 걸어 올라가서 신전에 놓인 제단과 옥좌 등을 직접 볼 수 있었다지만, 2006년에 가파른 계단을 내려오던 관광객이 추락사한 이후로는 더 이상 올라갈 수는 없게 되었다.

다음 '전사들의 신전(Temple of the Warriors)'은 뒤로 보이는 사각형의 기둥들에 전사의 모습을 새겨 놓았다는데, 접근금지 펜스를 너무 멀찌감치 쳐놓아서 가까이 볼 수 없는게 좀 섭섭했다.

그 건물 옆으로는 약간 엉성한 듯한 둥근 기둥들이 수 없이 늘어서 있고, 그 사이로 만들어진 길을 따라서 전사들의 신전 뒤쪽에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고 있는 공터로 연결이 되었다.

공원 개장시간에 맞춰 들어왔지만, 열대 지방의 6월은 금새 기온이 올라가서, 그늘이 나오니까 모녀가 그 아래에서 한동안 나오지를 않았다. (그러다가 새똥 맞았음 ㅎㅎ) 이 광장은 소위 '천 개의 기둥들'로 둘러싸였다고 하는데 1,000개가 맞는지 세어보지는 못했다. 그 기둥들이 나란히 세워진 모습과 끝에 있는 '시장(El Mercado)' 건물 등의 모습은 아래에 보여드릴 동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

다시 돌아나와서 메인 피라미드를 향해 가는데, 아가베(?) 뒤로 보이는 이쪽 방향의 계단은 완전히 복구가 되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피라미드의 북쪽에 있는 작은 제단인 '비너스의 플랫폼(Platform of Venus)' 설명판을 읽고 있는 모녀의 모습인데, 여기서 제법 더 북쪽 숲속으로 걸어가야 나오는 '성스러운 우물(Cenote Sagrado)' 구경은 생략하기로 했다.

무시무시한 '해골 제단' 촘판틀리(Tzompantli)와 직전에 나오는 '재규어 사원(Jaguar Temple)'의 모습도 아래 동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 실제로 이 석벽 위에 잘라낸 사람 머리를 막대기에 줄줄이 끼워서 세워놓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돌에 새겨진 해골의 옆모습은 왠지 좀 우스꽝스러워 보이더라는...ㅎㅎ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있던 '대경기장(Great Ball Court)'의 가운데로 들어왔다. 멀리 마주보고 있는 관람석 사이의 거리가 150m이고, 동그란 작은 구멍의 골대가 가운데 설치된 석벽의 길이만 95m에 높이가 8m나 되는 메소아메리카 문명권에서 가장 크고 잘 보존된 구기 경기장이라 한다.

석벽 위쪽에 동그란 골대가 보이고, 그 아래 그늘에 많은 관광객들이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다. 경기에 진 팀은 모두 목이 잘려서 처형되었고, 이긴 팀은 주장만 영광스럽게(?) 제물로 바쳐져서 또 사형... 결론은 안 죽으려면, 이기는 팀의 후보 선수로 버티는 방법 밖에는 없는건가?

경기장의 하단에는 그러한 내용을 묘사했다는 그림들이 빼곡히 새겨져 있었다... 무서워서 경기를 제대로 할 수 있었을까?

양쪽 벽의 동그란 골대가 보이는데, 멕시코 민속을 공연하면서 그 경기를 재현하는 모습은 유튜브 등에서 찾아보실 수 있다. 특히 여기 경기장에서는 박수를 쳐서 메아리가 울리게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래 워킹투어를 편집한 비디오의 뒷부분에서 위기주부가 직접 박수를 치는 장면도 보실 수 있다.

 

처음 치첸이사의 가장 큰 피라미드를 만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소개한 모든 다른 석조 건물들과 경기장에서 박수를 치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에 다른 구역에 있는 오사리오 피라미드(Osario Pyramid)까지 둘러보는 모습을 자막 설명과 함께 하나로 편집한 5분 길이의 영상을 클릭해서 감상하시면 된다.

대 피라미드의 남쪽 오사리오 구역에도 많은 건물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사진처럼 보수 공사를 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기온이 너무 올라가서 더웠기 때문에... 중요한 구경거리는 다 본 것 같아서 그만 나가기로 했다.

출구를 찾아 나가면서 식물들 너머로 멀리 보이는 '쿠쿨칸 신전' 피라미드를 마지막으로 한 장 더 찍어봤다. 이 더운 열대의 숲속에 서기 900년경에 저런 큰 '돌탑'을 열심히 쌓았다는게 참 신기하기는 하다~

그렇게 멕시코 칸쿤 여름휴가의 가장 중요한 목적지였던 치첸이사(Chichen-Itza) 구경을 1시간반 정도만에 마치고, 주차장 그늘에 잘 세워둔 렌트카를 몰고는 근처의 유명한 관광지로 또 출발을 했다. 그런데, 과연 저 분은 머리에 쓰고 있던 약 30개의 모자를 다 팔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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